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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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wha ] in KIDS
글 쓴 이(By): vitamin7 (  쥐~*)
날 짜 (Date): 1999년 11월 22일 월요일 오전 05시 12분 53초
제 목(Title): 오랜만의 일탈..


  매일 학교, 학원, 집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생활이다.

  어디론가 여행가고싶은 마음이 간절한 요즘이지만, 학기 중이니만큼 

  한계가 있다. 그러던 중 친구녀석이 오랜만에 락바에 가잔다.

  개강하기 며칠 전에 한 번 가보고 이후론 꿈도 못꿔본 것이다.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가고 싶단다. 나도 며칠 전부터 생각해오던

  것이라 선뜻 동의했다. 그리고 토요일 저녁에 우린 만났다.

  저녁을 먹고 홍대앞 Sca에 갔다. 너무 일찍 갔는지 다들 술만 마시는

  분위기였다. (10시 30분쯤) 조금 더 기다려보고 만약 밤새도록 술마시는

  분위기면 그냥 나가서 근처 다른 곳 (마티마타^^;)으로 가기로 했다.

  생각해보니 맥주는 이미 시켰는데 중간에 나가면 아깝기도 하고

  그래서 그냥 우리가 분위기를 띄우기로 작정했다. -_-;

  '분위기 띄우기'란 아무도 춤 안추고 술만 마시는데 용감하게 

   나가서 춤추는 것이다. 처음엔 불편한 시선 좀 받다가 나중엔...다 같이.

  쿠쿠.....

  볼 만 했겠지.-_-;;;;;

  뭐.....어쨌든 우리 기분 풀러 간 거니까 어찌 되었든 기분만 풀리면 된다.

  스카의 음악을 참 좋아한다. 올드팝부터 테크노까지, 때론 가요도 나오구.

  내가 TV 가요프로를 보는 것도 아니구, 케이블두 요즘은 거의 볼 기회가

  없으니 요즘 유행하는 춤을 따라 할 수 있을리가 없다.

  근데 녀석은 잘도 하더군.-_-; 역시...자취하는 애라 집에서 할 일이...^^;;

  스카에서 3시쯤까지 놀았다. 거기 간 날은 보통 문 닫을 때까지 놀지만

  왠지 기분이 별루였다. 여러가지 이유로.

  나와서 집으로 갈까 더 놀까 의논하는데, 아무래도 오랜만인데 이대로

  들어가기는 아쉽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괜찮은 곳을 찾아보자고 생각하자마자 눈에 띈 곳에 무작정 들어갔다.

  그래서 지금은 거기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거기는 강북 고등학생 (or 중..) 들이 80~90%였다는 것.

  아마도 거기서 우리가 젤 폭탄이었을 듯 하다.

  힙합바지랑 후드티 or 스웨터 스타일은 우리밖에 없었으니까.

  개나소....아니아니 토끼나 거북이나 여자는 깻잎머리+타이트투피스+뾰족구두,

  남자는 60~70년대 풍의 이상한 헤어스타일(구렛나룻도..-_-;)+마녀구두

  +타이트정장(춤추다 찢어지기 딱 십상이겠더라.-_-;)

  주로 가요만 틀어주는 분위기였다. 아주 오래전 가요부터 최신 가요까지.

  아, 가끔 트롯이랑 팝도...

  가요 나올 땐 친구랑 막 웃으면서 잼있게 놀았다. 걔네들이랑 마찬가지로.

  근데 정말 이상했던 건, 팝이 나오면 그게 빠른 비트든, 느린 비트든 간에

  모두들 자리로 돌아가서 마치 쉬는 시간처럼 아무도 춤을 안 추는거다.

  정말 괜찮은 음악이 나와도 아무도 안 나오길래 이상해서 생각해봤더니

  얘네들은 조명이 안 받쳐주면 절대 안 나오는 것 같았다.

  그...막 빠르게 돌아가서 사람 얼굴 보였다 안보였다 하는, 마치 stop motion

  처럼 보이게 하는 조명. 그게 없으면 절대 춤을 안 추는거다.

  정말 신기했다.

  그래서 나랑 친구랑 둘만 춤추고 잼있게 놀았다.

  모두들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더군. 쿠.....옷차림에서나 노는거에서나

  이질감을 많이 느꼈나보다. 거기 있는 애들 거의 끽해야 스무살로밖에

  안 보이던데....^^; 세대차인가 싶기도 하구.

  여자애 둘이서 노는 게 얼마나 우스워 보였을까 싶기도 하구 그렇다.

  어차피 남의 눈 신경쓰려면 그런 데 가지도 않았을테니 상관은 없지만.. :)

  거기서는 5시까지 있다가 나온 것 같다. 

  나오는데 입구에서 츄파춥스 하나씩을 주는 게 참 맘에 들었다. :P

  넘 피곤해서 친구를 막 졸라서 택시타고 걔네집까지 갔다.

  그리고 씻고 바로 쓰러져 잤고, 중간에 일어났던 것 빼고 완전히 정신을 

  차린 건 오후 2시였다. 또 하루종일 친구네서 놀다가 먹다가 얘기하고...

  그러다 집에 돌아온건 자정쯤.

  학원까지 제끼고 놀아버린 이번 주말.

  완전 주말을 '탕진'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가끔 이런 '일탈'은 내 생활에서 한모금 박카스 같다는 생각이다. :)

  이제 모두 털어버리고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할 때.  


                                                                쥐.


               The heart has its reasons which reason knows not of.
                                                 - Pascal.Blais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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