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wha ] in KIDS 글 쓴 이(By): gtroh (노 경태) 날 짜 (Date): 1995년07월01일(토) 03시05분07초 KDT 제 목(Title): 비맞고 있는 여자 우산 씌워주기 비맞고 있는 여자 우산 씌워주기? 난 여자들은 준비성이 철저하려니 생각하지만 내가보기엔 그렇지 않은 것같다. 갑자기 비가 올 때면 비맞고 가는 여자들이 많으니깐. 나야 일기예보에 민감하지. 가끔 생생한 일기 예보가 필요할 때면 전화 다이얼을 131로 돌린다. 국번없이 131을 돌리면 자동응답 일기예보가 흘러나온다. 대전에서 서울 일기 예보가 필요하면 (02)-131이면 되지. 만일을 대비해서 우산을 들고 다니기란 여간해서는 쉽지 않다. 우선 들고 다니기에 불편하고 날씨 쨍쨍한데 들고있으면 누가 이상한 사람으로 쳐다 볼까봐 신경 쓰인다. 피해 망상증 내지는 한국인의 공통 심성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 비가오면 길을 다니기란 여러가지로 번거롭다. 우산을 들고 있어야 하니깐 우선 한 손이 자유롭지 않다. 바람이라도 불라치면 바지는 기본으로 젖어버리고 지나가는 자동차가 물이라도 튕기면 그날은 정말 재수없는 날의 하나로 기록된다. 그래도 남들 예상못한 날씨에 우산을 들고 나갔다가 비가 쏟아지면 여유있게 우산을 펴들 때의 그 뿌듯함. 그건 경험한 사람이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치만 이럴 때 난처한 경우라면, 우산 안 쓴 사람이 많고 나만 비 안 맞고 있을 때 미안한 때이다. 앞에 여자가 있고 또 남자가 있다면 누구를 씌워주기가 뭐하다. 여자를 씌워주고 싶지만 옆에 가는 남자에게 미안하고 또 다른 사람에게 속보이는거같고(입은 꼭 다물었지만). 가장 좋은 상황은 여자 혼자 가고 있을 때다. 그치만 그여자가 흠뻑 젖었다면 그래도 더 이상의 비는 안좋으니까 씌워줘야겠지? 캠퍼스의 긴 진입로를 걸어갈 때 비가 오기 시작하고 혼자 걸어가는 여학생을 봤을 때 용기를 내서 씌워준적이 두번인가 있었다. 한번은 씌워주자마자 그 여자가 아는 사람이 나타나서 좋다(?) 말았다. 한번은 진입로 끝에 학생회관앞까지 갈 수 있었던 적도 있었지. 근데 그 우산 속에서 먼저 말을 안 거니깐 아무말도 안하데? 그럴 때 할 말을 미리 생각해두지 않았거든..헤헤... 잠실 지하철역에서 계단을 올라 밖으로 나올 때 앞의 어떤 여자가 비를 맞고 가는 것을 목격(?)했다. 벌써 몇년전 얘기구나. 어떻게 할까 망설이다가 버스 정류장에 서서 보다보니까(잠시) 빗줄기도 굵어지고 가만히 있으면 은근히 젖을 만한 비였다. 동태를 살피다가(물론 순간적인 판단이지.) 우산 먼저 씌워주고 얘기하는게 아니라. '저~~어~~ 우산 쓰실래요?' 물론 우산을 가까이 들이대면서.. 그랬더니 우산 속으로 쏙 들어오더구만. 안경을 쓴 젊은 아가씨 였는데 귀여웠던 것으로 기억된다. 근데 그 아가씨가 탈 버스는 도착했고 내가 탈 버스하고는 번호가 달랐다. 짧은 만남의 추억을 아쉬워하면서... 요즘은 밖에 나갈일도 없었지만, 작년 여름은 가물었고 비가 오면 아침부터 오고..... 누구 우산 씌워준다고 무작정 길거리로 나가 비가 갑자기 쏟아지기를 기다릴 수도 없는 것... 우산 속의 인연이란 정말 귀한 인연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바야흐로 비의 계절이 되었으니 비에 얽힌 사연들이 많이도 나오겠구나... ^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