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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seonguk ()
날 짜 (Date): 1998년 7월 15일 수요일 오전 09시 01분 24초
제 목(Title): Re: [라퓨타]


글이 조금 깁니다. 양해해주시길..

> puta란 단어는 스페인 어 입니다. 뜻은 갈보란 뜻이죠.
> 여성명사이므로 관사는 la 가 붙습니다. 그러므로 '창녀' 란 단어를 만들자면
> *좀 더 정확히, 어구를 만들자면.* la puta가 됩니다. 이걸 한단어로 압축해서
> 못알아보게 만든게 laputa, 흔히들 이야기 하는 라퓨타입니다.

허, 그런 뜻인줄은 몰랐군요.
분명 "좋은" 뜻은 아니군요. 그렇지만 제목으로 나쁘다..글쎄요..

만화영화를 포함해서 뭐든 제목이 꼭 건전 바람직할 필요는 없잖습니까.
게다가 라퓨타가 순수 아동용 만화영화도 아닌데 말입니다.

"미야자키"는 평소 만화영화에서 보는 이미지와는 좀 다른,
생각보다 교활하고 냉철한 사람이라고 봅니다.

제가 이전 글에서 미야자키 작품을 싫어한다는 말을 했는데요,
저는 가능하면 미야자키의 평소 이런 모습과 생각들이 보다 직접적으로,
만화속에서 표현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만화속 몇몇 장면에서 은근슬쩍
비추고, 그걸 다른 화려한 장면으로 잘 포장해서 내놓습니다만,
어째 관객을 우롱하는 느낌이 들어서 말입니다.

미야자키가 Cloud님이 말씀하신 "라퓨타"의 원어 뜻을 이해했는지는 솔직히
의문이긴 합니다. 왜냐하면 영화에 나오는 여자 주인공 "시타"의 last name
이 "라퓨타"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문제가 있지요..

허나, 라퓨타를 자세히 보다보면, 조금 다른 측면이 보입니다.
만화 초반에 남자주인공 "파츠"가 "시타"에게 자신의 아버지가 봤다고
주장하는 "라퓨타"를  설명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에
나오는 "라퓨타 섬"에 대해 간단히 "그건 단순히 몽상이었을 뿐이지"라고
일축해버립니다.
자, 이게 의미하는 것은 간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미야자키는 분명 걸리버 여행기의 "라퓨타" 섬에서 "하늘에 떠 있는 성"의
모티브를 가져왔습니다만 적어도 "만화영화 내"에서는,
라퓨타는 "원래 오래전부터 있었던 전설"이었으며,  걸리버 여행기의
제 3편을 쓸당시의 스위프트는 그 전설을 기초로 자신이 풍자하고자 하는
세상을 상상의 나래를 펴서 만들어놓은 걸로 설정해버린 겁니다.

이름의 의미고 뭐고, 만화영화에서 기초 설정을 바꿔버렸는데, 도대체
뭐가 문제가 되나요? 오히려 자기가 스위프트의 모티브를 가져온게 아니라,
만화영화에서는 스위프트가 "공중의 성"에서 "공중의 섬"으로 바꿔서
표절(^^)해버린 것으로 만들었는데요.. 게다가 만화 라퓨타의 배경은
스위프트가 살던 영국 웨일즈 지방입니다. 결국 스위프트도 어린시절
에 그런 전설을 듣고 자랐다는 설정이 되는 것 아닙니까 ?
만화든, 뭐든 창작 작품에서는 충분히 허용될 수 있는 일 아닌가요?

그러고 보니 오히려 스위프트를 엿먹이는 내용으로 봐도 되겠군요.


> 마르틴 루터 *중세의 신부. 검둥이 인권주의자 아님.*의 발언이며, 만약에
>미야자키가 그 말의 원 뜻을 제대로 이해했다고 하자면, 그래서 제대로
>재형상화를 했었다고 보자면 라퓨타의 이야기엔 인간의 이성이 가지는 맹점이며
>그 모든걸 치유하는 믿음의 능력이 부각되었어야 합니다. 어디 그렇습니까?

자, 그럼 원어의 뜻은 그렇다치고 과연 그 스위프트의 "라퓨타 섬"에 관한
내용을 미야자키가 이해했느냐를 또 생각해볼 수 있겠는데요..

Cloud님..지난번 공각기동대부터 계속 그렇습니다만, 작가가 "어떤 작품"에서
모티브를 가져왔을때는 반드시 그 작품이 주장하는 바를 찬동하여야 된다고
생각하시는 것은 아닌지요..
모티브를 가져왔을때는 그 원작의 의도하는 바에 적극 찬동하여 "재형상화"를
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역으로 비꼬는 내용을 담을 수도 있는 것이고,
극복하는 내용일 수도 있고, 그 목적은 다양할 수 있겠지요...

지난번 공각기동대에 대해 인용한 라일의 "Ghost in the machine"만 해도,
라일의 원래 의도는 뭐였다고 생각하시나요? 단순히 마음과 육체에 대한
이원론적인 "상식적인" 생각에 대한 비판이였다고 보십니까. 그리고 영혼의
존재에 대한 부정이요?
라일이 영국의 옥스포드에 있었다는 얘기를 그때 제가 잠깐 비췄던 것은
원래 의도가 단순히 "영육이원론"에 대한 비판이 아니었다는 뜻이었습니다.
라일의 저작은 당시 러셀이나 무어의 "철학적 개념의 명료화"의 연장선상에서
봐야하며, 그의 용어 ghost in the machine을 담고 있는 영육이원론에 대한
비판은 흔히들 여러 철학자들의 주장에서 보이는 불명료성을 만들게 되는
원인의 한 example에 불과합니다. 그가 든 example에 대해서는 오히려
지나치게 "행동주의"적이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따라서 절대적 진리도 아닌 기존 작가들 또는 사상가들의 주장에서 보이는
모티브를 이후 작가가 다른 각도 또는 완전히 벗어나서
인용한다고 하는 것이 뭐가 문제가 되나요? 이후 작가가 또다른 종류의
사상을 펼쳐보이는 것도 아닌데....

그럼, 라퓨타로 다시 돌아가서 보았을때, "인간의 이성이 가지는 맹점"
이 표현되었느냐? 표현안되어도 상관없다고 위에서처럼 생각하지만..
네. 저는 오히려 무슨 사랑 어쩌구보다 라퓨타의 주제가 그것 같은데요?

맨 마지막 여자주인공 "시타"가 뭐라고 했습니까.
잘 기억은 안나지만, 무라카한테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나는 라퓨타가 멸망한 이유를 정확히 알고 있어요..
 예전에 이런 노래가 있었어요...무슨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한다는 내용, 땅, 하늘, 바람 어쩌구 저쩌구..
 당신(무라카)는 그 수많은 전투로봇과 라퓨타의 과학의 힘을
가지고 있지만,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땅"
이었어요!!"

 그리고 자세히 보시면 무슨 중앙 통제실 같은데로 나무의 뿌리들이
잔뜩 내려와있는 것을 볼 수 있었을텐데요..그 나무의 뿌리들은
결국 땅을 그리워해서 그렇게 내려와있는 거였고, 과학의 힘으로
그렇게 나무가 자랄 수 있게 했지만서도 결국엔 사물의 진정한
본질은 보지못한채 신기한 테크닉만 중시한 라퓨타 성 사람들의
바보같은 과학을 비꼰게 아닌가요?

 자, 스위프트가 하필 인간 과학의 탁상공론성과 맹점을 씹기위해서
왜 하필 라퓨타섬을 "하늘"에 둘 생각을 했나와 일맥상통하지
않나요? 도대체 뭐하려 인간의 주거지를 그렇게 하늘에 붕 뜨게
만드나 이거 아닙니까.

맨 마지막 장면이 가장 인상적인데요..결국엔 무너져가는 라퓨타 과학의
결정체 "비행석"이 땅으로 떨어져가는 것을 나무가 감싸안아줘서
라퓨타 성이 추락하지 않는 모습은 또 결국 그런 바보같은 과학을
구제해준 "자연의 힘" - 즉 좀 비약하자면 믿음의 능력의 치유를
말하는 것 아닌가요?

저는 결론적으로 미야자키가 스위프트의 의도를 충분히 이해했고,
오히려 그의 의견에서 한걸음 더나아가서보다 인간에 대해 희망적인
진일보하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Cloud님께 한말씀..
저는 특별히 잘 안다고 확신하지 않는 이상 글을 잘 쓰지 않는편인데요,
스위프트에 대해서는 잘 모르면서 덥썩 올렸던 점은 사과드립니다..
덕분에 자료도 찾아보고, 공부 많이 했네요..

근데, 그렇게 제가 올렸던 이유는
Cloud님의 "쪽발이"의 무식성 어쩌구 저쩌구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컴퓨터 전공한 프로그래머입니다만, 가능한 일상생활 중 평범한
말에서도 비상식적이고, 비논리적인 말은 안할려고 노력하는데요..
잘 안되긴 하지만서도..워낙 수다스러워서(^^)

Cloud님은 전공이 뭔지 몰라도 철학 수업을 챙겨들으시는 것 같은데,
"일본인" 국적을 들먹이면서 하는 그런 얘기가 얼마나 무의미하고
비논리적인 얘긴지는 스스로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워낙 아시는 것이 많은 것 같아 제가 많이 배우는데,
그런 측면은 좀 보기 안좋더군요....
합리적인 반일 감정을 표현하시는 Cloud님을 기대하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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