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omicsAnim ] in KIDS 글 쓴 이(By): path (아무개) 날 짜 (Date): 1996년10월06일(일) 19시14분32초 KDT 제 목(Title): 만화와 나. 나는 만화와 함께 커왔다고 생각한다. 한글을 깨치면서부터 만화방에 가서 살기 시작했고 (여기선 글자 그대로 살았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어머님은 내가 고등학교에 제대로 진학이나 할 수 있을까 걱정하시기도 했다. 담임선생님은 11이후에 나의 귀가시간을 체크하기에 이르렀고.. 나의 연습장은 수학문제보다 만화그림이 더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으니 좀 심했던 감은 확실히 있나보다. 울 동네 오뚜기 만화방 아주머님은 15년단골리스트 2위에 올라있는 날 보시곤 둘째딸, 세째딸 사립국민학교 졸업한 건 내 덕이란다. (참고: 여기서 1위는 울 동네 봉원사라는 절이 있는데 그 절에 계시는 어떤 스님이시다. 하루에 30권씩 빌려가시니 나도 손들고 말았다. ^^) 지금은 공도리의 길을 가고 있지만 나중에 공부를 마친후 귀국을해서 자리를 잡으면 기필코 내 이름으로 만화책을 한권 내고 말거다. 위에 일본 만화 이야기가 자꾸 나오길래 문득 생각이 나서 허접한 글을 쓰기로 했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론 역시 일본만화는 무시할 수 없다. 그리고 우리에게 큰 영향을 준 것도 사실이다. 비교적 덜 영향을 받았다는 순정만화에서도 큰 눈, 높은 코.. (울 나라 순정만화는 배경이 약하다. 이걸 깨신 분이 황미나씨와 발전시키신 분이 신일숙씨라고 보지만) 등의 영향은 간과할 수 없다고 본다. 하지만 예전엔 분명히 이렇지 않았다. 50원짜리 껌에 들어있던 라이파이 같은건 전형적인 인조인간 식의 일본 만화였지만 난 김원빈씨(자신없다)의 주먹대장이나 이우정씨의 맹코같은 캐릭터는 분명 일본과는 거리가 있었다고 기억한다. 물론 아주 영향이 없는것은 아니었겠지만 그래도 작가는 차별성을 둘려고 했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로봇찌파나 팔팔이, 꺼벙이 같은 캐릭터는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또한 잊을 수 없는 것중에는 강가딘의 김삼씨도 있다. 선데이 서울에 연재하던 대물같은걸 보기위해 고심하던 때도 있었는데 그 그림들도 참 독특했다. 내용도 괜찮았고.. 또한 김철호씨의 즙포사신이나 흔들권법도 어떻게 보면 상당히 독창적이었다. 이향원씨도 상당히 독특한 스타일이셨던 것 같고.. 예전에.. 권법소년이란 만화를 국민학교때 처음보고 놀랐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내용이 신기하고 그림이 깨끗할 수가.. 그때 가장 충격을 먹었던 것은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배경그림이 섬세하고 정확할 수가 있을까 하는 거였다. 그러나 그것은 일본만화였다. 그후로 난 다이내믹 콩콩 코믹스 만화는 미친듯이 읽었다. 한마디로 재미는 있었으니까. 빠삐용이든 동짜몽이든 위에 어떤 분이 말씀하시던 대로 소재의 다양성이라는 일본 만화의 강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일본 만화 이야기를 조금 더 하자면, 우리집에 베타박스 비디오가 들어왔을때 일본에 가는 사람만 있으면 비디오를 구해달라고 했고 세운상가 B자 테입까지 구해서 보곤 했다. 지금 미국에선 파워레인저가 뜨지만 그때 일본은 이미 그런 식의 데인지맨(덴지망이라고 일본식 그대로 말하던 철없는 내 어린모습을 생각하믄 조금 창피)이 전성기를 누리고 있었고.. 다이모스, 달타니아스, 가킹, 가이킹 같은걸 보면 tv에서 하던 마징가제트는 우스운 감도 없지 않았다. 근데 이런건 참 무시 못하는게.. 어려서부터 일본문화에 너무 노출이 되다보니 일본에 대한 대책없는 긍정적인 시각이 생기는 것도 당연했던 것 같다. 일본이 뭘 했다.. 만들었다 하면 뭐든 좋게 보이기도 했다는 거다. 사실 만화는 아이들에겐 참으로 영향을 많이 준다. 권법소년을 읽고 난 쿵후도장에 다녔으며 이겨라 벤을 보고 난 우리집 강아지를 쌈질 시키기도 했다. 황금박쥐를 보고 이불쓰고 옥상에서 뛰어내렸으며.. (싸이코 소리 들을까 겁난다) 참, 허접한 글이 길게 펼쳐지고 있는데 하고 싶은 말이라면.. 일본문화는 확실히 여과해야하지 않을까 하는거다. 물론 그네들의 만화문화도 우수하고.. 게임도 우수하고.. 대중문화도 상당히 감각적이고 사람을 끌어들인다. 하지만 그건 문화척침투로 분명히 다가온다. 일본 만화 조금이라도 더 보고, 이스를 하기 위해 어릴때 일어사전을 들고 뛰어다니던 세대는 노모의 활약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 분명히 그렇다. 일본 만화의 허접한 점은 잘 보지도 않게 되기도 했다. 내가 중학교때에는 일본노래가 울 나라에 퍼지면서 사회문제가 되곤 했는데 가만히 보면 그때 일본노래를 듣던 놈들은 다 나같은 놈들이 아니었다 싶다. 물론, 그 후에 일본에서 조금 살게 되면서 나의 일본관은 많이 바꾸게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수준높고 재미있는 일본만화는 소수이고 얼마나 지저분하고 음란한 만화가 판을 치고 있는가 그때 처음 알았다. 교복을 단정하게 입은 여중생들이 서점에서 떳떳이 "우루츠키 동자"같은 만화나 비디오를 보면서 "이야아~~"하면서 좋아하는 걸 보고 입을 다물수 없었다. 징그러운 민족이라고 밖에 생각이 안들었다. 일본의 성문화 개방이란건 미국의 그것과 유럽의 그것과 분명히 다르다. 그들은 확실히 변태적이라고밖에 설명 할 수가 없다. 최근에 하도 유명하다고 해서 동급생이란 게임을 하다가 옛날 생각이 들었다. "일본 녀석들은 정말 이렇지..."하는 생각도.. 그래서 일본 만화를 안보기 시작했었다. 노래도 듣지 않을려고 했고. 그러다가 대학에 와서야 "나우시카"같은 일련의 수준작만 선별해서 보고 있다. 난 요즘 젊은 작가들은 일본만화에 너무 여과없이 받아들이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방학때 집에 갔을때 역시 오뚜기 만화방에 갔더니 만화들이 참 많이도 바뀌어있었다. 내가 사랑했던 오달자의 봄은 간데도 없고, 최초로 본 성인만화였던 신인부부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대본소 만화들은 그래도 큰 변화가 없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아이큐점프부터 불기 시작한 일본만화 바람은 점프, 챔프같은 만화책에 그대로 보였다. 이래서 좋을지 나쁠지는 모르겠지만 물론 기분은 별로였다. 하지만 어릴때 바벨2세에 열광했던 나니 할 말도 없지만은. 실은 여기 미국에서도 일본만화의 인기는 참 대단하다. 학부에서조차 전자과, 전산과 녀석들은 주말에 일본만화보는걸 정규 과정으로 하고 있는것 같다. 그들이 잘 되지도 않는 일본 발음으로 "샤쿠우래키(사쿠라기=강백호), 류우캐와(루카와=서태웅)"을 애써 발음하는걸 보면 일본녀석들이 무섭기도 하다. 만화는 절대 무시되어서도 안되고 경시되어서도 안된다. 우리 젊은 작가님들은 화려한 그림솜씨에 덧붙일 수 있는 고유의 뭔가를 보여주셨으면 참으로 좋겠다. 난 개인적으로 김수정씨와 이상무씨를 좋아한다. 아직두 만화방에서 어린 국민학교 1학년생을 울게 만든 "한국인"이란 만화를 기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