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wha ] in KIDS 글 쓴 이(By): july () 날 짜 (Date): 1995년01월11일(수) 12시31분54초 KST 제 목(Title): 친구의 전화를 받고... 월요일 점심때쯤,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바로 전날밤 답답한 마음으로 전화를 끊고 나서 괜히 눈물이 나고 잠이 안 와서 뒤척였었는데..그 애도 내 생각이 났나 보다.. '그래, 괜찮니? 오늘 출근했구나?' '그럼..근데 너 어제 무슨 얘기할려구 전화했었니?' 음..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괜찮은게 아니군�..나랑 통화한 것만 기억나고 내가 왜 전화했는지는 기억을 못하는걸 보면.. '그냥...진아 결혼식 갔었나..어땠나 궁금해서 했었지 모....' 얘기를 들어보니, 친구는...장례식에까지 갔었던 모양이다... 그러면서 하는 얘기가 '걔네 엄마 일어나시지도 못하더라...거기 가서 난 오히려 진정이 됐어...'하는데....부러 어른스럽고 꿋꿋한 척 하는 것 같아서 더 마음이 아팠다.... 사고가 일어나기 전날도 전화통화를 했었다며....지난 1월 2일에도 만났었다며 9년전으로 다시 돌아간것 같았다는 친구의 말을 들으며....... 후......이렇게 해서도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일까........ 난 그저...우리 설 전에 시간 내서 밥이나 한 번 먹자...직장인한테 사라구 안 그럴께..하는 실없는 소리나 할 수 있었을 뿐.... 친구는 오히려 우리 엄마 편찮으신거 나았나..아버지 사업은 잘 되시고 집에 별일은 없나 안부까지 다 묻는데.... 그러고 보면 중학교 1학년때부터 지금까지..10년 이상을 사귀어 오면서도 나는 항상 그애에게서 친구라기 보다는 언니같은 감정을 느끼며 때론 어리광도 부리며 내심 의지해 왔었던 것 같다...그걸 받아줄 수 있는 아이였기에 그렇기도 했겠지만..... '시간이 가면.....괜찮아질 거야....'라는 남들 다 하는 말이나 해 줄 수 밖에 없는 나와....'그래...시간이 가면...그렇다는 걸 알기 때문에....'하며 말을 흐리는 그 애의 말......난 오히려 시간이 가도 친구가 잊지 못할까봐 그것이 두려울 뿐이다....속이 깊고 어른스러운 아이라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만큼 상처가 더 깊을 것 같아서....... 그러면서도...친구에게는 미안했지만 떠오르는 생각...... 그래...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가족과 친구와 사랑하는 사람들이...살아있어 준다는 것만으로도....... 죽은 사람을 떠올리며 살아있음을 고마와 한다는 것...얼마나 모순되고 잔인한 일일까...그렇지만....그랬다.... 며칠전, 그에게 쓰는 편지의 말미에 '고마와요..그냥...'하고 쓴 것이 무슨 뜻이었는지...그 사람은 알까? 주말쯤에 친구를 만나면...한참동안 안 먹던 술이라도 같이 마시며 얘기를 들어줘야겠다....비록 좋은 친구는 되지 못할지언정...내가 할 수 있을때 만큼은 친구 옆에 있어 줘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