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jhan (한바다 ) 날 짜 (Date): 1994년11월03일(목) 12시11분26초 KST 제 목(Title): Re:진화론자의 입장에서 올리신 글 잘 읽었습니다. 특히, 토마스 쿤의 이론에 대한 백그라운드. 진화론자의 입장에서 주로 윤석찬님의 글을 반박하셨는데... 전 사실 진화론자의 입장에서 얘기하는 <진화론>을 은근히 기대했지요. 윤석찬님의 요지는 주문 점성술, 어중이 떠중이 전부 다 과학이다 라는 것이 아니라 <과학>이 갖는 패러다임이라는 틀속에서의 한계성, 즉 과학이 보지하는 보편성(혹은 절대성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결국은 역사적 상대성 속으로 환원될 수 밖에 없는 것이 아니냐 뭐 이런 흐름이라고 생각되는데. 이 문젠 골수 과학자의 할아버지도 인정하는 것 아닙니까? 제시하신 질문들은 제 소견으론 질문 아닌 질문 (pseudo-question)이란 느낌이 드는 걸 감출 수 없군요. 왜냐하면 그 질문들 자체가 이미 대답들을 내함하고 있 기 때문입니다. 지구물리님 스스로도 <대답을 기대하지 않는다고>한 질문들을 던진건 문제가 있습니다. 생산적이질 않거든요, 이런 <대화>의 장에선. <서양철학사>에서 버트란트 러셀이 이런 얘길해요: 대상을 이해, 비판하기 위해선 먼저 그에 대한 <애정>을 갖고 시작해야한다. 고 말입니다. 어떤 분은 <창조, 신화의 논쟁>의 허무함을 논했는데 전 우리가 <논쟁> 아닌 <대화>로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의 하납니다. 예, 물론 이 자리에서 저희가 <정답>을 얻으리라고는 꿈도 꾸지않지요. 하지만 그것이 커다랗게건 쪼끄맣게건 <대화>를 할 수 있는 <보편적> 구석은 있지않을까요? 사실 기독교인이 생각하는 <진화론>과 진화론자가 생각하는 <진화론>이 틀릴 수도 있거든요. 지금까지의 많지않은 글들에서조차 개념이 틀리다 란 느낌이 들 정도니까요. 불쑥 나와 이런 얘길해서 좀 뭐하지만, 건강한 <대화>를 바랍니다. 조금씩 천천히 자기입장의 한계도 인정하면서. 그것이 신이란 <괴물>이건 과학이란 <괴물>이건 간에. -------------------------------------------- 혹시라도 어쩌다가 아픔같은 것이 저며올 때는 그럴 땐 바다를 생각해 바다 ... ----- 김민기의 <봉우리> 중에서 ----------- J jhan@ucsd.ed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