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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inemaPlay ] in KIDS
글 쓴 이(By): zeo (ZeoDtr)
날 짜 (Date): 2008년 2월 13일 수요일 오후 12시 41분 18초
제 목(Title): 폴라 익스프레스



크리스마스 시즌에 감상을 써 보려고 했는데... 언제나 그렇듯이 글로 정리가 
안 돼서 그만뒀었다.
그런데 마침 관련 얘기가 나왔고 해서 자유롭게 써 본다.

폴라 익스프레스는 두 가지 면에서 불쾌한 영화다.

하나는 순전히 개인적인 취향인데, 사건이 일어나는 방식과 전반적인 분위기가 
그렇다.
사건이 일어나는 방식이란 건, 너무 사소한 실수나 부주의때문에 큰일이 
나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거다. 열차 부품 하나를 실수로 뺐다든지, 그걸 또 
흔들리는 와중에 잡다가 놓치고 우왕좌왕하다 떨어뜨린다든지, 혼자 열차에 
남아있는 아이를 데리러 승강구를 올라가다 실수로 뭔가 툭 건드리니까 열차 
칸이 분리되면서 뒤로 폭주한다든지, 산타클로스에게서 귀중한 선물을 받았는데 
주머니에 구멍이 나서 잃어버린다든지 하는 식. 마지막 건 예상까지 되더라.
그리고 전반적인 분위기, 딱 악몽의 분위기다. 뭔가 될듯될듯 하면서 안 되고, 
어딘가 가야 되고 거기에는 사람들이 모여서 즐겁게 놀고 있는데 가면 갈 수록 
길은 꼬여서 갈 수가 없고, 산타클로스 마을의 공공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캐롤은 마치 2차대전 때 공습을 알리는 것 같은 음산함이 배어 있고... 이건 
의도한 것 같은데, 정말 싫었다.

또 하나 불쾌한 점, 이게 좀 심각하다.
이 영화를 보다 보면 산타클로스는 착한 일을 한 아이에게보다는 자기의 존재를 
믿는 아이에게 선물을 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착하다 나쁘다는 별 상관이 없다. 산타클로스를 무조건 믿는 아이는 긍정적이고 
쾌활하고 동심을 버리지 않은 착한 아이이고, 그렇지 않은 아이는 어딘지 
자신이 없고 매사에 부정적이고 어두운 아이로 묘사된다. 물론 그 부정적인 
아이는 나중에 회개한다. (아마도 그랬던 것 같다.)
미국산 크리스마스 관련 영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패턴이고, 그것이 아니라도 
어딘가 대단히 친숙한 이야기다.
믿어야 하는 것을 가지고 회의적으로 따지면 안 된다는 거다. 그건 성격 어두운 
아이나 꿈을 잃은 어른들이나 하는 짓이다. 행복해지려면 믿음의 세계로 
회개하고 들어와야 한다는 거다.

하지만 현실의 세계에서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진지하게 믿는 아이에게 
비추어지는 세상은 부잣집 아이들이 가난한집 아이들보다 착한 세상일 것이다. 
가난한집 아이는 아무리 착한 일을 열심히 해도 부잣집 아이보다는 착해지지 
못하는 세상 말이다.

...아, 글 정말 안 써진다...



ZZZZZ             "Why are they trying to kill me?"
  zZ  eeee  ooo   "Because they don't know you are already dead."
 zZ   Eeee O  O
ZZZZZ Eeee OOO        - Devil Doll, 'The Girl Who Was...De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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