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Duksung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강 은 서) 날 짜 (Date): 1996년07월05일(금) 10시38분39초 KDT 제 목(Title): 술이 있는 새벽 잠이 안온다. 자야겠다고 스무번도 넘게 중얼거려보지만 쉽게 잠이 올것 같지 않다. 덥고 찐덕한 날씨마냥 생각조차 끈끈해진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 밤에 깨어있다는 것이 이렇게 곤역스런 일인지 몰랐다. 밤에, 새벽에 깨어있는 게 좋을 때도 있었다. 대학와서 술이란 걸 배웠다. 고등학교때까진 남들 다 마시는 수학여해때조차 ㅇ 난 술을 마셔본 기억이 없다. 고등학교 일학년때까지 오락실앞을 지날때면 땅에 머리가 박힐 정도로 고개를 숙이고 다니던 내게 술이란 하이틴 로맨스만큼이나 금기시됐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사실 조금 억울하기도 하다. 누구나가 통과의례처럼 겪어나가는 시기를 난 왜 굳이 왜면하려고 했는지.. 암튼. 새터에 가서 처음으로 맥주를 마시면서 이런 걸 왜 마시나 하는 생각도 했었던 거 같다. 미팅, 개강파티, 대동제... 그렇게 술이 늘어가면서 가끔은 술이, 정확히는 소주가 입에 딱 붙는 거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선배와 친구들과 함께하는 술자리가 늘어갈수록 밤에, 새벽에 깨어있는 시간 또한 늘어갔다. 한번도 크게 부모님 말씀을 거른 적이 없었던지라 내 첫번째 외박은 전화를 드렸음에도 호된 꾸지람을 감수해야햇다. 술을 너무 많이 마셨고 그런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럴만한 용기도 말주변도 없는.. 난 원래가 그런사람이다. 언제나 같은 곳, 같은 사람들, 같은 얘기...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날 아껴주는 사람들과하는 술자리는 언제나 기분좋은 일이다. 학교앞 개울가에서 솟아오르는 물안개, 어느샌가 내 앞으로 성큼 다가서 나를 삼켜버릴듯이 서 있는 북한산, 그 사이 부옇게 뭬틸윱� 새벽... 대동제 마지막날 민주마당에서 어스름 짙은 북한산을 마주하고 마시는 막걸리 한잔. 학교앞 포장마차에서 대책없이 마신내 등을 두드려주던 선배언ㄴ니의 따뜻한 손. 이 새벽 그 느낌들이 그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