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elcom (온누리에 ) 날 짜 (Date): 1996년03월04일(월) 23시22분11초 KST 제 목(Title): [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 (5) ] 이제 나는 이러저러한 상처들로부터 나를 보호하기로 결심했다. 나는 내 마음을 아주 안 보이도록 깊숙이 감추었다. 이렇게 하니 참 편리했다. 상처도 덜 받을 뿐만 아니라 인간관계도 깔끔하고 세련돼 갔다. 누군가에게 호감이 생겨도 항아리 속에서 모두 처리되고 해결도닌 자존심 상할 일도 없고, 또 누군가가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면 역시 항아리 속에서 '믿지마, 다쳐.'하고 경계하고 정리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그래서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내 겉 모습은 언제나 산뜻해 보였다. 어떤 사람은 그런 내게 호기심이 생겼는지 내게 호의적으로 다가왔다. 항아리가 처리해준 나의 무반응으로 상처를 입고 돌아가기도 했다. 자세히 보니 이제 그들도 모두 나처럼 항아리를 뒤집어 쓰고 있었다. "어? 저들에게도 무슨 상처가 있나? ... 이해할 수 없군." 어쨌든 이제 모두 항아리를 입었으니 더이상 두려워할 필요가 없을 거라고 안심했는데 그렇지가 않았다. 호감이 가는 사람에게 항아리 두께를 생각못하고 가까이 다가갔다가 종류가 다른 서로의 딱딱한 항아리끼리 부딪치자 귀에 거슬리도록 듣기 싫은 긁히는 소리가 났다. 그러자 항아리마저 금이 가 깨져버릴까봐 겁이 나서 우리는 서로 멀찍이 떨어졌다. 항아리를 입었으도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피차 안전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서로의 항아리가 스치거나 부딪치지 않도록 조심조심 움직였다. 심지어 우리는 피차 떨어져 서서 서로 멀리서 호의적인 미소만 지울 뿐, 이젠 누구도 먼저 다가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 계속...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