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omicsAnim ] in KIDS 글 쓴 이(By): clone (한시적좌파) 날 짜 (Date): 2002년 7월 14일 일요일 오전 07시 12분 08초 제 목(Title): 지구를 향해 원제 「地球(テラ)へ...」, 다케미야 케이코(竹宮惠子), 1980년작. 예전에 이 게시판에서도 몇 번 언급되었던 작품이죠. 어린 시절에 보고 무지 감동먹었던 작품이죠. 최근에 신비로 애니피아에 한국 TV 방영판이 올라와서 얼른 받아서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거 불법 아닌가요? 하긴 굳이 따지자면 다 불법이겠지만... ^^) 첫인상은... 조금 실망이었습니다. 열악한 화질에 (얼굴이 뭉게져서 안보인다는...-_-), 성우들의 연기는 개떡입니다. 아예 책을 읽던가, 후까시만 잡던가(덕택에 연설장면 만은 그럴싸 했다는. -_-), 아니면 어색한 감정표현으로 작품의 분위기를 완전히 '깨더군요'. 어릴 때는 이런 성우들의 연기에도 어색함을 못 느꼈으니 아무래도 견문과 행복은 반비례하는 것 같습니다. 거기에 사운드는... 역시나 80년작 아니랄까봐 진짜 옛날 티 팍팍 나는 특수효과 음향들... 동영상 자체의 음질이 안좋아서 그런 것도 있지만 상태 좋은 원판이라고 해도 세련되다고는 절대로 말해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한국어로 더빙/재녹음 하는 과정에서 특정 음역이 (특히 저음) 열화되었다던가 해서 효과음이 엉망이 된 것일 수도 있군요. 이건 일본 원판을 봐야 확인이 가능한 문제고... 뭐 이것들은 굳이 말하자면 작품 외적 요소니까 고려에서 뺀다고 하더라도, 연출이나 작화가 어색한 점도 좀 많이 보입니다. 그러나 제작년도가 1980년인 것을 생각한다면, 그 당시의 기준으로는 굉장히 잘 한 것이지요. 하여간 처음 30분간은 '이걸 봐 말어'하면서 십수번씩 멈춰가며 볼까 말까 고민을 했습니다. 그러나, 러닝타임 30분이 넘어가고 40분이 넘어가면서 부터는 점점 눈을 뗄 수가 없어지더군요. 내용의 프렛셔가 가해지면서 화질이나 음질은 문제가 아니게 됩니다. 점점 몰입하게 되어서는 클라이막스에 해당하는 80분경의 나스카 별 파괴장면에서부터는 아예 '미칩니다'. 이미 한번 봐서 알고 있는 내용인데도 그 극의 긴장감과 철학적인 깊이가 완전히 끝까지 보지 않고는 못견디게 만들더군요. 하여튼 대작은 대작입니다. 보고 또 봐도 질리지가 않는군요. 언젠가 여유가 생기면 꼭 제대로 된 소스로 소장하고 싶은 작품입니다. TV에서 해줬던 한국어 더빙판은 내용을 컷트한 게 눈에 거슬릴 정도로 많습니다. 원판의 러닝타임이 119분인데 한국판은 105분입니다. 오프닝, 엔딩도 짤랐으니까 그거 제외하고도 대략 10분가량이 본내용에서 잘려나갔습니다. 애니건 영화건 가위질은 최악의 범죄입니다. 원작자가 가위질 하는 것은 '편집' 이지만 제 3자가 하는 것은 '훼손'입니다. 꼭 제대로 된 소스로 소장해서 나중에 자식 생기면 꼭 보여줄랍니다. '자식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애니'에 1순위로 하나 추가입니다. 그리고... 어린 시절에 볼 때는 몰랐는데, 꽤나 난감한 장면이 있더군요. 나스카 별에서 솔져 조니가 사람들 모아놓고 '여기서 이렇게 살아보니까 해보고 싶은 일이 생겼다. 예를 들면 어머니 태 안에서 아기를 자라게 하는 것이다.' 하고선 사람들을 쭉 보는데 다들 미친 놈 보는 듯한 표정이죠. 여기선 인공자궁에서 자라는 시험관 아기가 일반 상식이니까. 자기도 멋적었는지 '됐다. 잊어버려라.' 하는데 카리나(후의 아내)가 나서서 '나라면 찬성이다. 해보겠다. 내 몸으로 아기를 낳아보겠다.' 하면서... 솔져하고 요--상한 분위기가 형성이 됩니다. 솔져는 고마워하면서 어쩔 줄을 몰라하고... 이건 바꿔말하면 이렇죠. '나 장가갈래.' '응 내가 니 아기 낳아 줄게.' 이 짓거리를 공식 회의석상에서 하고 있는 겁니다. 민망해서 어쩔 줄을 모르겠더군요. ^^;;;; ----------------------------------------------------------------------------- " 날지 않는 돼지는 그냥 돼지일 뿐 " - Porco Rosso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