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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uksung ] in KIDS
글 쓴 이(By): IndiPia (이상한나라�x)
날 짜 (Date): 1995년08월14일(월) 00시39분23초 KDT
제 목(Title): 다시 일어서는 지식인들을 보며



요즘 우리나라의 슬픈 현실에 실망하고 있었을때,
희망이라는 두글자를 떠올리게 해준 글이어서 여기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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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어서는 지식인들을 보며                    <만리재에서>

한국은 죽지 않았다.
삼풍백화점 붕괴참사와 시프린스 오염사고로 온 나라가 엉망진창으로 
돼 갔지만 우리는 죽지 않았다. 이 땅은, 우리들의 아들딸이 계속 살
아갈 이 강산은 아직 희망이 있는 것이다. 고려대 교수들이 앞장섰다.
'5.18'이라는, 한국전쟁 이래 가장 처참한 민족의 비극에 대해 그 어
떤 가해의 책임도 묻지 않겠다고 검찰이 공표했을 때 우리는 절망했다. 
검찰이라는 기관이 역사에 대해 그 무슨 절대의 심판권을 가졌기 때
문이 아니다. 역사가 두려웠기 때문이다. "1995년이라는 해에 대한민
국이 검찰 당국이 '5.18 학살'애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렸을 때 나의 
선조이신 당신을 어디서 무엇을 하셨습니까?" 

  훗날 우리가 그 검찰 당국자들 나아가 집권자들과 같은 시대에 살았
다고 고백해야 할 때 후손들이 역사의 이름으로 우리를, 특히 이 시대
의 지식인들을 결과적으로 대학살을 방조한 것과 다름없는 '공동정범'
으로 규정하는 사태를 일단 앞장서서 막고 나선 것이다. 지식인 집단 
가운데 가장 먼저'5.18 검찰 수사에 대한 우리의 견해'라는 이름으로 
항의비판 성명을 낸 고려대 교수 1백31명은 한국의 지식인 사회가 죽
지 않았다는 희망의 불씨를 지펴준 것이다. 그뒤를 민족문학작가회의,
민주화를 위한 광주 전남교수협의회,경북대 교수들, 한신대 교수들...
양심의 항의는 지금도 줄곧 이어지고 있다. 물론 광주의 학생과 시민
들, 민주화운동단체들은 가장 강렬하고 세차게 항의를 표출했다. 
 만일 이시점에서 5.18에 대한 검찰의 잘못된 판단을 그대로 넘겨버린
다면 엄청난 죄를 짓는 것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한 사람 한 
사람마다 5공의 압제속에서 민주화를 위해 힘차게 투쟁하고 저항했을
지라도 그렇다. 사실상 그 모든 노력을 논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완전
히 무화시켜 버리는 일이 되기때문이다. 그것은 과거의 반독재 정신에
 대한 현재의 무효화 선언이자. 미래의 대학살에 대한 현재의 승인인 
것이다 다시 지신인들이 이땅의 최소한의 양심과 정도를 위해 목소리
로나마 일어서는 것을보며 메말라가기만 하는 가슴이 울렁거림을 느낀
다. 비록 이 선언이 현실 정치와 법률체계 안에서는 강제집행력을 가
지지 못할지라도 그 연장선 위에 우리의 희망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이 희망의 힘들이 모여 언젠가는 역사를 제대로 쓰는 날이 올 것이라
고 확신한다.

                 -한겨레21 72호(1995.8.17일자) 편집장 오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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