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gD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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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ongDuk ] in KIDS
글 쓴 이(By): twenty (발할라궁전)
날 짜 (Date): 2001년 2월 27일 화요일 오전 11시 52분 07초
제 목(Title): 날이흐리다


 창밖으로 내려다보는 테헤란밸리 주변이 뿌옇다.

 날이 흐리고 바람이 부는날 김수영의 '풀'이 떠오른다.

 그러고 보니 내가 좋아하는 시 대부분이 강인하고,강렬한 인상의

 무언가 단단하게 죄어오는... 나를 각성시키고 자극시키는...

 업무가 바뀔듯하다. 기존업무의 인수인계중인데, 인계자가 좀 걱정스럽다.

 AS기간이 상당할듯...-_-a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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