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k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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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uksung ] in KIDS
글 쓴 이(By): gloria (예쁜 삶~~)
날 짜 (Date): 1996년01월25일(목) 13시48분42초 KST
제 목(Title): 이젠 너무나도 많은 것을 할수 없다....


어제 침대에 쏙 들어가서 베개 두개 고여놓고 외딴방을 읽었다..

무척 맘에 들었다..읽을수록...단어들도 맘에 들었고...

근데..갑자기..이런저런 생각들때문에 책을 덮어버렸다...



예전부터 가야겠다는 생각은 늘 하고있었지만...

늘 무덤덤하고 남일만 같고..아무생각도 안들었었는데....

왜 이렇게 우울한건지...

중국으로 갈날도 이젠 한20일밖에 남지 않았다...

그러면..이젠 더이상 늦게 들어오는 날이면..꼭 나 들어오는거 보고 들어가 

주무시는 아빠의 모습도 볼수 없을테고....

군것질거리 한아름 늘어놓고..엄마랑 시시콜콜한 얘기부터 잔소리까지..

배깔고 누워서 더이상 수다를 떨수도 없고...

울막내 나 번쩍 들어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침대위에 내동댕이 치고서는..

베개 들고 장난치던것도 더이상 할수 없고...

둘째한테 기타치게 해놓고..둘이서 화음넣어가면서..노래하고..

남자애들 흉보면서 킬킬거릴수도 없을테고...

우울하고 힘들때면 시간가는줄 모르고 전화기 붙들고 울고 웃어가면 나누던 

우리들의 얘기도 없어질테고...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매일 배가 터지도록 먹고 다니면서..즐거워하던

우리들의 모습도 더이상은 볼수가 없을테고...

짧지만 정들었었던..키즈생활에서 좋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또 좋은 글들 

읽어가며 많은 생각을 하던 나도 없어질텐데....

왜이렇게 나쁜 생각들만 드는지...

왜 자꾸 새로 경험하게 될 여러가지것들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보다는...

이제 헤어지게 될 여러가지들에 대한 아쉬움과 슬픔만 다가오는건지...





어제 처음 내가 떠나게 되는것에 대해 슬퍼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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