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Dongduck ] in KIDS 글 쓴 이(By): damian (윤 혜 경 ) 날 짜 (Date): 1996년02월06일(화) 20시36분14초 KST 제 목(Title): TV는 사랑을 싣고 와 나 신문을 보면 난 늘 거꾸로 읽는다. 첫면의 화제나 이슈보다는 뒷장부터 읽어보는 여러가지 잡다한 소식들이 더 재미있다. 특히나 요즘같이 선거를 앞두고 정치면에서 다루는 이야기들이 그저그럴땐 오히려 성덕바우만군때문에 국내에 붐이 일게된 골수기증운동 확산 같은 기사들이 더 감동적이다. 연애란을 보았더니 KBS가 시청률 1~10위까지 꽉 채우고있었다.예전에 드라마에 있어서 MBC에서 현저히 밀렸던 때를 생각하면 가히 역전에 역전이 아닐수 없는 일들이다.SBS에서 부자유친이 하나 끼여있었는데 ,,,, 그중에 2위가 TV는 사랑을 싣고 였다. 저번에 밥먹다가 우연히 본 그 프로에서의 장면은 보는 사람에게 눈시울을 글썽이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가수 혜은이 남편인데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학창시절에 소위 날나리였나보다. 그래서 퇴학맞을뻔 했는데 그 당시 담임선생님때문에 학교는 졸업이 가능했나보다. 그래서 그 선생님을 부르는 순간이었는데 선생님이 나오자 이제 나이 중년을 바라보는 그 탤런트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그리고 엎드려서 절을 하는 것이 아닌가.. 화면은 그 장면을 점점 클로즈업해나간다. 그의 눈에 고인 눈물.... 선생님이란 때로는 한 개인에게 있어서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것도 같다. 중학교 1학년때 국어선생님이 계셨다.내가 가장 좋아했던 선생이기도 했다. 선생님 집이 재개발때문에 이사가기 전까진 해마다 크리스마스 카드를 꼬박꼬박 보냈었고, 나의 가장 어려웠던 시절의 고민과 문제들을 한움큼 묶어서 고등학교 시절에 편지를 보냈던 가장 그리운 선생님이기도 했다. 그러던 것이 대학2학년때 부터 연락이 잘 되지 않았고(본인의 게으름때문에) 우연히 내가 현재 봉사하고 있는 교회아동부 부장님과 그 선생님이 같은 학교에 계시다는 것을 알았다.부장님을 통해서 들은 선생님의 소식은 작년에 결혼을 했고 이제 남편을 따라서 원주로 내려간다는 이야기였다. 결혼을 하셨구나...안 하시줄 알았는데. 추위때문인지 아직 눈이 녹지 않아서 비탈을 올라가는 길이 미끄럽다. 옥수동 내가 생각하기에는 꼭대기에 있는 학교가 선생님이 계신 옥정중학교였다.토요일 오후 아이들이 저마다 밀려나오는 시간에 이렇게 중학교 아이들에게 파뭍혀서 학교 교무실을 찾아가기는 처음이다.실내화를 싣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무척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교무실에 아직도 나무를 집어넣어서 태우는 난로를 피우고 있는, 마치 시골의 어느 학교 교무실을 연상시키는 분위기이다. 그리고 선생님을 보았다. "선생님, 저 누군지 기억하세요?" " 아니, 혜경이 아냐.." "선생님 많이 늙으셨네요.." 둘이 마주보면서 비식 웃어보인다. 그렇구나.그때가 선생님이 졸업하고 바로오셨고 난 그때 중학교 1학년이 었으니 서로 늙어가는 거구나... 10년이 지난 세월의 흔적이 선생님의 얼굴에 역역히 드러났고 나 역시 선생님 눈에 그렇게 비쳐졌으리라.. "요즘도 많이 고민하고 사니?" 그 질문엔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솔직히 요즘 하는 고민이야 내가 앞으로 어떻게 밥을 먹고 살아야 하는 그런 고민이니깐... 예전 처럼 내가 살아가는 삶에 대한 진지한 사고들이 없어져 버린지는 꽤 되었다.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선생님한테 하고 싶진 않았다. 아마 부끄러워서 일지도 모르겠다.너무 안일하게 살아가는 삶에 대해서. 선생님은 전산과가 적성에 맞는지 걱정도 하신다.나한텐 별로 어울리지 않는 과라고 생각하셨나보다. 선생님을 생각하면서 가장 확실히 기억 나는건 중3때 전교조 문제인것 같다. 그 당시 선생님이 전교조에 가입하셨으니까.. 그 분의 삶이나 사고는 늘 그렇게 진취적이었다.그건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듯 하다.교회 부장님께 들어본 바론.. 그리고 앞으로도 선생님의 그러한 생각들이 여전하실듯 하다. 길게 이야기는 나누지 못했다.남편분이 원주에서 올라오셔서 선생님을 데리고 가셔야 했기 때문에.. 덕분에 남편되시는 분도 봤다. 2분이 나란히 차에 앉아 계신모습이 왠지 선생님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어색하다. 10년만의 만남 그리고 10분간의 해우 그리고 그 분은 원주로 가시고 난 이제 사회인이 되고 기약없는 만남의 시간들. "원주가 얼마나 조용한지 알아? 서울에 오니깐 왜이렇게 시끄러운지.. 어쩌면 강원도 산골에 아니면 바다가 보이는 곳에 발령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서울 아이들은 이제 좀 질리기도 하고... 언제 강원도에 들리면 연락하고 놀러와라. " 선생님껜 바닷가가 보이는 강원도의 학교가 서울의 시끌벅적한 학교보다 더 나을것 같다. 다시 미끄러운 길을 내려와서 도시의 복잡한 소음속으로 들어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