[ Ewha ] in KIDS 글 쓴 이(By): july () 날 짜 (Date): 1994년03월13일(일) 23시15분28초 KST 제 목(Title): 캐츠...를 보고나서....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 처음으로 가는 길이라서 넉넉하게 시간을 잡고 집에서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간신히 2시 반에 맞출수 있었다. 잘 지어놓은 건물이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찾아가기엔 상당히 힘든 위치에 자리잡고 있지만.. 으...근데.... 알고보니 우리 자리는 3층인 것이다... 올라가서 자리를 잡고 앉아서 보니 저 아래 까마득한 곳에 무대가 있고.. 공연 자체는 훌륭한 것 같았으나 도대체 배우들의 표정은 전혀 보이지가 않으니...(란다우님 정도의 시력이라면 혹시 보일까? :) 무대 바로 앞 자리하고의 가격 차이는 4만원이라는데...상대적으로 비교해볼때 3층 좌석을 그렇게까지 비싸게 팔아야 했는지 의문이다. 결국 동생이랑 같이 내린 결론은 이담에 이런 공연을 또 보게 될때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제일 비싼 자리에서 봐야겠다는 것이었다. 여지껏 살아오면서 한번도 우리집이 가난하단 생각은 해 본적이 없는데... 이곳에서 상대적 박탈감 비슷한 것을 느끼며...씁쓸했다... 솔직이 동생이 4만원짜리 표를 사 왔을때도 엄마께서는 학생이 너무 겁없이 돈을 쓰는 거 아니냐고 걱정을 하셨는데...8만원이라는 아래층 좌석들은 오히려 빈 자리 하나 없이 꽉 차 있고...후... 아마 내가 중학교 2학년때인 것으로 기억된다.. 그때 로열발레단이 내한공연을 가졌었는데..마침 학교에서 국어시간에 부모님한테 어버이날 감사편지를 쓰라고 했다.. '...세상은 참 아픔답다는 생각이 들고.....아빠 엄마를 사랑해요..오쪼구 조쪼구. ...' 하는 편지에 뿅~가신 울 아버지는 거금을 들여서 세종문화회관 B석표 석장을 사오셨다.(이때 동생은 떼어놓구 간게 지금두 찔리는 점이다. 울아빠는 날 좀 편애하시는 편인거 같다.) 암튼..세월이 많이 흘렀고 물가가 오른걸 감안한다고 해도 그때와 비교해서 요즘 예술의 전당에서 하는 공연티켓의 가격은 납득하기가 참 힘들다. 얼마 후에 오는 바스티유 오페라단의 S석인가는 12만원이라니...쩝... 이런 저런 이유로 그래서 난 세종문화회관을 좋아한다. 바로 앞까지 버스를 타고 갈 수도 있고..어렸을때부터 자주(?) 가본 곳이고.. 조금만 걸으면 주위에 갈만한 곳도 많고... 시설이 좋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좋은 공연들이 예술의 전당으로 옮겨가는 추세 라서 섭섭하긴 하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