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ha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Ewha ] in KIDS
글 쓴 이(By): purunsan ( 강철 새잎)
날 짜 (Date): 1998년 11월  2일 월요일 오전 09시 45분 19초
제 목(Title): 김활란과 최장집.




이 것은 아이비에 올렸던 글인데 여기 다시 잭슨씨를 위해 올린다.
왜냐면 나로서는 그의 의도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기때문이다.

김활란 상 제정은 분명히 문제다. 그런데
우리 사회의 문제는 이대생들때문에 생긴 것이 아니라
그 본질적인 원인은 다른데 있다고 보기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한겨레 기사를 인용하여 이대생들의 반응에 대해
알려주지 않았던가. 이대생들의 반응이 궁금하다던 그는
이제 더 무엇이 듣고 싶은것인가.


---


Posted By: 푸른산     ( 강철새잎) on 'SNU'
Title:     김활란과 최장집.
Date:      Mon Nov 02 09:25:03 1998 



수십년의 간극이 있는 이 두 인물간에 어떤 연관고리가 있을 수 있는가.

그러나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던 이 두사람사이에도
연관고리가 존재한다. 그 고리는 1998년에 조선일보에 의해 발생했다.

민족지임을 자처하기만 하는 개보다 못한 조선일보.
그들은 광복 전 친일에 앞장선 반민족 언론이었으며
그러한 친일 행위를 이승만과 결탁하여 뒤덮으려 했다.

당시 반민족 분자들이 반공을 내세워 광복 후의 주도권을 잡았던
고리가 오늘에 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조선일보에게는 이번 최장집 교수 죽이기가
전혀 일과적 성격이 아닌 것이다.
그들의 생존기반, 그들의 역사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아야 한다.

김활란이 이승만등의 지원을 업고 반공전선에 나섰고 조선일보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김활란은 죽고 사라졌지만, 그녀의 동지
방씨일가는 조선일보를 통해 아직도 그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다.


지나친 확대가 아니다.
역사가 왜 중요한가. 한같 지나간 일에 불과한 역사를 왜 바로 세워야 하는가.
그것을 하지 못했을 때 어떤 댓가를 치러야 하는가.
그것을 우리는 요즘 분명히 확인하고 있는 것이다.

김활란의 개인적인 고뇌. 좋다 이해하자. 마지못해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의 개인적 고뇌, 얼마든지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다.

다 이해하자.
다 용서하기도 하자. 그들이 반성했건 안 했건.
이왕 용서하기로 대승적인 자세를 가졌다면, 까짓 그들의 자세따위가
무엇이 중요하랴.

그런데 한가지는 기억하자..
그들의 과오를 잊지 말자.

나는 지금 그들의 개인적 고뇌를 이해할 가치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과오를 잊지 말아야 하고 그렇기에 그들을 기리는 일은 단연코 없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박정희가 다음의 말을 했다는 것은 두루 회자된다.
"나처럼 불행한 군인이 다시는 없기를 바란다.."

진심으로 했건 아니건 그건 내가 알 수 없지만, 군인으로서
무력쿠테타를 통해 정치에 뛰어든 선례를 남겼다는 자인을 한 셈이다.
그리고 그것이 불행한 일이라는 것도.

그렇다. 나는 개인으로서의 박정희가 매우 불행했다고 본다.
베트남전 참전을 두고 담배를 하루에 세갑을 피웠다던가. 잠을 못이루면서.
그의 고뇌가 적지 않았음을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한 여자의 남편으로서의 위치를 지키지 못했다는 것이
개인으로 볼 때 어찌 불행한 일이 아니랴.

비단 그때만 고뇌했을 것인가. 쿠테타란 목숨을 거는 일인데, 쿠테타를 일으킬
당시의 고뇌는 나같은 필부의 가슴으로는 어림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박정희 추모따위의 대열에 싸구려 동정마저 보내지 않는 이유는
그의 고뇌를 이해하지 못했기때문이 아니라, 그의 과오를, 역사에 대한 죄를
잊지 않고 기억하기 때문이다.

김활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이 문제에 있어서 박정희보다 오래된
일이기에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 그 이유는 모두 같은 뿌리를 가진
역사적인 질병이기때문이다.

우리 역사가 제대로 서지 못하고 50년이 흘렀을 때, 사람들중에
전두환 상을 제정하자고 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어쩔 것인가.
박정희상을 만들자고 하면?
그들의 경제발전에 대한 공을 인정해서 경제학상이라도 만들자고 한다면?

김활란이 자신의 눈의 질병으로 말미암아, 남의 귀한 아들딸들을 사지에
보낸 죄에 대한 죄값이라는 식으로 자책어린 넋두리를 했다던가.
그것을 가지고 반성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던가..

그것은 반성이 아니라 사람이면 누구나 갖고 있을 인지상정에 불과하다고 보지만,
양보해서 반성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그렇다고 한들, 그의 공적이
어찌 그의 허물을 덮을 것인가.

재야에 오래 몸담았던 인물이었던 김정남 전 청와대 교문수석의 지적을 
여기 옮겨본다.

"사회정의나 공익을 위해 불가피하게 특정인을 비판하더라도
그 사람의 가슴이 얼마나 아플지는 헤아려야 한다."

이런 말을 김활란 상 제정을 비난하는 내가 귀담아들어야할 말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실은 그렇지 못하다.

나는 김활란이나 박정희의 고뇌가 얼마나 큰 것인지, 그들이
얼마나 망설였을 지 다 이해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게다가 용서하라면 용서할 수도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 말은, 반도의 아들딸을 사지로 내 몰았던 김활란이 들어야 하고
박정희가 들어야 하고, 전두환이 들어야 한다.
더우기 그들에게서 무슨 사회정의를 찾아볼 수 있단 말인가.

남의 아들딸을 전쟁터로 내몰 때 그것이 사회정의였던가.
광주에서 양민을 학살하던 것이 사회정의였던가.
물론 입으로는 사회정의를 외쳤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하지 않은가. 광주에서 죽어간 양민들이 사회정의를 위해
항거하다 죽은 것이고,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전쟁에 반대하여 징용징집을
기피하거나 도망친 아들 딸들이 사회정의였다는 것이.

최장집을 죽이고 있는 조선일보가 내세우는 명분도 사회정의, 검증따위지만
그말을 누가 믿을 것인가. 지나는 개가 믿을 것인가.

박정희추모, 김활란상 제정, 인촌상의 존속.
이 모두가 같은 뿌리이며, 우리가 부끄러운 과거를 반성하지 않았기에
오늘 더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대체, 김활란, 박정희같은 인물의 추모라는 말이 가능한 곳이
한국땅 말고 어디에서나 가능할 것인가?


더구나, 지금까지의 한국의 현대사가 일그러진 이유가 무엇인데? 
그러한 부류의 인간들에 대한 평가에서 공적이 허물을 덮고도 남았기때문에
오늘날, 최장집 죽이기같은 두려운 현실이 생긴 것이다.

누구말대로 반공만 하면 모든 죄가 덮어지는 것은 물론
지도자로서의 위치를 보장받았기때문에 이런 현실이 가능해진 것이다.

지금까지는 사람들은 물론 반민특위조차도 김활란의 친일 행적에만 관심을 
가져왔었다. 그러나 정작 더 중요한 부분은, 그가 어떻게 광복후에도
살아남았으며 반공이란 무기로 어떻게 지도자적 위치를 확보했는가에 초점이 
맞추어져야한다. 반민특위가 반공이란 무기앞에 어떻게 허물어져갔는가를 
주목해야한다. 

그래야만 김활란과 최장집간의 50년 간극이 연결되는 현실이
눈에 보이는 것이다. 그래야만 1998년의 대한민국의 현실이 설명되기때문이다.

이제 그러한 더러운 전통을, 추악한 고리를 잘라야 한다.
인터넷 반민특위가 태동한 것도 그러한 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함이었다.

우리의 힘이 약하여, 그동안의 다짐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김활란상 제정이니
박정희 추모니, 최장집에 대한 마녀사냥, 전두환의 정치적 재기등,
말도 안되는 일이 재현되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

그렇다. 지금은 약하지만, 뒤틀리고 옹이진 민족혼을 되살리기 위한
우리들의 노력도 계속될 것이다. 

그 더러운 뿌리가 모두 말라죽을 때까지.



---


기자: 왜 그런 거꾸로 된 일이 벌어진다고 생각하나. 민주화운동 세력의 대응이 
잘못된 데도 원인이 있는 게 아닌가. 

김정남: 우리가 민족적 반성이나 친일세력 극복 없이 해방을 맞았고 정권을 잡는 
데만 급급해, 반민주세력에 대한 척결 없이 민주화가 이룩되어 이런 어쩡쩡한 
상황과 혼란이 오는 것이다. 

내 생각으론 남아공의 ‘화해와 진실위원회’처럼 용서는 하되, 화해를 위해선 
진실을 밝혀야 한다. 암울했던 군사독재시절에 그들이 과연 무엇을 했는지 제대로
된 검증을 해야 한다. 그들을 끌어안고 화합하기 위해서도 그렇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마침내 국민에 의한 국민의 정부를 이 땅에 세웠습니다.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의 불타는 열망과 거룩한 희생으로 이뤄졌습니다. 험난했던 
민주화의 도정에서 오늘을 보지 못하고 애석하게 먼저 가신 분들의 숭고한 희생 
앞에 국민과 더불어 머리를 숙입니다”라고 말했다. 

이 내용은 김영삼 정부가 민주정부라는 것을 선언한 것이고 민주화투쟁의 
연장선상에 서 있다는 것을 선언한 것이다. 그런 만큼 김영삼 정부는 민주정부의 
자부심과 신념을 갖고 대응했어야 하는데, 그런 신념과 자부심이 부족했다. 지금 
김대중 정부가 민주주의정부라는 자부심과 정체성을 확실하게 갖고 있다면 이런 
음해를 더이상 용납해선 안 된다. 우리 사회의 용공음해 문제는, 반공만 내세우면
모든 것이 용서되고 잦아드는 이상한 풍토 때문에 정부 안에서도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려 하지 않는데 이건 옳지 않다. 바로 이런 태도때문에 음해가
계속되는 것이다. 균형 있는 시각과 열린 시각을 가진 정부라면 이런 쓸데없는 
음해가 없도록 분명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 더구나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21세기로 나가기 위해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하는 시점에서 이런 문제처럼 우리의 
힘을 계속 소진시키는 작태들은 빨리 청산해야 한다. 안으로 찢기고 병들고 갈린 
상태에서 어떻게 이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나. 




---

"반공 하나로 모든 것을 용서"받았던 사람. 그래서 지도자적 위치에 섰고
그결과 여러가지 교육에 대한(!) 업적도 남겼던 사람.

그 사람이 바로 김활란 아닌가.


1998년의 가을, 세기말을 접는 길목에서 최장집을 죽이고 있는 것은 바로 김활란,

그리고 그녀의 후예들이다. 반공이란 무기로 마녀사냥에 나서는 인간백정들.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