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k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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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uksung ] in KIDS
글 쓴 이(By): gazebo (YoungBlood)
날 짜 (Date): 1998년 8월 21일 금요일 오전 01시 23분 39초
제 목(Title): 실습일기820


오늘은 혈액종양 파트를 실습하는 날이었다...

아침에 선생님의 회진에 참가하는 것으로 부터 시작된 실습은

오후까지 이어졌다...

이윽고 중앙 격리실 견학...

베타딘으로 손을 씻고 위생복으로 갈아입은 후 티브이에서나 보던 에어샤워를 하고

안으로 들어섰다...

정적이 감돌았다.

이 곳은 혈액 종양환자들이 항암제로 집중치료를 받는 곳이다..

사실 혈액종양의 치료법.즉 , 항암제 치료는 간단하다...

세포를 죽이는 약을 써서 암세포든 정상세포든 몽땅 죽이는 것이다..

다만 암세포가 더 약에 민감하기 때문에 이런 차이를 이용해서

남은 정상 세포를 회복시켜 치료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경우 환자의 면역체계는 그야말로 넉다운 상태...특히 중성구는 그 숫자가 ㅇ에 
가깝다...

이럴때 환자가 세균,바이러스,특히 곰팡이 등에 감염되면 그 결과는 거의 
치명적이다...

이렇기 때문에 이렇게 항암제 투여를 받는환자들을 한 곳에 모아서 오염도가 
지극히 낮은 곳에서

치료를 하기 위해서 이런 시설이 필요한 것이다...

워낙 면회도 안되는 곳이라 유리창에 비치는 낯선 눈들에 환자들의 곤한 눈이 
마주한다.

고개를 돌렸다... 그들은 결코 동물원의 원숭이가 아닌 것이다...

힘든 싸움을 계속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자못 숙연해졌다...


이 곳에는 또 침대가 온통 비닐로 차단되고 한곳으로만 흐르는 층류가 설치된 
곳이있는데...

이곳은  골수이식을 받은 환자가 회복을 하는 곳이다.

골수이식을 받은 환자들은 혈액에 남아있는 세포가 대부분이 아니라 아예 없을 
정도라고 생각하면된다...

이렇게 없애놓은 다음에야 다른 사람의 골수세포가 자리 잡고 분열을 시작해 새 
세포들을 만들게 되는것

이다. 따라서 방금 골수 이식을 받은 환자들은 설상가상의 면역력 저하로 인해서 
완전무균 상태로

있어야만 치명적 상황을 피할 수 있게되는 것이다. 이때는 의사도 직접적 접촉을 
해서는 안되기 때문에

비닐에 부착된 장갑으로 환자를 만지고 청진기도 귀에 꽂는 부분만 밖에 드러나 
있다.

심지어는 스스로 채혈을 해야할 때도 있다...

결국 환자는 이 안에서 골수가 회복될 때까지 밖에 나오지도 못한 채,

병과의 싸움에 앞서서 고독과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에 이겨야만 하는거겠지....




격리실을 나와 마스크를 벗고 다시 '바깥세상'의 공기를 들이 마셨다...

조금전보다 훨씬 더 오염되었을 공기이지만...

이런 공기를 맘놓고 마실수 있음에 새삼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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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aze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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