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gD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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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ongDuk ] in KIDS
글 쓴 이(By): charina (보잉~)
날 짜 (Date): 1997년10월26일(일) 02시48분39초 ROK
제 목(Title): [보잉~] 엄마.




 엄마는.. 지금 내 옆에서 곤히 주무시고 계신다.
 
 나와 얘기가 하고 싶으셨는지, 내가 귀가한 이후 줄곳 내 침대에 
 
 누워 계시다가 잠이 드셨나보다. 욕실에서 샤워를 마치고 방에 돌아왔
 
 을때, 엄만 이미 새근새근 규칙적인 숨소리를 내고 계셨다.
 
 난 요즘 여기저기 강아지를 물어보고 다닌다.
 
 엄마가 너무 외로워 하시는것 같아서 보기가 안스럽다.
 
 지난달에 작은 언니가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고 나서 모든게 바꿨다.
 
 언니의 부재는 엄마와 나에게 생각보다 너무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엄마는 외로움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별의 별 약을 다 드시고 계시고,
 
 엄마보단 조금더 젊은 나는 약보다는 술에 의존하고 있다.
 
 술을 먹다보니 자연히 귀가 시간은 늦어지고, 그렇게 되면 엄마랑
 
 얘기할 수 있는 시간도 줄어들고, 밤이면 불면증에 시달리시는 엄마는
 
 새벽에야 겨우 잠이 드시고, 그런 엄마를 깨우기 안스러워 아침에
 
 살글살금 준비하고 나는 집을 나서고..
 
 정말 악순환의 반복이다.
 
 피곤하면 밤에 잠이 잘 올까 싶어서, 오늘은 낮에 하릴없이 시장을
 
 돌아다니셨단다. 그러다 언니가 잘먹던것들이 자꾸만 눈에 띄어서
 
 눈물을 찔끔거리며 돌아오셨단다.
 
 흠.. 난 요즘 귀가길 버스에서 될수 있으면 문쪽으로 서서 간다.
 
 창문쪽으로 서면 63빌딩을 보게 되고, 그러면 그 언젠가 처럼
 
 아직도 언니가 그곳에 있을것 같아 와락 눈물이 쏟아질까봐서이다.
 
 몇번이고 언니한테 전화를 할까 하다가도 그만 둔다.
 
 전화기를 통해서 듣는 언니의 흐느낌은 내 심장을 조여들게 한다.
 
 그래서 생긴 증상인지, 요즘은 혀에 전기가 오는듯한 느낌이 들때가
 
 있다. 쏴아 하고 쥐가 오르는것 같기도 하고.. 혀가 많이 따끔거릴때는
 
 양치질 하는것도 무척 괴롭다.
 
 내가 조금만 더 현명했으면, 엄마와 나.. 이렇게 힘들진 않았을텐데..
 
 나와 얘기하고 싶어하시는 엄마를 자꾸 피하는건 왜일까..?
 
 내 삶의 무게 만으로도 너무나 벅차서..?
 
 난 왜이리 현명하지 못한가..!
 
 무능력한 내가 싫다. 
 
 엄마를 내 침대에서 불편하게 잠들게 만드는 내가 싫다.
 
 
                   1997.10.26
                   
                   엄마는 술냄새를 싫어하셔.. 보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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