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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Abbot (송혜란)
날 짜 (Date): 1994년02월28일(월) 13시48분32초 KST
제 목(Title): 오랜 만에 학교를 보고....



오늘은 에뜨리에서 아르바이트 마지막 날이다.
실장님의 심부름으로 난 오전에 학교를 갔다 왔다.
방학하고서 오늘이 4번째로 학교에 간 것인데...
음...
모랄까...
어색함이 물씬 나는 슬픔을 맛보고 왔다.

아직 봄보다는 겨울이 더 많이 남았기 때문인지...
학교는 을씨년스러웠고, 난 이방인마냥 교내를 다녔다.
심부름을 마치고 다시 연구소로 되돌아 나가기 위해 서문으로 향하다가.
문득 자과대 3호관의 그 맛있던 커피 생각이 나서 잠시 들렸다.

예전 같으면 그 3호관 현관에는 아는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을텐데.....
황량했다....
혼자서 커피를 마시는 경우는 별로 없는 탓도 있지만,
오늘 3호관 앞에서 마신 커피는 유난히 썼다.

이제, 며칠 지나면 학교는 다시 새내기들과 그 풋풋함으로 가득할 것이고.
나 또한 다시 웃고 떠들고 술좋아하는 혜란이로 되돌아 갈것이다.

하지만.
오늘 학교의 모습은 정말 쓸쓸하고..
2월의 마지막. 아르바이트의 마지막과 맞물려 나의 기분도 좀 우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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