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ha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Ewha ] in KIDS
글 쓴 이(By): dryad (나무요정)
날 짜 (Date): 1995년08월26일(토) 21시22분34초 KDT
제 목(Title): [그여자의 단상]


그여자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내려왔을 때 눈에 띄는 커플이 있었다.

키가 껑충한 그남자는 목에 기브스를 한 사람처럼 앞만 바라보며 걷구 있구, 

여잔 그 남자 손에 이끌려 한참 뒤에 쳐져서 땅만 하염없이 바라보며 

지나가는 커플.

둘다 무표정하다. 아니 여자의 얼굴은 참담해 보이기까지 했다. 

적어도 그여자 눈엔 그렇게 보였다.

그여잔 생각했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송아지 모습이 저렇지 않을까

 무슨 영문인지 잘은 모르지만 앞으로 닥쳐올 불행을 미리 예감하는 듯,

 그 크구 맑은 눈을 껌뻑껌뻑거리는 송아지...

 저 사람들은 지금 무얼하러 가는 길일까

 잠시 뒤에 저 남자가 저 여자에게   

 우리 여기서 끝내는게 좋을 것 같아... 이런 말을 해버리지나 않을까..

 그럼 저여잔 어떻게 할까.. 이미 다 예감 했던건데...이제 새삼스레

 그걸 말로써 확인하는 것 뿐인데...하면서 마음을 꼭꼭 다잡겠지...

 하지만 어쩌면 자신의 예감이 맞아떨어졌다는 그 기막힘때문에

 목이 아프도록 참아온 눈물을 흘리고 말지도 몰라...

 오래전 아주 오래전에 그여자가 그랬던 것 처럼...

머릿속으로 혼자 둘의 장래를 좌지우지하고 있을즈음 고개를 들었을때,

그남자가 여자의 어깨를 감싸안고 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그여잔 피식

웃어버렸다. 세상일이 다 그여자와 같진 않을테니...

지하철이 들어오고 있었다.






                                             �┃�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