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Minerva (잊혀질이름) 날 짜 (Date): 1996년04월21일(일) 00시45분41초 KST 제 목(Title): 사람을 대하는 것이 힘들다. 점점 사람을 대하기가 힘들어진다. 예전에 알던 사람이라도 새로운 면이 보이면 그만 감당하기가 어려워질 정도이다. 병원 실습을 나가면서 생전 처음 본 환자들과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해내야 해서 많이 줄어들었던 일들이 요즘들어 나를 더 괴롭게 한다. 오히려 병원의 환자들은 일시적인 만남이라는 것과 일종의 정해진 역할이 의사소통에 지장을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일상 생활에서의 사람과의 만남이라는 것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일이므로. 난 항상 상처입을 것을 준비하고 살아야지만 어디서 날아오는 돌을 맞고도 멀쩡히 서있을 수 있다. 정신과 병동의 환자들..그 상처를 감내하지 못하고 끝내는 자신만의 세계로 들어와 버리거나 삶아낸 조개처럼 열린채 무감각하게 멍하니 살아가고 마는거다. 그런 삶의 모습을 내가 가지게 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끔찍하다. 그러고보면 난 아직 내 삶에 대해서 애착도 남아있다. 하지만 도저히 ...꾸려나가기가 힘들다. 아무렇지도 않게 장난을 치는 말들이 날카로운 메스처럼 내 마음을 베고 지나간다. 이걸 피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만 어느새 지나간다. 며칠전에 번개같이 내 발과 무릎을 치고 지나가버린 자동차처럼...그런 것이다. 내가 ...그렇다 나도 분명히 말을 잘못해서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었을텐데 거기에 무감각해져 간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슬프다. 이해인님의 '말을 위한 기도' 를 다시 한 번 읽어봐야 할 것 같다. 다시금..밝게 웃고 싶다. 인형같은.가식적인 웃음이 이제는 싫다. ************************************************************************ 일단 인연이 끊긴 곳에서 다시 계속한다는 일은 누구에게도 허용되지 않는 것이다. -잉게보르크 바하만의 '삼십세' 중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