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jhan (한바다 ) 날 짜 (Date): 1994년11월08일(화) 05시45분54초 KST 제 목(Title): To: 환상님 제목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되지만 애교로 보아주시길... 먼저, 지난 번 글에서 <어불성설>을 보이는 추대를 부린 것에 깊이 사과드립니다. 님의 글을 읽고 사실은 약간 블쾌한 심정으로 제 글을 다시 읽었는데 '<시간의 역사>에서 호킹스는'이라 써야할 부분을 '<시간의 역사>를 쓴 호킹스는' 으로 쓴 걸 알았습니다. 글이 서투른 걸로 이해하시고 어불성설을 살포하는 자라는 죄목은 거두어 주시길. 사실 부러 <시간의 역사>얘기를 꺼낸 이유는 <우주는 처음부터 그냥 그렇게 있었다>라는 대목이 인상 깊게 남아 다른 이들은 어떻게 생각하나 궁금했기때문이었죠. 각설하고, 난 이 대화에서 창조론이 틀리다, 진화론이 틀리다하는 문제엔 솔직히 관심이 없습니다. 이런이유 저런사연 들춰내며 상대방의 무지함을 지적해 내기라도 하듯 공방전을 펼칠 생각은 더더구나 없소이다. <나는 아무리 죽었다 깨어나도> 진화론이 맞는데 도대체 나와 같은 저 예수쟁이들은 무슨 이유로 창조과학, 창조론하나 궁금했지요. 그러던 차에 님에 대한 윤석찬님의 답하는 글을 읽고 <저만한 정도라면 귀동냥은 할 수 있겠다>해서 시작한 겁니다. 이 대화의 마당을 통해 내가 느끼고 싶은 것은 토론주제를 논하는데에도 있지만 상대방의 생각하는 방법입니다. 님의 <꺼꾸로 쓴 종교사>는 이미 신학계와 종교사 방면에선 상식적으로 받아드려지고 있는 얘기고 저 또한 이것이 맞고 기독교를 위해서도 건강한 사실이자 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허나, 지금 우리의 주관심사가 윤석찬님이 제안한 세 가지 주제라면 주제를 <함께> 논하는데 유용한 그리고 대화의 진도에 맞는 생각들이 차분하게 이루어지길 바라나이다. 창/신에 대한 직접적 사안들에 대한 토론은 위에 어느 분이 지적하셨듯이 <크리스찬 보드>의 성격엔 맞지 않습니다. (제발 다른 분들께서도 이 점을 양지하셔서 글을 올려주십시요. 자신의 믿음체계에 대한 강한 신념이 남의 믿음체계에 대한 비난과 조소로 나타나서는 안됩니다.) 책을 읽고 함께 토론을 할 기회가 이곳 미국땅에선 많지 않았던 까닭에 이런 자리가 고맙고 신명납니다. 부디 이 자리가 상대방의 어불성설을 밝혀내는 자리가 아닌 상대의 생각과 논리를 지켜보며 서로를 이해하는 <인간학>적 자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 -------------------------------------------- 혹시라도 어쩌다가 아픔같은 것이 저며올 때는 그럴 땐 바다를 생각해 바다 ... ----- 김민기의 <봉우리> 중에서 ----------- J jhan@ucsd.ed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