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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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wha ] in KIDS
글 쓴 이(By): Iles (핑크샤를르)
날 짜 (Date): 2003년 1월  9일 목요일 오전 10시 56분 54초
제 목(Title): 우울함. 


오늘은 아가의 생일이다. 
벌써 3년이라는 세월을 살았다니 감개가 무량하다. 
이제 4년뒤면 학교라는 곳에 다니겠지. 

그때의 날 생각하면 난 참 성숙한데 왜 어른들은 날 아이라고 할까 했던것같다. 
그때의 사진속에 엄마는 나보다 컸었고 지금은 내가 엄마보다 크다. 

시간이라는것은 그런것인가보다. 

어제 아가의 생일 떡 맞춘것을 그동안 고마웠던분들께 돌렸다. 
수수팥떡과 백설기를 조금해서 아가놀이방 예전놀이방 어렸을때 키워주셨던 
아주머니 그리고 그밖에 지인들에게... 

능곡인가에 떡을 가지고 갔었는데 골목길에서 뭔가가 서서히 움직이고 있었다. 
뭐지... 
다 무너저가는 유모차에 그 유모차보다 얼마 키가 크지 않은 구부정한 
검은물체가 같이 한덩이가 되어서 삐걱거리며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유모차에 종이상자같은것을 실은 할머니셨다. 옷은 거의 검은색이였고 얼마 
짐이 담기지 않은 유모차를 힘들게 힘들게 밀고 가셨다. 
캐로라 혹시 떡 있니? 
아니 하나있는거 우리가 오면서 먹었는데... 
그래? 
아. 아까 쇼핑센타에서 산 땅콩카라멜이 있어. 그거드릴까? 
그래... 

차의 창문을 열고 1+1이라고 특별세일한다고 처음사본 땅콩캬라멜을 하나 
드렸다. 
감사합니다. 할머니가 조금은 환한표정으로 받아주셨다. 
다행이다... 

저할머니는 독거노인이실까 아니면 부모가 버리고간 손주들이라도 키우고 
계신것일까 아니면 돌봐야하는 자식이라도 있으신것일까. 
우리집에 박스많은데 그거 가져다 드리면 좋겠다. 학교에서도 이번에 또 
컴퓨터가 들어오는데 그럼 박스 많이 나오는데. 그런데 저런박스를 어디가서 
파시는걸까. 돈이 되는건가... 
아직 고물상이라는것이 있다. 

남편은 우리가 그걸 가져다 드릴 차의 기름값으로 차라리 도움을 드리는게 
나을거란다. 그것도 그런것같다. 

아가에게 열심히 살라고 하지 않을것이다. 
노력하는 사람이 성공할수 있다고 말하지 않을생각이다. 
아가가 컸을때 나에게 엄마는 왜 이모양이죠. 노력하지 않고사신것이 
아니신가요? 노력하면 잘사는건데 엄마는 분명 노력하지 않고 게으르고 나태한 
사람이었군요. 한다면 나는 뭐라고 대답할수 있을까. 

그 할머니가 과연 노력하지 않았기때문에 이 추운날 밤 10시에 골목길을 
지나치는 차들을 아슬하게 피하면서 폐지를 줏고살아야하는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어제 저녁은 우울한 밤이었다. 




                                    Carol...



@해피버스데이 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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