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inemaPlay ] in KIDS 글 쓴 이(By): limelite (a drifter) 날 짜 (Date): 2007년 11월 11일 일요일 오후 02시 19분 17초 제 목(Title):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영화 내용과 감상을 구분 않고 적습니다) 어나니에 이 영화로 말들이 있어서 봤는데... 영화 감상이 정리가 잘 안된다. 그렇게 정리할 필요까지 느껴지는 영화도 아니고... 그냥 대략 나열... - 사랑 이야기로 본다면... 애틋... 담백... 깔끔... 요새 말로 '쿨하다'라고 할 수도 있으려나... 사람 이야기로 본다면... 구차하다가 화사했다가 이별하고 그리고 뒤를 잇는 고독... 인생의 한 부분을 옮겨 놓은... - 감정 기복이 적은 것은 감독의 표현 의도였다고 한다. 그에 "일본영화는 맨날 맹숭맹숭"이라고 할려다가... 우리 나라에 수입되는 일본영화가 이렇지, TV만 봐도 영상물을 통해 어떻게든 감정자극하려고 법석을 피우는 선정성에는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한수 위겠더군. (자랑은 아님 -_-) 그러니 걔네들도 가끔은 이런 것을 추구하고 싶기도 하겠지. 근데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일본영화들에는 이런 류가 많다 보니, 옛날에 "프랑스영화는 맨날" 하던 식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온통 정신을 어지럽히는 선정성이 가득 찬 세상에서 감정 기복이 적은 담백 깔끔을 추구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감정과 인물의 표현에 깊이가 있었으면 더 좋은 인상을 주는 영화가 됐을 것을... 라임의 전체 감상평... - 남자와 생전 처음 여행이라는 걸 떠나면서, 여자는 자동차에 장착된 카 네비게이션이 너무도 신기했나 보다. 남자가 손대지 말라는 데도 여자는 예의 그 고집스러운 표정으로 네비게이션 화면에 손가락을 찔러댄다. 이 장면... 잠시 웃음이 났다. - 수족관을 보려다 휴관해서 못본 여자는 간판에 물고기 그림이 있는 여관을 보자 거기서 자자고 조른다. 내가 본 자막에는 그러곤 여자가 남자에게 그 보답으로 '세상에서 가장 야한 섹스'를 선물하겠다고 하더군. 이 장면도 도리도리 고개가 저어지며 풉~ 실소가 났다. 귀엽다고 해야 하는 건지... 세상에 수족관도 많구만 그 중 하나 휴관해서 물고기 못보게 됐다고 법석을 부리는 장면을 넣은 게 이런 말 하려고? SM매니아가 보던 야한잡지 몇권 주워보면서 키득거리면 세상에서 가장 야한 섹스를 할 수 있게 되는갑지? :) - 남성 감독이 남자 시각을 배려(?)한 측면도 있다만, 원작도 각본도 여성이어서 그런지 영화는 남자들이 보는 것과는 조금 다른 시각을 보여준다. - 자신의 신체적 결함을 고집스러움이라는 보호막으로 가리는 여주인공은 3차원 현실세계의 작가 자신의 모습을 신체장애라는 2차원 평면에 투영한 투사체(projection)이지 않을까. 정상인이란 두다리로 3차원 세계를 활보할 수 있다는 것 뿐이지, 그들도 어차피 4차원 세계의 초자아가 현실이라는 3차원 세계에 투영되어 나타나는 일그러진 결함투성이 투사체잖아. 어차피... 그렇게 일그러진 정상인들 역시 현실의 제약에서 벗어나 꿈과 이상 속에서 자유로운 자신을 상상한다. 신체장애 때문에 못움직이는 여주인공이 세상을 자유롭게 헤엄치는 물고기를 상상하는 것처럼... 이렇게 보면 영화는 초현실주의로군. 조금 더 올라가면 불교로 갈 수도... 물론 이거 비약 맞다. :) - 단지... 좋게 말하면 익숙하고 안정적인 표현 양식이고, 솔직히 말하면 문어체 소설에서 흔히 보는 상투적인 설정과 이야기 풀어가는 방식이라는 거지. 그래서, 영화를 보는 게 아니라 무슨 소설을 읽는 느낌이 들었다. 여기서도 "일본영화는 맨날"이랄려다가 "참 -_-"하면서 말았다. - 또 그래서, 그런 식으로 쿨하게 헤어지는 것, 사랑을 교차시키는 것, 괜찮아보이면서도 납득 되지는 않았다. "그럴려면 뭐하러?" "꼭 그렇게 현대소설에서 상투적인 형식의 사랑을 넣어야 마음이 놓였나?"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 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남자의 모습, 그리고 여자의 모습... 영화를 다시 보면 시작 부분 사진들이 스쳐가는 장면부터 눈물을 흘리는 관객도 있다는데, 아마 그놈의 쿨하디 쿨하게 정형적인 마지막 장면 때문일 거다. 무슨 얘기인지는 영화를 본 사람만 아는... "영화가 오죽 밋밋했으면 마지막에 겨우 하나 넣은 신파극이 방점이 되냐?"고 비꼴 수도 있는, 감정 기복도 적은 이런 영화의 그런 정형성 때문에 저런 청승 맞은 유난을 나까지 보이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만... ... 이해는 하게 되더군. 차츰... 차츰... 이렇게 보면 떨어지는 낙엽의 색깔이 바래가고 한낮의 그림자가 깊어지는 늦가을에 어울리는 영화이다. ***** 영화를 보고 어나니에 적힌 이 영화에 대한 글들을 다시 찾아 봤다. 몇몇은 실소가 날 정도로 삭막하고 메마르다 못해 말라 비틀어진 시각으로 이 영화를 봤더군. 그 정도로 황폐해진 정신세계라면 팔다리 눈코입귀 멀쩡해도 거의 좀비 수준이랄 수도... 논리적으로야 가련한 인생이라고 연민의 눈으로 보는 게 올바르겠지만, 눈 앞에 그 지저분한 모습을 폭력적으로 마구 들이대면 그런 연민의 감정이 싹 달아나게 되는 좀비 말이야. 누구에게는 이 영화가 '레지던트 이블'로 보였겠다. 여담으로... 어나니네임이 생기니까 여러가지로 편한 것 같다. 전에는 '정상적인 사람이 저렇게 생각하다니'하면서 어떻게든 강변을 하고 생각을 돌려보려고 했거든. 그런데, 어나니 네임을 통해서 적은 글들을 살펴보니까 고개가 절래절래 해지는 상황인 거다. 게스트보드에서 그 누가 시비 걸고 악다구니를 써도 좀비가 만든 우스개로나 치부하지 진지하게 생각하겠냐고. 어나니네임을 통해서 보니까 그렇게 봐야할 좀비들이 어찌된 일인지 어나니에 꽤나 있다. 그런 좀비들한테 이러저러한 가치와 의미를 강변하는 헛짓을 했더라니... -_-; 이 글 보고 어나니 좀비들, 또 기회만 있으면 악착 같이 달려들려고 호시탐탐이겠군. 진짜 바보한테 바보라고 하면 욕이라고, 진짜 좀비한테 좀비라고 욕했으니... 진짜 레지던트 이블이다. -_-; ............................................................................... a drifter off to see the world there's such a lot of world to se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