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tian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psuljw (카프카)
날 짜 (Date): 2003년 12월 18일 목요일 오전 05시 39분 11초
제 목(Title): 논산 제2훈련소의 교회


논산에서 훈련 받을때 이야기다.
주말에는 그냥 중대에 남아 있거나, 교회, 성당, 절중에 선택하여
종교 활동을 할수 있다.
초기에는 특별한 종교가 없는 훈련병들은 그냥 중대에 남아 있었으나,
중대에 남아 있으면 뭔가 사역같은걸 해야 된다는걸 깨달은 후에
다들 세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하여 종교활동을 하러 떠났다.
성당이 가장 중대에서 가까웠고, 다음이 절, 그리고 개신교회가 가장 먼
거리에 있었다. 처음에는 독실했던 학교 선배와 성당에 열심히 나갔으나
퇴소가 가까워 올 무렵에는 중대에 남아 있어도 사역을 안 시키는 
분위기여서 그냥 중대에 남이 있기로 했다.

종교활동을 떠날 병사들은 종교별로 줄을 서서 출발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고
나머지 병사들은 그냥 마지막 훈련소의 주말을 즐기려는 찰나였다.
중대장의 긴급 명령이 훈련병들에게 하달 되었다.
지금 소속 종교가 없이 탱자탱자 하는 훈련병들을 강제로 개신교에 편입 
시키라는 지시였다.
우리는 얼떨결에 명령에 따라 개신교 무리의 줄에 서게 되었다. 거의 중대
훈련병의 2/3정도의 병력이 군가에 마추어 교회로 향하였다.
교회에 다다르니, 다른 중대의 개신교 병력들도 비정상 적으로 많았다.

얼떨결에 교회를 꽉 채운 훈련병들. 잠시후 버스 한대분의 목사 일행이 도착 
하였다. 여자 선교사 한명이 병사들 앞에 나가서 찬송가를 부르기 시작한다.
한 세곡 정도를 함께 부르면 분위기를 띠우는데, 내가 본 선교사중 최고의
실력이었다. 다음 목사들중에 가장 고참으로 보이는 사람이 앞에 서서 설교를 
한다. 대충 내용이 여러분의 기독교 입문을 축하한다 그런거다.
설교 도중에 자기가 여기에 왜 끌려왔는지 아직 깨닫지 못한 병사들은 그냥
졸거나 멍하니 앉아있다.

설교가 끝나고 수십명의 목사들이 새숫대야를 하나씩 들고 앞으로 나온다.
세례 의식이 시작된 것이다. 그 많은 병사들의 세례는 한면당 3초씩 거의
순식간에 끝난다. 물묻은 손으로 머리에 얹고 한마디 중얼거린게 다이다.
다음에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은 세례증을 나누어 준다. 빈칸에 알아서 
자신의 신상과 세례를 준 목사의 이름을 적으란다. 
그러나 너무 순식간이라 대부분 자신에게 세례를 준 목사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다. 그냥 아무 목사 이름을 적으면 된다는 지시가 내려온다.
그리고 이 세례증이 정말 귀중한 거라며, 나중에 자대에 배치 되었을때 이 
세례증이 있어야 주말에 외출을 할수 있으니 소중히 간직하라고 한다.

순식간에 수천명의 세례를 끝낸 목사 일행은 다시 버스를 잡아타고 어디론가로
떠난다. 불만에 가득했던 훈련병들은 목사 일행이 기부하고 간 빵과 음료수를
하나씩 받아서 먹으면서 방금전의 불만을 잊어 간다.



      =-=-=-=-=-=-=-=-=-=-=-=-=-=-=-=-=-=-=-=-=-=-=-=-=-=-=-=-=-=
           진실 없는 삶이란 있을 수가 없다.
            진실이란 삶 그 자체인 것이다.
      =-=-=-=-=-=-=-=-=-=-=-=-=-=-=-=  ♤ Franz Kafka ♤  =-=-=-=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