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Duksung ] in KIDS 글 쓴 이(By): tweny (*마드모젤*걯) 날 짜 (Date): 1997년05월27일(화) 12시07분29초 KDT 제 목(Title): 주제파악 시를 쓴다고 끄적인게 십년은 된거 같다. 여기저기 떠돌아 다니지만 내가 떠나지 못하는 모임이 있는데 바로 시모임이다. 다니다 지쳐서라도 한번 들르게 되는 곳에서 나는 털털하고 가식없는 사람들을 만나 오랜 긴장을 한꺼번에 풀어 버리곤 한다. 내가 그곳에서 안되는 시로 잡고 늘어진지 3년째. 명색이 중견 회원이라 감투도 하나 덜렁 쓰고 있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거쳐가지만 결국 남을 사람만 남는 그 공간에서 감투라는 것은 실은 별 것이 아니다. 하지만 새로운 사람들에게는 안내를 해야할 의무가 있으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가장 먼저 다가서며, 새로운 신입을 받아야할 의무가 있는 것이 바로 감투이다. 수 많은 사람들이 가입신청을 한다. 하나같이 [시를 사랑한다]라는 이름으로 어 중이 떠중이 키츠 밖에 읽은게 없는, 때로는 나의 초기처럼 교과서가 전부인 듯 아는, 그리고 푸념이 시라 생각하는, 읽기를 좋아하는, 독설을 좋아하는 수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고 있다. 가입은 한달에 한명이 채 안되는 실정이지만서도. 매번 똑같은 질문으로 애정이 있다면 그 애정을 표출할 줄 알아야할텐데 말뿐인 애정 에 누가 혹하여 따르겠는가? 남녀 문제도 아닌데 수없이 사랑한다 입으로만 지껄 여 진행이 될 것들이 아니잖는가. 그런 사이비들을 붙잡고 몇개월을 설명하다 지 쳐서 이젠 선전포고를 했다. 최소한 공지와 가입조건조차 읽지 않는 사람들은 가 입 권한조차 박탈하겠다고. 권력남용인가? 하루는 한 사람이 시에 대한 평을 부탁한다. 내게가 아니라 전 회원 또는 비회 원에게. 실상 평한다는 것은 어설픈 시인을 자처하는 이들에게 욕먹기 쉬운 일이 라 피할까 하다 몇자 적어놨다. '모더니즘 또는 포스트모더니즘이란 이름으로 시 도되었던 시들이 다시 적힌다하여 시라 분류되기는 어렵다'라고, 결국 말을 돌렸 을 뿐이지 '그게 시냐?'라는 비꼼에 지나지 않는 말이다. 이 친구가 꽤 어린 친 구였던지 '내 시가 누구의 표절이냐!'라는 어처구니없는 반박을 해왔다. 과연 그 친구는 모더니즘을 아는가, 포스트 모더니즘을 아는가? 가만히 여기까지 생각을 하고 행동을 하다보니, 나를 돌아본다. 모니터에 얼핏 비취고 있는 내 모습. 안경을 쓰고 머리를 올려 버리고 별다른 표정없이 입을 꼭 다문 나의 모습. 나는 시를 쓰는가, 나를 시를 사랑하는가, 나는 진실한가. 타인 에게 비수를 꽂을만큼. 결국 나는 아무 것도 아니였다. 슬며시 모니터 안의 내가 자조적 웃음으로 입술 한켠이 올라가고 있음을 보고 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