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omicsAnim ] in KIDS 글 쓴 이(By): clone (한시적좌파) 날 짜 (Date): 2002년 12월 22일 일요일 오후 10시 41분 01초 제 목(Title): Re: 하이바네 연맹 완결(스포일러 없음) 너무 짧게 끝내버려서 아쉽군요. 세계관과 설정을 보면 얼마든지 2쿨, 3쿨 짜리로 만들 수 있는 애니인데 말입니다. 밝혀지지 않은 비밀도 많고 해야 할 이야기도 얼마든지 남아 있습니다. ----------------- 이하 스포일러 ------------------------- 하이바네는 전생에 자살한 사람들이 다시 태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맞는 것 같습니다. 레키는 열차에 뛰어들어 자살, 락카는 높은 곳에서 투신자살, 네무는 수면제자살이 되겠군요. 다른 아이들은 고치의 꿈이 기억나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역시 자살이나 사고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결국 하이바네는 자신이 지은 죄를 속죄하기 위해 가난한 삶, 베푸는 삶을 하게 된 것입니다. 아름다운 이야기만은 아니면서도 또 아름다운 이야기일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와시와 토우가는 독립의 날에 벽을 넘지 못하고 날개와 광륜이 없어진 하이바네이죠. 인간도 아니고 하이바네도 아닌. 그들은 벽을 통해 교역을 하는 것으로 남은 생을 영위합니다. 그들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가운데 늙어 죽습니다. 용서받지도 못하고 자신의 죄를 짊어진 채 먼지로 사라져 가는 자들. 얼굴을 보이지도 못하고 말도 하지 못하면서 마치 시지프스처럼 끝없이 자신의 속죄를 하는 자들. 그들이 토우가였던 것입니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법. 아름다운 착한 하이바네들의 이야기 뒤에는 이렇게 마지막 구원의 기회조차 놓쳐버리고 신에게서 버림받은 토우가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있었던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벽이란 것은 죄인인 하이바네들을 심판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그들을 가두는 감옥이기도 합니다. 이것을 새만이 넘을 수 있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를 가집니다. 새는 시베리아-동아시아 샤머니즘에서 신의 사자로서 인식됩니다. 특히 까마귀는 신성시되어 왔습니다. 우리 나라에선 까마귀가 적어서인지 까치가 그 대역을 하고 있습니다만, 역시 고대 신화나 유물들을 살펴보면 까마귀가 신성시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까마귀는 이 작품에서 신의 사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락카를 구원하고, 쿠우를 독립의 날로 이끌었습니다. 독립의 날, 빛의 주변에 몰려드는 까마귀들은 영생을 얻은 하이바네를 축복하는 천사들입니다. 따라서 레키는 '새에게서 구원'받았지만 결국은 신에게 구원받은 것입니다. 락카는 레키를 구원하는 순간만큼은 신의 대리인이었던 것이죠. 아뭏든 좋은 작품이 너무 일찍 끝나서 아쉽군요. 일본의 방송시스템을 원망해야 하는지... ^^;;; ----------------------------------------------------------------------------- " 날지 않는 돼지는 그냥 돼지일 뿐 " - Porco Rosso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