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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icsAnim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asdf) <210.102.105.54>
날 짜 (Date): 2001년 9월 28일 금요일 오전 07시 33분 08초
제 목(Title): [P] 한국 애니 이렇게 만들면 망한다(1) 


   
 

글쓴이: 김낙호

(capcold@nownuri.net | http://www3.shinbiro.com/~capcold)

 

 

0. 들어가며

... 지금껏 계속, 꾸준히, 과다할 정도로  애니를 봐오면서 한 가지 확실해 진 
것이 있다.  

"나는 일본 애니를 가장  많이 봤다'는 것.

물론 일본과 한국의 문화적인 유사성이나, 일본 애니가 규모면(작품 숫자 
말이다 - 제작비가 아니라)에서 세계최강의 면모를  자랑하는 것도 한가지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잘 만들었다'는 것이다. 

물론 일본 애니도 잘만든 것,  못 만든 것 다 있지만,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잘 만든 것들이 참 많다. 한국같은 외국에 지하시장을 통해서까지 들어와야만 
할 정도의 작품들이 쌔고쌨다. 

물론 아주 쓰레기같은 물건들도 많지만, 우선은 논외로 하자.

지금 무슨 일본칭찬하자는 판이 아니니까...

항상 이쯤 이야기가 전개되면  하는 말이 있다. '그런데  한국은뭐냐?' - 
"워낙에 무슨 일을 하든지 간에 일본과의 경쟁에 불을 올리는 한국, 그 국민의 
일원으로써 그런 생각은 너무나 당연하겠지."

그래서 필자도 한국애니를 의식적으로 많이 보려고 항상 노력한다

('아마게돈'을 개봉 첫날 첫프로로 예매까지 해서 봤던  걸 생각하면...). 

그러다가 뭔가 '공통점'을 찾아낸 듯한  느낌이 들어서 이렇게 자판을 든다. 
'한국애니의  정형', 한국애니를 안팔리게  만드는 그 무엇(물론 신동헌 감독의 
'홍길동'같은 전설적인 고전들을 이야

기 하는 것이 아니라,  요새의 '추세'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한번썰을 
풀어보도록 하자.  (그런데 사실 밑의  이야기들은 상당수의 일본 애니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무슨 일본

칭찬하자는 자리가 아니니까)

 

1. 주제 : 환경문제 이야기는 이제 좀 그만!

근미래. 인간의 자원  남용으로 지구는 황폐화되었다.

대자연은 열심히 말라 비틀어지고. 우리 씩씩한 주인공들은 이제 자연을 
회복하러 모험에 나선다.

라젠카. 전사 라이언. 해모수. 윙고. 그리고  아직 기획/제작단계에 있는 
수많은 작품들. 최근 이야기의 경향은 바로 '자연 보호'다.

우리 녹색지구를 열심히 지켜내자 / 회복하자. 언제부터 대한민국이 그린피스의 
본산지라도 된 듯이 이렇게 되었는가? 언제 자연환경을 신경이나 썼다고.  
아직도 낙동강은 낙똥강이고,  금수강산은

깡통강산이데 말이다. 

그럼에도 요새 한국애니의 큰 경향은  '환경보호'다. 왜?

만인이 공감하며, 정치 중립적인 진지한 주제라는 강박관념이다.

어차피 한국애니는 내수시장만으로는 장사가 안된다. 

되더라도 '애니에서 투자하고 팬시상품에서 뽑는' 식이다(라고 해봐야 
'둘리'이외에는 거의 모조리 적자행진이었다). 

여기서 '제작자'들의 사고회로를 따라가 보자. 

'해외시장 개척 ->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주제'. 뭐 사랑, 충효, 인간애, 
...등등의 추상적 인간가치들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거기에다가 '평을 잘 받으려면 뭔가 '진지한' 구석 - 결국, '교훈성'의 
이야기일 터이다 - 이 있어야 한다'라는 생각. 하지만 정치적인 주제는 
아무래도 '애니는  애들꺼다'(그리고 애들에게는 뭔가 좋은  교훈을 가르쳐줘야  
한다)라는 고정관념, 그리고 말 잘못꺼냈다가 위에서 혼날까봐 두려워서  
못꺼낸다. 사실 이것이 얼마나 모순된 말인가. 

요새 세상에  정치적인 가치가 없는 것이 얼마나 된다는 말인가. 

결국 뭔가 정치중립적이면서도 전 세계적으로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진지한 
문제점을  찾아낸다는 것이,

결국 항상 '환경문제'로 귀결되는 것이다.

사실 환경문제를 다룬다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도 
그랬고, 'Fern Gully'도 그랬으니까.  실제로 환경문제를 다루는 작품들은 전 
세계에 퍼져있다. 

하지만 그러한 주제선정이 천편일률적이고 경직된 사고방식과 제도의 
부산물이라면  문제는 심각하다. 문제는 '환경문제'가 아니다.  이제 
'누구에게나 좋게 보이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시각을 탈피해야 한다. 

문제를 일으켜야 한다. 

논의를 만들어내야 한다. 

'자유로워야' 한다. 

'메모리즈' 2화의 가시 돋힌 자아 비판이 우리나라에서도 어떤 식으로든 나올 
수 있어야 한다.

'진지하면서도 정치중립적인, 만인이 공감하는 주제  선정' - 듣기에는 좋은 
말이지만, 실제로는 이것이  하나의 거대한 고정관념인 것이다. 

애니라는 매체를  무슨 초등학교 교과서  취급하는 그 고정관념을 우선 버려라.

 

자, 우리의 망할 것이 뻔한 가상의 애니 기획을 시작해보자. 

가제는 '그린 네이쳐 가이아' (영어가 좀 섞여야  '폼난다'). 

우선 주제는 당연히도 환경문제다. 

배경은 당연히 근미래의 황폐한 환경, 그 속에서 나름대로의 공동체를 만들어서 
살아가고 있는 한 평화로운 마을에서부터 시작.

 

2. 소재. 로봇과 마법, 운명의 결합 - 지치지도 않나?

원래 일본애니에는 흥행의 2대 법칙이 있다. 

바로 메카(거대 로봇, 거대 전함 등)와 미소녀. 메카는 그 남성적 힘으로 '약한 
자신' 의 욕구불만을, 미소녀는 그 귀여움과 친근함으로 '사람 못 사귀는 
자신'의 욕구불만을 충족시킨다. 

그래서 가이낙스의 '톱을  노려라'는 테니스 만화 '에이스를 노려라'를 
원전으로 함에도 불구하고 미

소녀는 기본이고, 아무 맥락없이 무조건 초 - 거대로봇인 '건버스터'를 
등장시켰다.

한국 애니는 어떤가? 유감스럽게도, 확실한 스타성을 지닌 '미소녀 여주인공'을 
등장시킬 정도로 기술이 발달하지 못했다.  

도전적이고 발랄하면서도 뭔가 보호해주고  싶은, '매력만점'의 여주인공을 
내놓기에는 우선 사고방식 측면에서  너무나 보수적이고, 기술측면에서 '귀여운 
여자'를 작품 속에서 일관성있게 그려나갈 수 있

는 실력이 안된다(그런 점에서 '하니'가 계속 완성도  있게 전개되어 나가고 
발전하지 못한 것은 무척이나 아쉽다). 

뭐 여하튼 남/녀 주인공 이야기는 밑에서 다시 보도록 하자.

등장인물로 승부하지 못한다면, 눈은 결국 메카로 돌아간다.  

메카는 또한 완구업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장사하기 참 좋은 물건이다. 

게다가 남자애들은 로봇 만화만 보면 깜빡 죽지 않던가. 

'장삿속'은 로봇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로봇 이야기를 과학적인 측면에서 합리화시키기는 참 힘들다. 

그 자세한 설정으로 유명한 '건담'시리즈조차도 우선 작품이 만들어진 다음에 
팬들의 손에 의해서야 그 미노프스키 설정이  탄생할 정도니까. 

하지만 그래도 뭔가 대단하고 초월적인 뭔가가 있어야 하겠다. 

그래서 등장하는 것이 마법, 초능력 등의 것들이다.

게다가 '운명의 장난'도 들어간다. 뭐 주인공이 뭔가의 후계자라

든지, 그 일족이 전에 멸망했다든지 하는 것 말이다.

흥행공식. 소재를 그 공식  속에서 찾아서 쑤셔  넣으면 장사가 된다는 생각. 
그 생각은 참 가상하다. 하지만, 이미 공식까지 만들어질 정도면 개나 소나 다 
한번씩 써먹었을 것이다'라는 생각들은

하는지. 

진정한 '히트작'들은 공식에  안주하지 않고, 공식을  깨고 나온 것들이라는 
점을 잊고 있지는 않는지. 평범한 미소녀 변신물에 '때거지 변신소녀 집단, 
필살기, 그리고 격투'라는  발상을 더하여 기존 틀을 깨버리고 스스로  하나의 
'경향'이 되어버린 '세라문'을 보면서 '미소녀를 어떻게  등장시킬까'만을 
궁리한다면 그것은 참으로 한심한 노릇이다. 

'흥행소재'에 매달리지 말라(이왕 매달리려면 제대로나 매달리든지).

 

'그린네이쳐 가이아'로 돌아오자. 자, 소재는 3단 변신 로봇 3대.

각각 뭔가 또 상징하는 것들도 있겠지. 그래, 천, 지, 인으로 하자.

주인공들만이 이들을 조종할 수 있고,  동력원은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이다. 

물론 이것은 고대 문명의 유산이며, 그것을 만든 과학자의 혼이 담겨져서  
위급할 때면 나와서  구해준다. 

물론 주인공은 별다른 조종법을 익히지 않고서도 자유자재로 조종할 줄 알고. 
참고로 주인공들은 고대문명의 후예들이다. 

그래서 초능력도 아주 위급할 때면 자신도 모르게 발휘한다.

 

3. 남자 주인공. 니힐리스트 초 후까시 주인공?

남자주인공의 매력은 항상 시대에  따라서 달라진다. 

'쇠돌이'같은 열혈 주인공이 각광을  받는 시대도 있는  가 하면, '신지'같은 
나약한 주인공이 각광을 받는 시대도  있다. 

하지만 90년대의 (한국애니가 항상 그 모델로 삼곤 하는 일본 애니)  
남자주인공 경향을 살펴본다면 바로 '건방진' 주인공이다. 

미소년적인 외모와, 약간 삐뚤어진 듯한 성격. 그럼에도 항상 상황을 평정할 수 
있는 실력/잠재력. 이런 글들을 쓰면 가장 많이  예로 드는 (그만큼 한국 애니 
중에서 가장 기존 공식들을 열심히 연구하고 적용시키려 노력을 했다는, 그만틈 
피와 땀을 쏟았다는 말이리라  - 결과물은 아무래도 한계가 있었지만) 
'영혼기병 라젠카'의 남자주인공을 살펴보자.

외모가 건담윙의 '히로'의 디자인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일만도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런 이미지로 만들려고 하니까 그런 모습이 나올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반항끼를 나타내는 앞으로 살짝  떨어지는 삐쭉머리, 항상 노려보는 듯한 
이미지를 위해서 옆으로 가

늘게 짯고 위를 쳐다보는 듯한 눈,  약간의 냉소 내지 무표정으로 일관하는 입, 
날카로운 얼굴 윤곽. 게다가 약간 마른 듯한  체격까지.

인정하자. 다른 모습이 안나온다.

그런 삐딱한 녀석도, 자신의  과거와 운명을 하나씩 깨닳고,  또 여자 주인공의 
무조건 헌신적인 노력, 그리고 조연 하나쯤의 희생으로 인해서 정신을 차리고,  
'영웅'적인 모습으로 변한다.  

그리고 나서는 '자, 나가서 악의 무리를 물리치고 지구의 평화를 되찾자!'

식으로 돌진해 나간다.

일본에서 유행한 것을 한국에서 적용시키려면  참 문제가 많다.

애니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지지  않으니까. 일본에서 생긴 그러한 
경향이 매우 새롭고 충격적이라서 그것을 따르는  한국애니를 만들어서 완성할 
때 쯤이면  이미 그것은 개나 소나  다

한번씩 써먹은 방식이 되어버린다. 

사람들이 모두 식상해한다.

원래 주인공들은 '감정이입'이 잘되도록 하기 위해서 당대  사람들의 
시대정신을 반영해야 한다. 

내일의 죠, 알라딘, 에반게리온까지, 항상 당대를 가장 잘 반영하고 또 
이끌어줄 수 있는 주인공상

을 보여준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지 지금의 유행을  쫒는 정도가 아닌, 작품이 
완성되었을때의  시대정신을 예측까지  하는 정도의 연구를 보여주어야 한다.

게다가 남자주인공이 항상 스토리를 이끌어나간다는 고정관념도 참으로 
딱하다(그런 점에서 다시  한번 '달려라 하니'를  그리워할 수 밖에 없다). 
이렇듯 모든 짐이  두 어깨에 부여된 우리의 남자

주인공, 제대로 된 스타 이미지 구축도  못하고 바로 무너지기 마련이다.

 

'그린 네이쳐 가이아'. 남자 주인공 이름은 서양 동양 구분 없이 편히 부를 수 
있도록 '도일'로 하자. 중간 체격, 약간 마름. 머리는 당연히 삐쭉머리에 앞을 
살짝 가림. 반항적.  냉소적. 그러나 마음

은 사실 외로움. 부모는  당연히 어릴 적에  눈앞에서 비극적으로 돌아가셨음. 

사실은 고대 문명의 마지막 후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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