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wha ] in KIDS 글 쓴 이(By): greenie (푸르니��) 날 짜 (Date): 1995년08월08일(화) 19시51분40초 KDT 제 목(Title): 소록도의 팥빙수 지난 주 나흘간 '참길'이라는 모임과 함께 소록도에 다녀왔다. 정작 그 단체를 소개시켜 준 친구는 아파서 못 갔고. 나병. 흔히들 말하는 문둥병. 나흘간 보고 듣고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정리하기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난 서울로 돌아온 뒤 더 많은 눈물을 흘렸다. 봉사활동은 노력봉사조, 빙설(팥빙수)조, 도배조, 가전제품 수리조, 취사조, 뻥튀기조, 풍물패 등으로 나뉘어졌다. 노력봉사조였던 푸르니가 몇 년째 소록도를 찾으시던 분께 들은 이야기 하나; 처음 참길 공동체에서 여름 봉사때 팥빙수를 만들어 드렸을 때였단다. 뻥튀기야 그곳의 할머님 할아버님들께서 잘 아시기에 여러 분들꼐서 줄을 서 기다리셨지만 빙설조 옆엔 별로 계시지를 않아 설명을 해 드렸단다. 빙설은요, 시원하게 얼음을 갈아서 그 위에 팥이랑 미싯가루랑 우유랑을 곁들여 먹는 거예요, 라고. 어느 할머님꼐서 처음 팥빙수를 드시고는 한 그릇을 더 달라고 부탁하셨단다. 너무 시원하고 맛있으니 집에 두었다가 드시겠다고. 처음 이 이야기를 듣고 막 웃음이 나왔는데, 이상하게도 잠시 후엔 눈물이 나왔다. 92년이 되어서야 빙수를 처음 대하신 소록도의 할머님과 할아버님들이 생각나서였나 보다. 왜정때 처음 나환자들을 격리수용하며 생긴 현재의 국립 소록도 병원. 더 오래 계신 분들도 많겠지만, 아홉 살때 고향을 떠나 지금껏 근 육십 해를 사시는 분도 뵈었고, 병은 나았지만 없어진 손발가락, 떨어져 나간 코... 결국은 다시 소록에 들어와 사는 분도 계셨다. 처음 소록으로 향하실 때도 지나가는 동네마다 돌맹이 세례를 받으시며 온갖 수모와 천대를 업으셨을 텐데. 중학생인 아들과 함꼐 오신 아저씨, 세 아이를 두신 작가, 대학생, 환경단체에 계신 분들, 직장인, 강사 등 여러 모습들을 접하며 소록에서 진정 내가 보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어떻게 내가 변화하여 나갈 것인지를 차분히 생각해야겠다. 할머님과 할아버님들이랑 '고향의 봄'을 불렀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대궐 차린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꽃동네 새동네 나의 옛동네 파란 들 남쪽에서 바람이 불면 냇가에 수양버들 춤추던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 생각에 잠긴 푸르니�� ...읽어 보니 글이 엉망이지만 그냥 남겨 두려고 한다. 어차피 나의 경험과 느낌을 언어로 담아낼 수는 없는 거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