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hello) 날 짜 (Date): 1996년01월27일(토) 12시39분35초 KST 제 목(Title): re: 성명서 온누리님이 올리신 성명서를 읽으니 참 감회가 새롭다. 나는 군부독재의 냉기가 온사회를 지배하던 80년대 초반에 대학에 들어갔다. 그 전까지 나의 신앙은 기쁨과 평안, 감사와 찬송으로 대표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대학에 들어와서 사회의 현실을 알고부터... 감당하기 힘든 고뇌 속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것 같다. 그 당시 내가 가장 감당하기 힘들었던 고민은 "무엇이 예수님의 뜻일까?" 하는 것이었다. 내가 속은 교회는 매우 보수적이어서 데모하는 학생들은 무조건 빨갱이로 매도 되었다. 6.25때 신앙의 자유를 찾아 월남한 사람들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진 교회 분위기 탓인지, 데모학생 = 빨갱이 = 사탄...뭐 이런 공식이 묵시적으로 통용되고 있었다.. 대학에서 내가 처음 접한 동아리는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기독학생 동아리였다. 거기서는 악의 세력을 광주학살의 원흉인 군사정권, 거기에 편승 혹은 침묵하는 기성교회 등으로 규정하는 분위기였다.. 그 사이에서 오로지 "갈등"으로만 세월을 보낸 것 같다. 어리석게도.. :) 지금 생각하면 오히려 선택은 명백해 보인다. 참용기는, 정의 편에 서는 일이다. 물론 사랑을 가지고.. 그러나, 그 당시에는... 학교 동아리의 활동에 수긍하면서도, 교회에서 맡은 직책(청년부 임원, 주일학교 교사, 성가대원 등등)에 대한 인간적인 책임감,학교 동아리 안에있는 술먹고 담배피는 분위기, 기도 보다는 토론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인본적인" 방식, 보수 교단을 싸잡아 비난하는 공격성, 그리고 무엇보다 딸이 데모학생이 될까봐 노심초사하는 아버지의 걱정... 이런 것 때문에 열성적인 활동을 하지 못했다.. 그 후에 나느 더 심한 인본주의자가 되었으니 어쩌면 다 핑계였을지도 모르겠다.. 대학 졸업이후 6.29도 있었고, 사회가 많이 달라졌다.. 그 때에서야 나는 "진리가 승리한다"는 평범한 경구가 그야말로 "진리"였음을 진실로 깨달았다.. 그 시절, "힘의 화신"으로, 절대로 무너지지 않을 철옹성 같아 보이던, 그래서 그가 통치하는 사회의 일원이라는 사실 만으로도 숨이 막히게하던 전두환이 초라한 모습으로 심판대에 설 준비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남다른 감회가 생긴다.. 그러나 그 승리를 일궈내기 위해 목숨까지도 내놓던, 자신이 차지할 수도 있었던 모든 기득권을 기꺼이 포기하고, 초라한 실업자로 남아있던 선배들이 떠오른다. 왜 먼저 기도하지 않느냐고 나는 그들에게 대들곤 했었지만...기도하지 않은 건 오히려 나였지 그들은 몸을바쳐 기도했던 것임을 나는 뒤늦게 깨달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