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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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wha ] in KIDS
글 쓴 이(By): Leo (Agnus Dei)
날 짜 (Date): 1994년11월09일(수) 17시28분28초 KST
제 목(Title): 이대 방문기     [3]



  나와서 오딜 갈까 디게 어려운 시험을 봤다. 1번, 정문의 Rodin.. 2번, 후문

의 KAFKA.. 흑흑.. 난 2지선다에 약하단 말이야용.. 특히 이런 황당한 곳에서

어딜 가라구 결정을 하라니..
  
  "으.. 차라리 주관식이 더 쉽겠다~"

  "그래? 그럼 어디를 가야 할지 밝히고 그 이유를 서술해봐. :P"

  "윽!"

  차라리 정적분을 풀겠다. 흑흑.

  결국 줄라이 누나가 결정을 하셔서 최근 깨끗히 단장을 한 후문쪽을 나와서

길 건너 있는 KAFKA란 커피 전문점으로 갔다. 후문쪽 단풍은 더 멋있던 것 같

다. 건물은 오래되어야 멋있다(?) (요즘 잘들 무너지는 날림공사판 건물들은 제

외) 건물 사이로 우거진 나무들.. 검은색 아스팔트 위에 떨어진 나뭇잎들. 니

트 웨어를 입은, 가을을 물씬 느끼게 하는 여학생들..

  "이야.. 캠퍼스 정말 멋있다~"

  "응.. 여기가 딴건 몰라도 아기자기하고.. 건물들 사이마다 나무들을 잘 배

치해서 건물에서 보면 어딜 가도 나무들만 보여. 음.. 좀 오밀조밀하게 짜여

져 있다구 해야 하나?"

  

  정문과는 대조적으로 대리석으로 현대적인 인테리어를 갖춘 후문을 나왔다.

이대 후문은 정문쪽과는 완전히 다르다. 도로가 굉장히 넓은 대신 자동차들이

씽씽 달리고, 대단히 딱딱한 느낌. 하늘이 흐려서인지 삭막함이 더하다.



   육교를 지나니 웬 여학생들이 육교 한쪽에 바글바글 몰려 있다. 지나면서

보니 손금을 보는 중.. 크크.. 근데 디게 열심이네.  육교를 내려와서 KAFKA

로 들어갔고.. 거기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나왔다. 막내는 버스를 타구 줄

라이 누난 전철을 타야 하니깐 다시 이대 캠퍼스를 통과해야 한다. 으으으으..

에잉.. 나도 철판 깔자. 또다시 후문 수위 아자씨의 정면을 당당히 돌파하구

외계로 들어섰다. 들어갈때 보니 '이화여자대학교' 라고 대문짝만하게 써놓은

밑으로 1886이라는 년도가 붙어 있다. 우익?

  "아니, 이대가 100년이 넘었어요?"

  "응. 전에 108주년인가 행사 했을걸."

  "그럼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제일 오래된 학교겠군요?"

  "아마 연대 다음으론 그럴거야. 우리보다 조금 더 오래됐어."


  그런데 들어가는 쪽으로 보는 후문쪽 캠퍼스가 을매나 멋있었는지.. 나무들

의 오밀조밀한 배치도 그렇거니와, 낙엽이 지는 때인 만큼 훨씬 중후한(?) 느

낌이 확 원추세포와 간상세포를 파고 들었다. 막내가 좋아하는 클래식한 분위

기.. 

  "여기 건물에(앗, 갑자기 건물 이름이 생각이 안나네?)지난 여름에 첨으로

에어콘을 설치했거든. 그런데 학생들이나 교수나 '설마 에어콘이랴'하고 처음엔

켜지도 않았었다는 거 아니야. 난 여기 안 들어가서 몰랐는데 전에 들어올 때

뒤에 오던 애들이 말하는 걸 들었어. 우리 학교 많이 좋아졌다~"

  줄라이 누나의 말을 들으면서 걸어가는 캠퍼스의 어느 한 옆으로 커다란

덩치에 노란 잎사귀가 가득히 달린 은행나무가 서있고, 그 밑에서는 한 무

리의 여대생 누나들이 둥그렇게 서서 뭘 맛있게(?) 먹고 있었다. 가끔씩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정체 불명의 외국인덜.. 그리고 철모르는(?) 미니스커

트의 어떤 여학생.. 이화의 가을이 거기 그런 풍경으로 존재했다. 항상 그리

움이 들것 같은 모습으로..



  " 저기 건물 뒤로 이대 부속 유치원이 있는데, 거기 선생님들이 요즘 가

을이라고 애들을 여기와서 막 놀게 하거든. 꼭 강아지 뛰어 다니는 것 같아."

  하하.. 가을과 낙엽, 그 모습과 너무 잘어울리는 아이들.. 그런데 난 낙

엽을 밟으며 뛰기엔 너무 커버린 건가. 흐뭇함 뒤에 뾰조록히 솟아드는 서

글픔의 느낌은 무엇이었는지..



  "이게 배나무야."

  이대 오르기 계단을 내려오면서 양 옆으로 배나무가 있음을 줄라이 누나가

가르쳐 준다. 이대면 배나무가 응당 있어야 할 것이지만 생각보단 가지치기

를 심하게 한건지 좀 작고 왜소하게 보였다. 기왕이면 상징인데 좀 풍성하게

자라도록 내버려 두지.. 

  "배도 열려요?"

  "응. 아주 조그맣게."

  고개를 끄덕이며 계단을 내려와서 이화교를 건넜다. 들어올땐 끔찍했는데

나갈라니 섭섭하네.. (으아.. 여기까지 보신 남자분들 돌던지지 마라여~ :P)

후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이대 정문.. 나갈라는데 웬 온니(?)가 들어오다

탁 부딪혔다. 윽..근데 겨우 빠져 나갔다. 넘넘 좁아~ 잉..



  글구 진입로를 따라 올라갔고.. ( 이 진입로도 가로수가 은행나무여서 그 낙

엽 지는 것이 굉장히 운치 있다. 조금만 넓었으면 참 좋았겠다.) 줄라이 누나

전철 타러 들어가시는 거 보고 난 집으로 와따.



  <에필로그>

  1. 이대 가길 원하시는 남자분은 충분한 각오 없이는 반드시 이대생 한분과

    동행하실것. 이거 무시하시면 진짜 고생함.

  2. 이대 식당은 12시 이전에 아예 일찍 가시던가 1시 쯤에 가실것.

  3. 기왕 이대 가시려거든 일년 참으셨다가 내년 가을쯤 가실것. 조금 쪽팔림

    을 무릅쓰고라도 사진기 갖구 가시믄 평생 추억거리 될거심..

  
  크크.. 오늘 가보고 느낀건 이대 누나들 넘넘 부럽다는 거여요. 그 좋은 분위

기 속에서 열심히 공부하셔서 좋은 결과 있으시기를~



  아참참! 중요한거 빼먹었다..










  "누구 줄라이누나 책임질 준수한 남자분 없어여?????" :PPPP






.                               The hope and the possibility, these two
   .     . .                   factors are the most powerful weapons to
     . .     .  . .            live the life given to me.
______._______.____.__._...                    Leo@tori.pos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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