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uksung ] in KIDS 글 쓴 이(By): gazebo (YoungBlood) 날 짜 (Date): 1999년 2월 26일 금요일 오전 01시 30분 59초 제 목(Title): 실습기-1- 지난 6월달에는 보라매 병원에 실습을 나갔었다. 한주간의 파견 일정 중에서 제일 인상에 남는 것은 응급실 당직으로 그날 밤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12시간 응급실을 지켰던 일이다. -1- 나를 지도해 주시기로 했던 인턴 선생님은 나이가 꽤 많은 사람이었다. 군대에 갔다 와서야 의대 졸업해서 그렇다고 했다. 내과 실습 초반이었기에 샘플링(채혈), 정맥 주사 바늘 꽂는 것 등에 별로 자신이 없었는데도 불구 하고 그 사람은 줄기 차게 나를 시켰다. 용기 없어 하는 나를 나무라며 말이다. 대개 응급실에 오는 환자들의 채혈은 병실에 입원한 환자에 비해 좀 쉬운 편이다. 밖에서 활동하던 중에 온 것이기 때문에 혈관이 비교적 크고 선명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응급실에 온 여자 환자나 탈수증 환자는 정말 혈관 찾기가 장난이 아니었다. 신참내기 실습생 때문에 그곳의 환자들은 두세번 더 바늘에 찔리는 영광(?)을 누렸으니... 한참 샘플링 끝내고 안도의 한숨을 쉬며 나오는 데 응급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어떤 여자가 엎혀서 왔는데 옷에 핏자국이 선명했다. 당직중인 두명의 인턴 선생님이 뛰어나오시고 흉부외과레지던트 선생님이 호출되었다. 가까이 가서 알아보니 이 여자는 칼에 찔려 가슴 부위에 자상을 입은 상태 였다. 자상의 깊이가 깊어 폐 근처까지 칼이 들어갔던 것 같았다. 여자는 계속 해서 숨을 헐떡이고 있었고 계속 죽는다고 하며 살려달라고 했다. 아마도 출혈이 너무 심해서 폐를 누르고 있는 것 같았다.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호흡 곤란으로 사망할 것 같았다. 마침 흉부외과 선생님이 빨리 내려 오시고 응급으로 수술이 시작되려 殆� 한 사람 한테서 허락서를 받을 수 있었다. 그 사람은 허락서에 서명을 하면서도 계속 발 을 하려고 했다. 어 든 이건 마무리 되었고 이미 수술실에서는 수술이 시작되고 있었다. 옆구리 쪽에 구멍을 뚫어 고인 피를 밖으로 빼내는 것이 필요 했다. 그 과정에서 이 여자는 거의 발악에 가깝게 움직였다. 남자 4명이 달려들어 각각 다리와 팔을 붙잡고 고정을 한 후에야 겨우 수술이 진행될 수 있었다. 물론 생살에 칼을 대서 아프기는 하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수술하는 사람에게 욕하고 온몸으로 반항하는 듯한 행동을 하는 것을 고정을 하면서 보고 있노라니 속에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 지금 이 선생님은 필사적으로 살리려고 하고 있는데 정말 너무 하지 않는가?.. 어 든 수술은 다행히도 잘 끝났고 여자는 여전히 파이프를 옆구리에 박아서 피를 뽑고 있는 채로 자고 있었다. 이 흉부외과 선생님이 나에게 주문을 했다. 여자의 심박동수가 너무 올라가게되면 자기에게 알리라고 ... 난 두시간이나 가만히 않아서 심박동수를 지켜보고 있어야 했다. 이윽고 환자가 안정이 되었다고 생각한 선생님이 환자를 병실로 옮겨보냈고 그제서야 난 수술실에서 나올 수 있었다. 찌르는 사람과 고치는 사람.... 죽이는 사람과 살리는 사람.... 잠시의 아픔 때문에 자신을 구하려는 사람에게 욕하는 사람... 그리고 타인의 것이라면 생명이 걸린 일이라도 책임지기 싫어하는 사람... 잠시 망설여졌다..... ************************************************************* Rainy Days....... Never Say Good Bye....... gazebo.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