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omicsAnim ] in KIDS 글 쓴 이(By): clone (한시적좌파) 날 짜 (Date): 2003년 7월 11일 금요일 오후 10시 40분 32초 제 목(Title): 키노의 여행 12, 13화 키노의 여행이 13화를 끝으로 완결되었습니다. 근래에 보기 드문 깊은 내용을 가진 훌륭한 애니였습니다. 12, 13화를 연속으로 보고 나서의 감상은 우습게도 '욕나온다.' 였습니다. 기분나쁘고 잘못만들어서 그런 게 아니라, 그렇게 평온한 얼굴로 그토록 잔혹한 이야기를 태연하게 해버리는 작가에 대한 분노와 경탄이 치밀어 올라서입니다. 12화 평화의 나라에서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벌이는 전쟁방식에 대해 인간으로서 분노하면서도 한편으론 그 관장의 '다른 좋은 방법이 있습니까' 라는 질문에 대해 키노와 마찬가지로 대답할 수 없는 저 자신이 너무 밉게 느껴졌습니다. 13화는 대미를 장식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너무나 완벽한 연출을 보여줬습니다. 처음부터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봤습니다. 너무나도 평온한, 너무나도 친절하고 아름다운 나라인데 목에 가시가 걸린 것처럼 심한 위화감을 느껴야 했습니다. 아마도 키노의 어릴 적 모습과 너무나도 닮은 사쿠라를 보고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쿠라를 보면서 뭔가 모를 긴장감과 참혹한 미래를 연상하면서도, 아무 사건도 일어나지 않는 것을 보며 마음을 풀어버리게 됩니다. 키노가 일생 처음으로 하루 더 머무르고 싶다고 말했을 때, 저 또한 키노처럼 완전히 방심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거기에 대한 마을 사람들의 반응이 이상하게 느껴지면서도 당연하다고 여기게 만든 심리적 장치가 있습니다. 애당초에 여행자에게 친절한 나라가 아니었는데 갑자기 그렇게 많이 바뀔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 하는 선입견이죠. 이 선입견 때문에 피박쓰게 됩니다만... -_^ 아뭏든 클라이막스가 지나고 그 전의 장면들이 눈앞에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며 뭔가 모를 위화감의 정체가 드러나고 알 수 없던 사실들의 퍼즐이 맞춰졌을 때, 저같은 일부 사람들은 욕까지 나오면서 전율하게 됩니다. 정말이지 작가가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워집니다. 이렇게 작가가 미워지는 애니는 피규어17 이후 오랜만이군요. 소설이 원작이라는데 읽어봐야겠습니다. 애니도 잘 만들었지만 그런 이야기를 소설로 읽는다는 건 또다른 재미가 있으니까요. 미소녀 순정 잔혹극(?) 키노의 여행, 한쿨로 끝난게 아쉬운 걸작이었습니다. ----------------------------------------------------------------------------- " 날지 않는 돼지는 그냥 돼지일 뿐 " - Porco Rosso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