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wha ] in KIDS 글 쓴 이(By): Raptor (오공) 날 짜 (Date): 1998년 4월 28일 화요일 오전 11시 23분 47초 제 목(Title): Re: 타이타닉에 대한 단상.... 타이타닉 사건이 주는 교훈과 상징성은 무척 다양합니다. 많은 사람 들에게 각자 다른 의미를 주고 있으면서도 대체로 공감하는 부분도 많습니다. 이 사건은 서양의 문화-사회-정신-관행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리고 배가 침몰하자 당시 신문-잡지들은 앞다투어 사실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은체 이를 보도했고 (*황색언론*의 유래) 침몰한뒤 채 1년이 지나지도 않아 실제 생존자가 출연하는 영화가 나올만큼 처음부터 상업적인 요소와 대중의 관심이 결합한 해프닝을 연출했습니다. 나치독일에서는 서방의 자본가들을 비판하고 독일 정신의 우수성을 선전하기 위해 영화화 했을만큼 여러 목적을 위해 이용당해 왔습니다. Gatsby님은 서양지식인들이 이것을 *자본주의 붕괴*의 상징으로 여겼 다고 하셨는데 이러한 해석은 글쎄요 . . . 역사가들이 말하는 타이타닉 의 의미는 인간의 (서양인) 자만심에 일격을 가한 사건이라는 것입니다. 즉 당시는 *guilded age* 또는 *진보의 시대*라고 불려질 만큼 과학기술이 발전하기 시작했을때입니다. 자동차-비행기-전구-무선통신 등등 각 분야 에서의 과학-기술의 발전은 눈부셨으며 인간이 머리를 맞대고 노력하면 무엇이던지 이룰수 있고 원한다면 지구 전체를 아스팔트로 깔 수 있다는 식의 인간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극에 도달했을 때입니다. 이는 물론 자연을 정복대상으로 본 서양의 정신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었고 당시 사람들은 세상은 점점 살기 좋아진다는 확고한 신념같은게 있었습니다. 타이타닉이 *unsinkable ship* 이라는 별명으로 불려지게 된것도 대자연을 정복했다는 인간의 오만의 표출이었고 캐머론의 영화는 이점을 배역들의 대사와 표정과 imagery로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e.g., 선장이 일등항해사 에게 *Taker her to sea* 라고 명령하며 흐뭇한 표정을 지을때 및 호클리가 *God Himself could not sink this ship* 이라고 말할때). 그러나 타이타닉은 처녀출항에 빙산에 부딪쳐 수장되고 만다는 지극히 단순한 해상사고의 이야기가 아직까지 사람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한다는 사실은 이 사건이 실로 여러가지를 함축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타이타닉의 침몰 2년후 실제로 1차세계대전이 발발했고 인간은 여태껏 보지 못했던 살육과 파괴를 통해 자신의 능력의 한계를 보게됩니다. 그래서 역사가들은 타이타닉사건을 일종의 *the end of an era* 의 상징으로 보길 좋아합니다. 그리고 Gatsby님은 타이타닉 사건이 당시의 *계급적 대립과 맞물려 사람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고 말하셨는데 저는 이러한 공분이 계급적 대립을 촛점으로 맞춰 일어났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당시 3등칸 사람들은 자신의 차례는 항상 1, 2등칸 승객들 다음으로 온다는 점을 당연시 하고 있었습니다 (e.g., 3등칸 엄마가 애들에게 *When they finish loading 1st-class people onto the boats, they*ll be starting with us*). 그것 이 계급사회에 오랫동안 길들여져 왔던 사람들의 생각입니다. 오히려 당시에는 자신들의 자리를 기꺼이 여자-어린이에게 양보하고 그들의 탈출을 위협하는 3등칸 무리들을 완력으로 저지한 용감한 1등칸 신사 들과 승무원들의 미담을 보도하는데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정작 3등칸 어린이의 생존률이 1등칸 남자들의 생존률보다 떨어진다는 점에 관심을 가진 사람은 없었고 생존한 3등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인 사람은 없었습니다. 남편과 가진것 모두를 잃은 이민자들이 뉴욕에 도착 하자 미국에 정착할 능력이 없다고 이들을 돌려보낸 사례도 많습니다. Gatsby님은 유럽사람들이 캐머론의 영화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내는 이유를 설명하셨는데 적어도 흥행상으로는 그런것 같지는 않습니다. 헐리우드 영화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프랑스에서도 모든 흥행 기록을 갱신했다고 하는데 . . . 영국의 경우는 타이타닉 인재를 자초한 장본인으로 약간 다른 생각을 가진것 같습니다. 영국은 사고당시 청문회를 열었는데 이를 관장한 곳이 타이타닉의 구명보트 상황을 적법한것으로 간주하고 인증을 해준 영국 상무성이었습니다. 이 기관 은 독점-트러스트 경제 주역들에게 좌지우지 되었던 곳이었고 자신들과 타이타닉호를 소유한 화이트스타 회사에 면죄부를 주려고 사건을 축소 하려고 안간힘을 다했고 결국 누구에게도 과실이 없었고 모든 책임은 사망한 선장에게 덮어씌우고 생존자 보상도 미미했었읍니다. 최근에는 공보처 비슷한곳이 *우리기록상으로는* 타이타닉 3등칸 승객이 밑에 갇혀있었던 적이 없었다는 식의 반박 기사도 눈에 띄는데 . . . 쯧쯧 . . . 캐머론의 영화에 계급차별의 부당함과 이에따른 3등칸 승객들의 희생이 적나라하게 나타난것은 여러모로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는데 한 역사가는 잭의 영웅적 묘사를 두고 *Cameron turns history on its head* 라고 할만큼 이제까지 영웅들은 모두 1등칸에 있었고, 3등칸은 이름도 없고 때론 위험하기 조차 했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이번 영화는 타이타닉 사건에 대한 완벽주의자로 악명높은 감독의 개인 적인 해석의 영향이 무척 중요했고 여러 고정관념과 맞닥뜨리게 됐는데 . . . 캐머론은 역사를 *consensus hallucination* 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타이타닉에 대해 말하는것 들어보면 정말 전문가 수준이고 역사적 배경 을 문제삼아 어설픈 반박을 하다간 박살날것 같던데 . . . Gatsby님은 캐머론의 영화가 유치한 *애정영화*이고 사건의 온전한 의미를 제대로 전달해주지도 않기 때문에 많은 유럽인들의 심기를 건드린다고 하셨는데 이러한 비판은 유럽뿐만이 아닌 한국-미국을 포함 해서 곳곳에서 이뤄지는것 같습니다. 제가 본 *타이타닉*은 대형 영화입니다. 또 복합적인 요소가 범벅되어 있고 한번에 모든것을 이해하기 힘든 영화이기도 합니다. 캐머론은 분명 인간-계급-진보의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이러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편으로 잭과 로즈를 내세웠습니다. 캐머론은 많은 역사적인 사실에 대해서 이것은 이런것이다 라고 따로 짚어서 이야기 해주지 않고 여러 등장인물도 아는 사람은 알지만 굳이 이름을 알리는데에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결과로는 어린아이들은 디카프리오만 좋아하고 러브스토리에만 집중 하고 나이드신분들은 로즈 할머니를 더 좋아하고 죽음에 대해서 생각 하게 된다고 하는데 . . . 관객들의 반응이 너무도 다양한것 같고 다들 다른 경험을 하고 극장을 나오는것 같습니다. 저는 이것이 캐머론이 의도했던 바 그대로라고 생각합니다. 캐머론의 인터뷰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I think there is a way in which fictional story actually gives a greater illumination to history. Because the thing that*s often missing about history is . . . you learn the numbers, you learn the names, you learn the dates, you learn the number of people that died. But you don*t feel it. And the thing that fascinates me about history is projecting myself into that situation whether it*s a Roman legionnaire or whatever . . . say what did that guy feel like? What did he feel like when he went into battle? I mean the feeling of it is the part that*s so ephemeral, so difficult to capture. And I felt the only way to do that was to do that through a fictional story. And through that love story, you suck the audience in, and you put them on the deck of the ship. And that ship is done so real, so accurately that it*s unassilable on that level of accuracy. So now you are experiencing history. You may even have the knowledge necessary to really even understand what it is that you are seeing. But you are experiencing it. And you are feeling it. You are feeling what the captain felt, what Thomas Andrews felt. So I think it*s a way of heightening it, and getting to the truth of history rather that the fact of history, it that makes sense. And it comes from a respect for history. 캐머론은 타이타닉 사건의 정립된 사관, 교훈, 역사적 사실등을 관객에게 주입시키려고 했기 보다도 보다 사실적으로 만들어 관객으로 하여금 직접 역사를 느끼고 경험하게 하는는데에 주력했다는 것입니다. 보여 주는것만에 그치지 않고 가공인물을 통해 종횡무진 타이타닉의 곳곳을 시시각각 보여주고 있지요 (황당한 스토리를 무릅쓰며). 그리고 일부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도 타이타닉 사건의 *온전한 의미*를 알지 못한다고 해서 캐머론이 엉터리 타이타닉 영화를 만들었다던지 역사적 사실을 호도 했다는 식의 비판은 그리 설득력이 없어보입니다. 관객이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해 타이타닉 밴드의 연주 장면에 웃는다던지 얼어죽는 사람들 보고 코웃음 친다면 그건 그 사람들 문제이지 해설없이 그 장면을 처리한 영화에 책임을 돌리기엔 무리라는 것입니다. 다행이도 이러한 인간들은 그리 많은것 같지는 않고 오히려 영화보고 없었던 관심이 생겨나고 진짜 타이타닉에 대해 알고 싶다는 사람들은 많이 봤습니다. 그리고 캐머론이 영화를 만든 배경에는 현존하는 생존자가 없어 반발이 적을것을 예상이 깔려 있었다고 하셨는데 . . . 무슨 말씀인지?? 영화에 나온 실제 인물묘사가 엉터리라고 불만을 늘어놓는 유족들도 대단하고 이들을 옹호하는 타이타닉 매니아들의 반발도 꽤있습니다. 뭐든 실존 인물을 배경으로 영화를 만들면 있을 수 있는 얘기이죠. 그래서 줄거리 는 가공인물에 맞긴것 아닙니까? 캐머론은 올해초에 사망한 한 생존자 를 휠-체어에 태워 시사회에 초대했었다고 하고 저명한 *A Night to Remember*의 저자 월터 로드도 초대했다고 합니다. 사실이건 말건 캐머론 자신은 이 영화에 말도 안되는 허구가 있다고 생각하고 생존자의 반발을 두려워 한것 같진 않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가 유럽의 보수적인 성향에 도전하는 *미국의 위대한 가치*를 강조했다고 하셨는데 이건 또 무슨 말씀이신지? 타이타닉의 1등칸 승객들은 대부분 미국인이었습니다. 잭도 로즈도 미국인으로 나옵니다. 당시엔 영화배우나 모델도 별볼일 없었음으로 백만장자들이 슈퍼-스타로 대접받고 세인들의 동경의 대상이 되었던 세대라고 합니다. 그래서 Macy*s 백화점의 Strauss 부부; 백만 장자 Guggenheim, Astor; 루즈벨트 대통령의 사촌 Gracie 대령 (나중에 예약을 취소한 오너 J.P. Morgan) 등등 미국의 인명사전의 톱 네임들이 타이타닉에 타고 있었습니다. 반면 희생된 3등칸 사람들은 유럽 각지 에서 모인 이민자들이었고 영어를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잭이 일반적인 3등칸 승객상과는 멀어서 그들의 입장을 잘 대변 하지 못했다는 말은 들어봤어도 잭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위대한 가치* 가 무었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타이타닉 자체가 아닌 철판 조각을 인양하려고 하다가 실패한 것은 미국인 보다 프랑스인으로 주로 구성된 프랑스기술진-디스커버리 채널 합동 노력이었읍니다 (캐머론의 영화에는 러시아 기술진이 쓰였 읍니다). 타이타닉 선체 자체에는 강도가 전혀 없어 절대로 인양이 불가능 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제가 알기로는 인양된 유품들을 경매에 부친적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타이타닉호의 물건들을 처음 인양해서 배전체의 소유권을 주장한 회사는 미국회사인데 물건들 가지고 순회 전시나 하지 물건들을 팔진 않습니다 (그랬다간 가만 안있을 사람들 이 많이 있읍니다). 경매에 부쳐진 것들은 조난신호를 받아적은 종이 등 진품들이거나 영화에 쓰였던 모조 다이아등의 소품들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타이타닉호를 다시 만들어 띄우겠다고 말하고 있는 회사들이 있는데 이들은 주로 유럽계열의 선박회사로 알고 있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캐머론의 영화는 *상업영화* 이상입니다. 영화사상 몇위나 가는 영화인지는 모르겠는데 역사적인 면에 있어 이만한 영화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느끼는 바입니다. 말씀하신 볼프강 페테르젠 감독의 *Das Boot (U-보트)*는 제가 최고의 전쟁영화로 치는 작품이고 8-채널 디지탈 오디오 최신 감독판도 집에다 갖다 놨습니다 (나중엔 DVD 버젼도 사려고 하는데 요새는 테이프 두개짜리 감독판은 아무데서나 구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실제 U-보트 종군기자를 지낸 사람이 원작을 쓰고 진짜 독일 U-보트에서 촬영한것이기도 하여 그 사실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읍니다. 아주 사실적이라고 느끼는 다른 영화는 *스탈린그라드* 라는 영화인데 이건 영화라기 보다도 거의 다큐멘타리적인데 좀 황당하고 줄거리라고 말할것도 없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전쟁의 치열하고 허무함을 너무나 잘 나타내주고 있읍니다. 이러한 영화 역시 역사상의 big picture의 일부분을 표현한것이기도 한데 문제는 사람들이 이런 영화를 잘안본다는 것이지요. 한 역사학자 말로는 캐머론이 차라리 2억불짜리 타이타닉 다큐멘타리를 만들어줬으면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역사학자는 영화쟁이가 될 수 없는 것이겠지요. 저로선 캐머론의 *타이타닉*은 상업성과 사실성의 발란스를 갖추는데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집요한 노력이 없었으면 *타이타닉*이란 영화는 불가능했으며 쉽사리 졸작이 되었음은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일입니다. 영화가 나오기 전에도 헐뜯던 사람들 말만 들어보면 이 영화의 성공은 거의 기적적입니다. 타이타닉의 역사를 원하시면 수백편의 타큐멘타리 특집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그중 잘된게 꽤 있음으로 참고 하셔도 될듯 싶습니다 (제가 본 다큐멘타리는 대체로 영화의 사실성을 입증해주고 있읍니다 - 영화에서는 미처 그 의미를 눈치채지 못한 사실등 도 알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