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micsAnim ] in KIDS 글 쓴 이(By): Lina (Inverse) 날 짜 (Date): 2007년 2월 5일 월요일 오전 03시 42분 17초 제 목(Title): 성계시리즈 외전들 - 향연 에.. 그냥 게시판 언 것도 해동할 겸 하드에 저장해 묵혀둔 것들을 올립니다. --- 이 단편은 하야카와 서점에서 발행된 <성계의 문장 독본>에 수록된 것입니다. < 饗宴 > 모리오카 히로유키 일러스트레이션: 아카이 타카미 <혼돈의 도시>, <용의 머리의 뿌리>, <여덟 문의 도시>, <제국의 요람>, <함락되지 않는 것>, <사랑의 도시>, <고향> - 제도(帝都) 락파칼. 이 도시에서는 초대장이 필요 없는 것만을 생각해도 향연이 열리지 않는 날은 없다. 풍족한 귀족은 수도에 머물러 있는 한 적어도 일년에 한번은 향연을 여는 것을 의무라고 여기고 있었고, 그다지 풍족하지 않은 자도 어떻게든 비용을 마련해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날을 만들려고 경쟁하고 있었다. 매년 열리는 이런저런 향연 가운데 사람들이 마음 속으로 기다리는 것이 몇 개인가 있다. 궁전을 개방하여 행해지는 園遊祭(로나로 보스), 부유하고 이름 높은 소스예 일족이 총력을 다하는 케휼 기념향연, 기발한 여흥이 손님들을 매료시키는 보흐 백작가의 향연..... 그러나, 가장 많은 사람들을 모으는 것은 전혀 호화스럽지도 않고 -어쨌든 요리도 술도 나오지 않는 것이다- 취향도 전혀 없는 -여흥 한가지조차 없다- 잔치였다. 단 회장만은 대단히 넓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걷는 것도 힘들 정도의 사람들이 회장을 채우는 것이다. 그것은 소비크라고 불리우며 매년 두 번 열리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은하의 대부분의 백성들에게는 짐작할 수조차 없는 이유로 별들의 권족은 소비크를 소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것이 소비크인가....“ 소문이 무성한 향연에 처음으로 참가한 진트는 신기한 기분으로 주변을 둘러본다. 공간에 떠있는 주거나 배에 떨어져 사는 것을 일상으로 하는 아브가 이 정도로 많이 모여있는 것을 진트는 본 적이 없었다. 더욱이 눈을 끄는 것이 그들이 걸친 의상이었다. 아브의 복장은 단순하다. 대체로 소르후(*주1)를 입고 있다. 귀족이라면 장의(다우슈), 사족이라면 단의(류크)를 소르후의 위에 입는 일도 있다. 그러나 이 장소에 있어서는 소르후 대신에 이상한 차림새를 하고 있는 자들도 간간이 보였다. 이상하다 라는 것은 물론 아브의 기준을 근거로 해서의 이야기이긴 하다. 그러나 도대체 어디의 사회에서라면 이상하지 않은 것일지 짐작도 가지 않는 복장도 보였다. 진트의 바로 오른쪽에는 사람들이 둘러모여 있었다. 들여다보니 특히나 기묘한 복장을 걸친 소년이 중심에서 뽐내며 서 있었다. 사람들은 그를 촬영하기 위해 일부러 원을 형성하고 있는 듯했다. 진트는 또 한가지 아브의 비밀을 엿본 듯한 기분이 들었다. 진트가 이 향연에 온 데에는 특별히 깊은 이유는 없다. 그는 어쨌든 일단은 아브 귀족이기 때문에 일생에 한번 정도는 이 제국에서 이름높은 연회에 참가해 보아야 할 것이다 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리고, 참가하는 것은 일생에 한번으로 충분하다 라고 결론을 내려 하고 있었다. 어찌되었든 굉장한 인파다. 배를 이동수단이라기보다는 생활 장소로 보는 아브는 생각보다 혼잡에 익숙해져 있는 듯하지만, 진트는 아직 비 아브적인 부분을 꽤나 남기고 있었다. 밀려나듯이 한 책상의 앞에 왔다. 책상의 위에는 책이 쌓여있었다. 이제는 박물관이 아니면 볼 수가 없는 종이 책이다. 어찌된 일인지 진트 로서는 확실히 이해할 수 없었지만 「종이 책을 출전하는 것이 전통」인 듯하다. 한 권에 200셰스칼』이라고 가격표가 붙어 있다. 손에 들고 팔랑팔랑 넘겨보았다. 커다란 단색의 그림이 있다. 사실적인 작풍이라고 하기는 힘들고 자신은 없지만, 어쨌든 남성인 듯하다. 그 주위는 작게 손으로 쓴 아브 문자로 메워져 있다. 한번 읽어보았다- 잘 알 수가 없었다. 진트는 책을 살짝 원래의 장소에 돌려놓았다. 그 때 책상 저편에 앉아있는 소녀와 눈이 마주쳤다. 소녀는 슬픈 듯한 눈을 하고 있었다. “아니, 그, 말이지....‘ 진트는 웃으며 얼버무리고는 그 장소를 재빨리 떠났다. 이 향연에는 세 종류의 인간이 있다. 파는 자와 사는 자, 그리고 그 어느 쪽도 아닌 자. 진트는 아무래도 최후의 조에 들어있는 듯하다. 사람들의 흐름대로 걷는다. 때때로 시선을 느낀다. 「사주지 않을까」하는 열기에 찬 시선이다. 아브는 전투종족이기 이전에 상업종족일테지만 목소리 높여 물건을 팔지 않는 것이 소비크에서의 올바른 행동인 것 같다. 실로 고마운 일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사람들의 열기에 지쳐있는 까닭에 거절할 기력도 없다. 소비크에서 팔리고 있는 것은 대부분이 종이로 된 책이지만 그것 뿐만은 아니다. 소수이지만 기억편을 팔고 있는 탁자도 있다. 그러나 그 내용은 종이 책에는 미처 다 싣지 못하는 것에 한하는 듯하다. 귀가 긴 고양이나 뺨에 초승달이 들어간 고양이를 팔고 있는 탁자도 있다. 물론 살아있는 고양이이다. 슬쩍 쳐다보니 동인제작....』 따위가 씌어져 있다. 외도(外道)- 라고 진트는 생각했다. 좌우에 시선을 돌려본다. 인파 속에서 『붕대는 영원히』라던가 『끓어오르는 피가 뜨겁다구!』라는 이해할 수 없는 어구들이 눈에 들어왔다. 볼만한 건 다 봤다- 진트는 결론을 내렸다. 틀림없이 어떤 종류의 사람들에게는 참을 수 없이 즐거운 향연일 테지만 그로서는 즐길 수 없는 종류인 것이다. 진트는 돌아가기로 했으나 그게 또 쉽지는 않았다. 출입구로부터 한참 떨어져 버린 것이다. 사람들을 헤쳐나가며 진트는 곤란한 작업에 도전했다. 겨우 반 정도의 여정을 소화했을 무렵, 진트는 놀랐다. 생각도 못했던 아는 이와 만났기 때문이다. “라피르!” 진트는 말을 걸었다. 인류사상 유례가 없는 강대한 제국의 제실의 일원으로 태어났으면서 파류뉴 자작의 칭호를 지닌 소녀는 놀란 얼굴로 돌아서서, 무언가를 등뒤로 감추었다. “너...어째서 여기에?” “왜냐고 물어도, 별로 대단한 이유는....” 진트가 설명을 하려고 하는 사이에, 라피르는 일시적인 동요로부터 회복되었다. 왕녀의 눈썹이 위험한 각도로 곤두섰다. “잘못 봤다, 진트” “뭐, 뭐가......?” 진트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네가 이런 곳에 올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 라피르는 어깨를 으쓱대었다. “에에..... 혹시 화났어?” “별로 화내거나 하는 건 아냐. 그저 네가 그런 인간이라고는 생각 못한 것뿐이다” “그런 인간이라니?” 진트는 아연했으나 그것보다 라피르가 등뒤로 돌리고 있는 팔이 마음에 걸렸다. “그거, 오늘 산 물건이야? 괜찮다면 보여줘” “괜찮지 않아!” 라피르는 조금씩 물러서기 시작했다. “뭐, 보여주기 싫다면 그걸로 됐지만” 진트는 신사적인 태도를 취했다. “그런데, 오랜만에 만났잖아. 차라도 어때?” “넌 비상식적이구나” 라고 어이없다는 듯이, “차라면 어디서든 마실 수 있잖아” “그거야 뭐, 말씀하시는 대로지만” “소비크까지 와서 차를 마신다니 믿을 수 없어” “그렇게까지 말할 건 없잖아” 진트는 한 발짝, 라피르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라피르도 한 발짝 물러난다. 미움받은 걸까? - 진트는 망연자실했다. “다가오지 마!” 진트의 걱정을 뒷받침하듯이 라피르는 단호히 말했다. “그런가.....” 진트는 고개를 푹 숙였다. 정말이지 이 향연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만 일어난다. 아무것도 나쁜 짓을 한 기억은 없건만 어느 새 왕녀에게는 미움받고 있다. 혹시나 자신들의 행동이 얼마나 영문을 알 수 없는지를 겨루기 위해 이 사람들은 모여있는 게 아닐까. 진트는 발걸음을 되돌렸다. “어딜 가는 거야?” 그 순간 불러세워졌다. 어쩌면 미움받고 있는 건 아닐지도 몰라- 한 가닥 희망을 가슴에 안고 진트는 돌아섰다. “돌아가는 거야. 이제 용무는 없으니까” “화난 거야?” 걱정스레 라피르의 눈썹이 흔들린다. “하지만, 너도 잘못한 거라고. 남이 산 것을 보고 싶어하다니, 취미가 나쁘다” “아니, 별로 어떻게 해서든 보고싶다는 건....” 솔직히 말하자면 그저 이야기의 화제라도 되면 좋겠다는 것이었기에 라피르가 무엇을 샀는가 하는 것 자체에는 그다지 관심은 없었다. 어차피 진트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것임에 틀림없을 테니까. “보고싶지 않은 거야?” 칠흑의 눈동자가 물끄러미 이쪽을 본다. 이치에 맞지 않게도, 라피르는 조금 상처받은 듯하다. 어떻게 대답하면 만족할까 - 진트는 고민했다. 한편으로 안심하고 있기도 했다. 아무래도 미움받았다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었던 것 같다. 그녀는 어쨌든 이 향연의 성과를 보이고 싶지 않은 것뿐이다. 다만 어째서 보이고 싶지 않은가는 짐작도 가지 않았지만. “에에, 그러니까, 보여준다면 고맙다고 생각하지만 무리해서 보고 싶지는 않아” 진트는 간신히 무난한 듯한 답을 생각해냈다. “그런가,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어쩔 수 없군” 라피르는 등에 숨기고 있던 종이봉투를 내밀며 “특별히 보여주지. 감사하도록” “응, 에에, 고마워” 진트는 받아들고 곧바로 속을 들여다보려 했다. “안돼!” 순간 왕녀가 제지했다. “보는 건 나중에 하도록 해. 소비크가 끝날 때까지 짐을 들겠다면 보여주지” “짐꾼이든 뭐든지” 진트는 공손하게 말했다. 소비크에 온 보람이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럼, 확실히 들고 있도록” 탁자에 몰려든 인파를 향해 돌격하는 라피르의 뒤를 배웅하며 진트는 미소지었다. <인류통합체>의 추적으로부터 도망다니던 나날에 본 것과는 다른 왕녀의 일면을 보고 득을 본 기분이었다. 그러나, 임박한 미래를 알 수 있었다면 그는 미소를 지을 여유 따위는 없었을 것이다. 라피르가 사 모은 물건들 -오로지 종이책 뿐이었지만- 역시 진트로서는 가치를 판단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그건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으나, 그 이해불능인 책들에 흥미가 있으며 그것들을 손에 넣은 왕녀를 부러워하는 척을 해야만 한다는 고행이 진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이었다. *주(1): 일어로는 つなぎ(상의와 바지가 이어진 작업용의 의복. 일반의 의복으로서도 쓰인다)로 되어있습니다. Translated by MATARAEL@hitel.net 어둠보다 더 검은 자여 밤보다도 더 깊은 자여 혼돈의 바다여 흔들리는 존재여 금색의 어둠의 왕이여 나 여기서 그대에게 바란다 나 여기서 그대에게 맹세한다 내 앞을 가로막는 모든 어리석은 자들에게 나와 그대의 힘을 합쳐 마땅한 파멸을 가져다 줄 것을! --- Lina Inverse @ Slayers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