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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ksangeun (Mar.Proust)
날 짜 (Date): 1999년 9월 22일 수요일 오후 05시 34분 11초
제 목(Title): Re: 지브리와 선라이즈


역시 하이텔 애니메이트 글 인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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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명섭   (amasa   )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한계                  1994-01-27 16:07   47 line
 
   안녕하세요? amasa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하면 우선 밝은 분위기, 쾌청한 전원, 깨
끗한 용모와 심성을 가진 주인공등이 연상되는군요. 아! 그분  특유의
유머도요!! (하하하...) 저도 예외는 아니지만 이분의 작품은 그  '순
수성'에 큰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들 평가합니다. 좀 심하다  싶은  폭
력, 성애의 묘사, 어떤 정치적인 흑막등등은 눈씻고 찾아봐도  없습니
다. '성인용'으로 구분되는 '붉은 돼지'를 보더라도요.  그의  작품에
대한 청결함의 유지와 미에 대한 추구는 마치 30년대 김영랑시인의 시
를 연상케 합니다.
   그 순수하다는 것은 커다란 매력이 될 수 있겠지만, 나름대로 한계
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미를 위해서는 현실 - 주로 작자의 기준에  아
름답지 못하다고 판단되는 것들 - 과의 결별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그
것입니다. 더우기 미야자키감독의 경우에는 그 순수한 것이 지극히 상
투적이라는 점에서 식상케 합니다.
 
   그 기준의 하나는 아마도 유럽식의 백인문화가  아닌가  하는데요.
그의 만화에서는 (그가 일본인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전원을  다룬
'이웃의 토토로'를 제외하고는 거의 유럽의 인물,  유럽의  생활양식,
유럽문화의 그 독특한 분위기만을 살려내고 있습니다.  글쎄요...  제
기억에도 그분의 작품에서는 등장한 흑인이 생각나지 않습니다.  주석
님의 말씀대로 '인종차별'의 차원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나 '흑인
이 나오면 화면을 버린다...'라는 '아름다움에 대한  추구'의  면에서
그를 평가하자면, '백인'은 아름답고(작품에 써도 괜찮고),  '흑인'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그의 미에 대한 시각이 무척 개인적이고,  좁다
는 것을 나타냅니다.
   앞서서 정기님께서도 지적하셨듯이 전원에 대한 묘사(알프스의  하
이디, 코난의 하이하바, 바람의 계곡, 토토로의 일본농가등등)도 미야
자키하야오의 작품은 지극히 상투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도
시인이 가끔 즐길수 있는 정신의 고향'정도로요. 농촌은 그의  묘사처
럼 깨끗하고 쾌적한 곳은 아니지요. 일단 그의 농촌을 머리에 두고 실
제 농촌에 내려가면, 농부들의 땀냄새, 거름냄새, 가축들의 지독한 내
음....등에 놀라게 되죠. 또한 전통적으로  가난해왔던  농촌사람들의
경제적인 괴로움등을 더하면 미야자키감독의 농촌은 그의 의식에나 존
재하는 이상향 정도에 그치고 맙니다. 역시 그의 시각에 의해  아름답
지 못한 부분은 적절히 배제되었다고 볼수밖에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웃의 토토로'이후의 그의 작품에서는 어떤 신선감
- 재미 - 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점차로 그만의 '아름다움'에 지겨움
을 느꼈을까요? 어쩌면 잘 포장되고 주물러진 그의 세계에서 어떤  어
색함을 비로소 보게 되어서인지도 모릅니다.
 
   amasa
   Department of Computer Engineering, Hankuk Aviation University 
                                        sekim@mail.hangkong.ac.kr
                                   http://sekim.ce.hangkong.ac.kr
                                                  Sang-eun A.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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