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ksung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Duksung ] in KIDS
글 쓴 이(By): gazebo (새내기의사)
날 짜 (Date): 2000년 5월 22일 월요일 오후 11시 17분 05초
제 목(Title): 공보의일기5.22


오늘도 공무원 건강검진과 함께 하루가 시작되었다...

바쁘게 이 상담 저상담 하다보니.. 어느새 단양초등학교로 체질검사를

나가야 할 시간이 되었다... 치과 선생님과 서둘러서 초등학교에

도착 , 보건실에 찾아가 양호 선생님 만나서 이야기듣고

곧 체질검사에 착수 했다.

사실 난 이 체질 검사란 말에 그다지 익숙치 않은데 전의 신체 검사

정도로 생각하면되겠다. 내가 왜 이 초등학교의 체질 검사를

해 주어야 하는가? 답은 가제보가 바로 이 학교의 교의 이기 때문이다.

단양중,단양고 모두 내가 교의로 있다. 주는것은 없으면서 신경쓸것은

많은 그런 자리라고 다른 공보의 선생님들은 이야기한다. 그런 면도

있긴 하지만, 적어도 나한테는 내가 이곳에 적을 두어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긴것이고, 나아가선 내 삶의 이유가 하나 더 늘어난 거라고

생각한다. 모르겠다 ,나중에 내발을 찍는 도끼가 될지도 모르지만...^^


3학년부터 진찰을 시작했다. 진찰이라고 해봐야 아픈데 있는 지 묻고,

입안 한번 들여다 봐주고 피부질환 있는지 살피고 척추질환있는지

보고 가슴에 청진기 대고 심질환 폐질환 여부 검사하는 정도 지만,

겨우 한 학급을 끝냈는데도 난 이미 지쳐 있었다.

막막했다, 몇학급 더해야 하는데... 쉴새도 없이 다른 학급아이들이

몰려왔다. 이이야기 저이야기 듣고 묻고 그러니 전의 다른 의사

선생님보다 좀더 시간이 걸리는 모양이었다. 어쩌랴, 그냥 ,대충은

솔직히 못하는데 보는데 까지는 봐주자가 지금의 소신이라...


겨우 두학급 보고 밥먹을 틈을 내서 식당에 갔다.

아이들의 의자에 잠시 앉아보니 기분이 묘했다. 낮은 의자라...

소위 눈높이 교육이 잠시 떠올랐다.

좀 있으려니 아이들이 하나 둘씩 줄을 서더니 밥을 타와서

먹기 시작한다. 내 초등학교 시절엔 구경할 수 없었던 풍경...

아이들의 표정이 너무 밝고 천진난만했다. 

그 표정하나로 난 다시 기운이 났다. 불끈~

오후에도 열심히 하자...


3학년 남은 학급 다보고 4학년까지 보고나니 시간이 4시가까이 되었다.

아이들을 집에 돌려보낼 시간이 되어서 그 이상 못보고

마무리를 지었다. 기진함함이란 이럴때 하는 걸까...

휴우....한숨이 나왔다. 숨돌릴 시간도 없이 점심시간이후에 밀어부친 때문이었다.


아이들을 진찰하면서 몇가지 느낀게 있다.

첫째는 부모님이 성의있게 아이들을 챙기는 집에선 아이들이 비교적 병이나 상처도 
없었고

전체적으로 양호했지만, 그렇지 못한 집에선 상처투성이에 약간의 심각한 병을 
지닌 아이들도

있었다. 원래 아이들에게 상처란 늘 상 붙어 다닌것인데도 그런 아이들의 상처는 
왠지 맘이

그랬다. 곰곰히 따져보니 의료의 사각지대는 바로 아이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병원에 갈수있는 어떤 능력이나 형편이 없기 때문에 부모들이 챙겨주지 
않는다면

이아이들은 좀더 심각한 상태로 갈지도 모른다. 일년에 한번한는 체질검사가 
이아이들이

받는 의료혜택의 전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어깨도 무겁고 한편으론 화가 
났다.

무성의한 부모들의 행동에...

둘째, 오늘 관찰하면서 많이 느낀건데 겨우 초등학교 3학년만 되어도, 남녀를 서로 
가리며

여자 아이들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많는 남자아이들도 무지 챙피함 같은 것을 
느꼈다.

척추 검사와 가슴 청진을 위해옷을 들어보라고 하니

선뜻 나서는 아이들이 없었다. 모두 마지 못해 들어올리고 ... 덕분에

실랑이 벌이느라고 시간이 좀 지체된 감이 있지만, 요즘 아이들이 얼마나 예민하고

조숙한 부분이 많은지를 실감할 수있었다. 어린아이들도 인격적으로 대해야 겠구나 
하고

새삼 깨달았다.

셋째, 좀더 공부해야는걸 느꼈다. 의대 다닐때 한번쯤은 공부했던 병들인데도 막상 
생각하려고하니

막히는 부분이 많았다. 교의라는 책임까지 짊어진 사람이 좀더 갖춰줘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덕분에 저녁먹고 운동하고 나서 오랫만에 소아과학 책과 씨름좀 해봤다...*^^*...

이러다 소아과 전문의 되면 어떡하지?...^^


내일도 할일이 많다.  그러기전에 오늘의 피로를 스타크 한겜 으로 풀어볼까?

그래 이젠 일기를 접고 겜의 나라로 떠나야겠다....





 
*************************************************************
         Rainy Days.......
                    Never Say Good Bye.......
                                    gazebo.
*************************************************************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