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wha ] in KIDS 글 쓴 이(By): july () 날 짜 (Date): 1995년05월23일(화) 03시20분11초 KDT 제 목(Title): 목요일 - 엘리베이터에 갇히다. 며칠동안의 피로가 안 풀려서 전날 밤에 그냥 잠이 드는 바람에 아침에 일어나서야 전공숙제를 시작할 수가 있었다..(세상에 이런 깡패가 있나!!) 양이 많은 건 아니었지만(하긴 그러니깐 안 하구 그냥 잠을 자지..쯔쯔~) 그래도 아침에 하려니까 급해서 또 허둥지둥하다가 거의 지각을 할 지경에 이르러...아슬아슬한 시간에 엘리베이터를 탄 것 까지는 좋았는데...... 4층을 누르고, 닫힘 버튼을 누르고, 문이 닫히고, .... 엘리베이커가 멈춰 버렸다. 그야말로..영화에서나 보던...'엘리베이터에 갇히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잠시 상황판단이 안 되어 헤메는 사이, 마지막으로 탄 동작빠른 아해가 '비상' 버튼을 눌러대기 시작했다. '마자, 지금이 비상사태니깐 비상을 눌러야지?' 나도 같이 눌러댔다. 조금 있다가 멀리서 울려대는 아저씨 목소리. 무슨 일이냐고 너무나 심드렁한 목소리로 물어대는 것에 분개할 새도 없이 엘리베이터에 갇혔다고 말하고..아저씨는 다시 별일 아니라는 듯이 몇 명이나 갇혔냐고 하고...우린 8명이라고 대답하고...얼른 와서 문열어주세요~하고 애원하는데도 아저씨는 그냥 알았다고만 하고 통화를 멈춰버렸다... 천장에서 돌아가던 팬이 멈춰서 엘리베이터 안은 거의 사우나실 수준으로 더워지고...땀이 줄줄 흘러서 짜증스러운 중에도 학부저학년 인듯한 웬 아해 하나는 혼자서 (지 친구를 상대로) 쉬지 않고 썰렁한 개그를 해대고... 이런 상황에서 웃어대는 애들때문에 짜증스러움은 더해가고.... 그렇게 십분쯤을 기다리다가 다시 비상 버튼을 눌러댔다. 한참을 삑삑 거려서야 다시 나타난 아저씨..무슨 일이냔다..갇혔단 말이에요.. 얼른 와서 꺼내 주세요...라는 말에 엘리베이터 회사에서 사람이 와야 문을 열 수 있다나? 연락을 '하고 있으니' 올때까지 기다리란다. 윽. '올때까지' 가 언제까진데? 그럼 학교에선 열쇠를 안 가지고 있단 말야? 거의 돌아가시기 일보직전.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까의 그 아해는 계속해서 떠들어대고..... '갇힘'이 시작된지 한 25분쯤 되었나? 예의 그 떠드는 아이가 이번에는 영화에서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얘기를 떠들어 대다가 '한 번 열어보자~' 그러는 것이다. 황당했지만 어떻게 하나 두고 보자 는 심정으로 가만 있었더니 문 사이에 손을 끼워보니 움직이는 것 같단다. 힘세 보이는(?) 두 사람이 달려들어서......열었다!! 해방감. 모두들 갈 곳을 향해 뛰었다. 시원하고, 신선한 공기. 다행이 나 말고도 희경이 언니도 늦게 오시는 바람에 수업을 30분 정도 늦게 시작하기로 했단다. 내가 늦은 얘기를 듣고는 전부들 깜짝 놀라고.... 문이 열렸을 당시에는 얼른 뛰어야 되겠다는 생각에 미처 깨닫지 못했는데.. 엘리베이터라는게..참 웃기는 것 같다... 점검한 지 며칠 됐다고 고장나고...문이 안 열려서 갇혔었는데 그 문은 오히려 손으로도 열리고....그저 황당하다는 말 밖에 할 수가 없으니.... 그렇지만...그런 일이 있었음에도 나는 오늘(22일)도 또 엘리베이터를 탔다. 4층을 누르고 닫힘을 누르면서, 엘리베이터가 멈추지 않음에 안도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