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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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wha ] in KIDS
글 쓴 이(By): IH8U (마담 X)
날 짜 (Date): 1997년11월03일(월) 14시39분27초 ROK
제 목(Title): 가을에 대한 예의 - 오페라 기행



.. 오페라 극장옆을 지나다 불쑥 들어가고 말았다.
티켓이 없으면 말고.. 하는 심정으로.

싼 티켓들은 모두 매진이되고 없단다. 발걸음을 돌리려다 좌석을
살피곤 마음이 흔들린다. 무대 바로위 3층의 제일 앞좌석..
아아.. 충동구매의 이 버릇은 어쩔수 없나보다. 저지르고 최소 24시간
후회는 유보하기..

라보엠 '97.. 스타니슬라브스키 오페라 극단..
스타니슬라브스키라는 사람이 연극에서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었나 하는것은
처음 알게된 사실이다. .. 연극의 이해를 진작 수강해 두는건데..

오페라가 시작되고 얼마 되지않아 이것이 범상한 오페라가 아님을
눈치챈다. 무대위로 비둘기가 날고 배우들의 몸놀림이 매우 짜임새가 있다.
보통의 오페라들.. 노래가 위주이기에 연기력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연기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산더미만한 남자와 고래만한
중년여인이 처녀총각임네 연기해 봤자 그 어떤 현실감도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그점에 있어서는.. 교내 연극에서 억지로 남장하여 남자
역할을 하는 것이나 짤룩뚱뚱한 우리 테너들이 얼굴에 눈크게 그리고
코화장하여 양코분장하는거나 피부에 검댕칠하고 흑인역하는거나 마찬가지
겠지만..)

이 오페라에서는 배역들의 외모도 그 역할에 아주 잘 어울린다.
가난한 시인 로돌프나.. 병약한 미미나..

2막은 이 오페라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크리스마스 전야의 시장거리..
번잡한 거리 풍경이 회전무대로 돌아가며 자동차가 구른다.(음.. 1830년의
거리에 자동차라고?) 그 사이로 크리스마스색깔을 강조한 차림의 꼬마들이
뛰어다닌다. (모든 엑스트라들이 모두 공수된 캐스트들인 모양이다. 하긴
엑스트라들의 움직임도 매우 정리된 번잡함을 느끼게 한다.)
그 사이에 우리의 무제타는 초미니의 대담한 모습으로 자동차 천장에
뛰어올라 '무제타의 왈츠'를 부른다. 때때로 바닥이 들어나는 목소리가
오히려 현실감을 높인다. 약간 저속한듯한..

전체적으로도 그런 느낌이었지만 특히 2막은 뮤지컬 냄새가 물씬 난다.
그리고 그것은 오페라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듯한 매우 신선한 느낌을 준다.
옥의 티라면 2막이 한 5초쯤 일찍 커텐이 닫힌듯한 느낌을 받았다.
부자 아저씨가 식당청구서를 보고 까무러치는 장면은 3층에 있었기에
약간 벌어진 커튼 사이로 볼수 있었다. :)

3막의 시작부는 무대장치나 색채가 샤갈을 생각케할만큼 러시아적이다.
그래서 도입부의 음악도 미미의 테마멜로디가 나오기전까지의 수분간은
무소르스키의 음악을 듣고있는듯한 착각을 느끼게 한다.
로돌프와 미미역의 주연들(음.. 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지만 말했듯이
그들의 명성여부는 별로 중요치 않다. 그것이 이 오페라의 특징이기도 하다.)
은 3막에 이르러서야 목소리가 풀린듯 불러댄다. 사실 1막에서는 약간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 파바로티에 오염된 귀가 자꾸만 거부하는것 같아..
특히 이 오페라의 진수라 할수 있는 아리아들이 1막에 모여있기에.. :(

.. 내가 앉은 제일 앞줄만 텅빈 좌석들이 있다.
그런 좌석들은 대개 공짜표일 것이다. 아아.. 인생의 불공평함이여..
그런 위치의 사람들은 대개 이런 아름다움을 음미할 자격이 없는걸..
그래도 덕택에 나처럼 불쑥 찾아온 관객에게도 좋은 자리가 돌아온다.

모두들 성장을 했지만.. 불쑥 찾아온 나의 옷차림은 아무리 보아도
오페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하지만 .. 쿡.. 이런게 가을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공연내내 허전한 옆구리마저도..


(경고: 무단 복제하여 '오페라의 이해'레포트로 제출하지는 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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