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wha ] in KIDS 글 쓴 이(By): yujeni (유제니) 날 짜 (Date): 1998년 9월 29일 화요일 오후 09시 54분 26초 제 목(Title): 유제니가 서울 시립대에 간 까닭은? 미리 연구실 문을 열어두고 기다리고 계셨다. 의자도 빼주시고 향내가 좋은 중국 녹차도 한 잔 주시고 내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다른 교수님 두 분의 연락처도 적어 주시고 이런저런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귀한 말씀도 주시고. 책은 9권이나 주셨다. 일부러 노끈으로 꽁꽁~~ 묶어서. 유제니 들고 가기 쉬우라고. 그 중의 한 권은 일부러 학회에 전화를 해서 받아 두셨다 했다. 유제니가 오면 주려고. (난 이 대목에서 감동 시작!) "이러이러한 분야를 공부하고 싶은데 책 좀 주십시요." 뭐 이렇게 교수님을 찾은 학생은 내가 첨이란다. 것두 타학교 학생이니... 대견하다 못해 거짓말을 좀 보태면 감동스럽기까지 하신 모양이였다. 며칠 전에 교보에서 내가 관심있는 분야의 논문이 잔뜩 실린 학회지를 발견했는데 딱! 한 권 뿐이 없는 거다. 그래서 지난 주 화요일에 전화를 드렸었다. 시중에서 도저히 구할 수가 없는데 어쩌면 좋으냐고 교수님 이시라면 저에게 꼭! 도움을 주실 거 같아 이렇게 전화를 드렸다고. 물론 도와주마 흔쾌히 승락하셨었다. 그래서 난 오늘 드뎌 그 교수님을 찾아 뵈었고 교보에서 한 권에 만 천원씩 팔리는 책을 한아름, 덤으로 필요한 자료가 있음 언젠든지 연락하라는 말씀까정 받았다. 사실 난 어제까지만 해도 가방이 무거워서 학교를 못다니겠다고 울오빠한테 엄살을 부렸었다. 가방 들어다 주는 사람 하나 붙여달라는 엉뚱한 얘기까정 하믄서. 그런데 오늘은 가볍기만 했다. 여기서 삐죽~, 저기서 삐죽~ . 금방이라도 삐져나오고야 말 거처럼 책이 꽈악찬~ 그 무거운 가방을 짊어진 채 인문학관이라는 곳에서 정문까지 걸어갔고 회기역에서 울학교까지 가는 지하철 안에서도 내내 매고 서 있었고 심지어 도서관까지 올라가고 또 도서관에서 언어교육원까지 갔는데도 한 개도 안 무거운 거다. 밥을 안먹어도 괜히 배까지 불렀다. 집에 오면서 생각해 보니까 오늘 점심을 안먹었다. 그래도 배가 고픈 줄도 모르고. 일체유심조. 난 드뎌 깨닫고야 말았다. -------------------- 오늘의 결론 : 유제니, 대머리 아님! 세상엔 좋은 사람도 참 많다! 열심히 하는 거지 뭐! -------------------- 사족 : 유제니의 소원 하나. 이모 교수님께서 연구실로 날 불러서 이런 말씀을 하시는 걸 들어보는 거. " 유제니, 갖고 싶은 책, 골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