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 강 민 형 ) 날 짜 (Date): 2004년 4월 7일 수요일 오후 03시 45분 17초 제 목(Title): Re: 패션오브 크라이스트를 보고 궁금증. 우가님의 설명이 충분하고 또 정확합니다만 약간의 보충을... ^^; 1. 예루살렘을 포함한 유대 지방이 남쪽입니다. 다윗 왕가에 부역한 사독계 제사장들의 후예인 사두개인들이 세력을 잡고 있었던 수구보수 지역이죠. 진보주의자들인 바리새파조차 유대 지역에서는 보수화되어 있을 정도로 우익 성향이 짙은 동네입니다. (비교를 하자면 그렇다는 것일 뿐, 사실 이 시대의 팔레스타인을 좌익/우익 수구/진보 도식으로 온전히 설명하기는 좀... ^^;) 갈릴리는 북쪽입니다. 유대보다는 좀더 공기가 자유로운 동네였지만 가난하고 문화적인 뿌리도 얕은, 멸시당하는 동네입니다. 사마리아처럼 아예 이방 지역 취급을 받을 정도는 아니지만 '별로 가망 없는 동네'로 찍혀 있었죠. 오죽하면 예수 시대에 '갈릴리에서 무슨 쓸모있는 것이 나오겠는가'라는 이디엄이 통할 정도였으니... 복음서 중에서도 우익적인 마태복음은 유대 지방을, 좌익적인 마가복음은 갈릴리 지역을 예수의 주 활동 무대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익/좌익이란 표현도 위에 언급했듯이 오늘날의 시각으로 대충 구별한 것일 뿐 근대적인 의미의 좌우 개념과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2. 갈릴리 분봉왕 헤롯은 예수 출생 당시 갓난아기 몰살 혐의를 뒤집어쓰고 있는 헤롯 대왕의 아들이며 세례 요한의 죽음에 관련된 야사의 주인공인 헤롯 안티파스입니다. 헤롯의 아들들 중 아켈라오스가 유대 지방을, 안티파스가 갈릴리를 나누어 받았으나 아켈라오스는 곧 실각하고 유대 지방은 로마에서 파견한 총독이 직할하게 됩니다. (이두래와 드라고닛 지역을 물려받은 헤롯 빌립이 있긴 한데 별로 존재감이 없는 인물입니다.) 갈릴리 분봉왕이 어째서 예루살렘에 있는지 모를 일이지만... 성경에는 마침 그때 안티파스가 잠시 예루살렘을 방문 중이었다고 대충 설명하고 있으며 이 구절 때문에 갈릴리의 헤롯 안티파스도 매년 유월절 행사는 예루살렘에서 치르지 않았을까 라고 추정하는 사람들도 있는 듯. 저의 개인적인 짐작으로는 예수의 역사적 실재성 자체가 의심스러운 마당에 예수의 수난 이야기 역시 픽션에 가깝다고 보아야 할 것 같으므로 당시 악역에 해당하는 가야바 빌라도 헤롯 등이 정확한 고증 없이 와르르 다 등장해버린 것이며 나중에 갈릴리 왕 헤롯이 어째서 유대에 있는 거냐 라는 문제가 제기되었기 때문에 '마침 그때는 헤롯이 예루살렘에 머무르고 있었다(누가 23:7)'는 변명이 추가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3. 예루살렘의 유대교 성전은 로마의 식민지 중에서도 토속 신앙을 인정받은 예외적인 동네입니다. 물론 이것이 공짜로 얻어진 것은 아니고...목숨을 걸고 이방신 숭배를 거부한 대제사장 가야바의 용기에 로마 총독이 한 발 물러선 결과입니다. 물론 로마의 고위층과 밀접한 인맥을 맺고 있었던 헤롯 왕가의 로비도 한 몫을 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성경에서 대표적인 악역을 맡고 있는 가야바나 헤롯이 사실은 꽤나 만만찮은 인물들이죠. ^^;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