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String (도겟 요원) 날 짜 (Date): 2003년 8월 29일 금요일 오전 05시 23분 30초 제 목(Title): 빌라도의 보고서 (2) 폭동을 진압하기에는 우리의 군사력(軍事力)이 너무나 미약한고로 저는 힘없이 물러섬으로써 총독청의 체면을 손상시키는 것 보다는 차라리 조용히 성(城)의 평온을 되찾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하였습니다. 저는 예수에게 글을 써 보내어 총독청에서 한번 만날 것을 청하였습니다. 예수가 왔습니다. 황제께서는 제가 [로마]인의 피에 서반아(西班牙)의 피가 섞여 흐르는 혈통을 지닌 사람으로서, 두려움 따위의 유약한 감정은 모르는 사람임을 잘 아실 것입니다. 그 [나자렛] 사람이 모습을 나타냈을때 저는 저의 접견실에서 거닐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제 다리는 쇳덩이로 된 손으로 대리석 바닥에 붙여 놓은 것처럼 꼼짝할 수 없었으며, 그 나자렛 젊은이는 아무렇지도 않게 조용히 서 있는데도 저는 마치 형사범 (刑事犯)처럼 사지(四肢)를 떨고 있었던 것입니다. 비록 그는 한 마디의 말도 하지 않았으나 제 앞에까지 다가와 서는 것만으로도 "내가 여기 왔나이다"라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한참동안 저는 이 비범한 사람을 존경과 두려움으로 응시하였습니다. 그는 모든 신(神)들과 영웅의 형상을 그린 수 많은 화가들이 아직 그려내지 못한 유형(類型)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너무나 두렵고 떨려서 그에게 접근할 수가 없었습니다. "예수여"하고 저는 드디어 말문을 열었습니다. "나자렛 예수여, 지난 3년동안 나는 그대에게 연설할 수 있는 자유를 허락하였소. 그러나 이 일에 대하여 나는 조금도 후회가 없소. 그대의 말은 현인(賢人)의 말이오. 나는 그대가 소크라테스나 플라톤을 읽어보았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알기에 그대의 설교는 다른 철학자들의 설교를 능가하며, 단순하고도 장엄한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하여는 황제께서도 알고 계시며 그를 대신하여 이 나라에 와 있는 나는 그대가 훌륭한 말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허락한 것을 스스로도 기쁘게 생각하고 있소. 그러나 나는 그대의 설교가 강력하고도 원한깊은 적대자를 만들고 있음을 알려 드려야겠소. 이것은 놀라운 사실이 아니오. [소크라테스]에게도 대적이 있었으며 결국에는 그들의 증오의 희생물이 되었다오. 그대의 경우는 그대의 설교가 그들에게 매우 가혹하다는 것과 내가 그대에게 자유를 허락한 것으로 그들이 나를 반대한다는 것 때문에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시끄러워지고 있소. 그들은 [로마]정부가 그들에게 허용한 작은 권리마저도 나와 그대가 손을 잡고 그들로부터 빼앗으려고 한다면서 고소(告訴)까지 하고 있소. 내가 그대에게 지금 말하려고 하는 것은 명령이 아니라 부탁으로서, 이제부터는 그대가 설교할 때에 좀 더 신중하고 온화한 말로 하며, 그들을 고려하여 대적(對適)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함으로써 그들이 어리석은 군중들을 충동하여 그대를 대적하지 않도록 하고 또 나로 하여금 법의 도구 노릇을 하지 않도록 해 달라는 것이오." 그 [나자렛] 사람은 조용히 입을 열었습니다. "땅의 군주여, 그대의 말은 참된 지식에서 나온 말이 아닙니다. 격류(激流)에게 명하여 산골짜기에 머물러 있으라고 말해 보십시오. 그러면 계곡의 나무들은 뿌리째 뽑혀 버릴 것입니다. 그 급류는 자연의 창조주의 법칙에 순종한다고 그대에게 답할 것입니다. 하나님 한 분만이 그 급류가 어디로 흘러가는지 알고 계십니다. 진실로 그대에게 이르노니 샤론의 장미가 피기 전에 정의의 피가 엎질러질 것입니다." "당신의 피는 엎질러지지 않을 것이오"하고 저는 깊은 감동을 받고 대답하였습니다. "당신의 지혜는 로마정부에 의하여 허용된 자유를 남용하는 거칠고 오만한 모든 바리사이인들보다 더욱 갚진 것이오. 그들은 카이사르에 대한 음모를 꾸며, 카이사르는 폭군으로서 그들의 멸망을 도모하고 있는 말로 무식한 자들을 충동하여 황제의 관대하심을 공포로 조작시키고 있소. 오만무례(傲慢無禮)하고 철면피 같은 인간들이오! 그들은 악한 계획을 도모하기 위해서 때로는 양의 가죽을 쓰는 [티베르]강의 여우임을 그들 자신은 모르고 있소. 나의 총독관저는 밤낮을 불문하고 그대에게 도피처로 제공될 것이오." 예수는 관심없다는 듯이 머리를 저으며, 근엄하고도 숭엄(崇嚴)한 미소를 띠면서 말하였습니다."때가 이르면 그때는 땅 위나 땅 아래 어느 곳에도 인자를 위한 도피처는 없을 것입니다. 의(義)의 도피처는 저기에 있습니다."라면서 하늘을 가리키는 것이었습니다. "예언자들의 책에 기록된 말씀은 성취되어야 할 것입니다." "젊은이여" 하고 저는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습니다. "그대는 나의 요청을 명(命)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오. 나의 통치하에 있는 지방의 안전이 그것을 요구하고 있소. 당신은 설교할 때에 좀 더 온건한 태도를 취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오. 와 주어서 고맙소. 잘 가시오." "땅의 군주여" 하고 예수가 입을 열었습니다. "나는 이 세상에 전쟁을 일으키려고 온 것이 아니라, 평화와 사랑과 자비를 주려고 왔습니다. 나는 카이사르 아우구스토가 로마 세계에 평화를 주던 바로 그 날에 태어났습니다. 핍박 (逼迫)은 나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나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핍박을 예상하고 있으며, 나에게 길을 보여주신 내 아버지의 뜻에 순종하여 그 핍박을 잘 감수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대의 세상적인 사려분별(思慮分別)과 지각을 삼가십시오. 성막에 희생제물을 잡아놓는 것은 그대의 권력에 속한 것은 아닙니다." 이와같이 말을 한 후 그는 투명한 영혼처럼 접견실 휘장 뒤로 사라져 갔습니다. 저는 그 젊은이 앞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던 중압감에서 해방되어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예수를 대적하던 자들은 그 당시 [갈릴리]지방을 다스리고 있던 헤롯에게 편지를 써서 그 [나자렛] 사람에 대한 원한을 풀어달라고 하였습니다. 만일 헤롯이 그의 성격대로 하였다면 그는 예수를 당장 잡아 사형에 처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비록 왕의 위엄을 자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의원(衆議院)에 대한 그의 영향이 무시될 지도 모르는 행동을 범하는데 주저하였으며 또 저처럼 예수를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로마의 관리로서 한 유대인 때문에 겁을 집어 먹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일전에 [헤롯]은 총독청으로 저를 방문하였으며, 얼마간 가벼운 대화를 나눈 후, 떠날 즈음에 [나자렛] 사람에 대한 제 견해가 어떤지를 물었습니다. 저는 대답하기를 예수는 가끔 위대한 민족이 드물게 배출해 내는 위대한 철인 중의 한 사람으로 그의 교훈은 결코 처벌받을 만한 것이 아니므로 [로마]정부는 그 자신의 행동으로 정당화하고 있는 언론의 자유를 그에게 허용하기로 하였다고 말했습니다. [헤롯]은 음훙하게 웃어보이면서 마지못해 하는 투로 인사하고는 떠났습니다. 유대인의 큰 축제가 다가오고 있었으며, 백성의 여론은 유월절 의식에서 항상 감정을 표명하는 일반 백성의 환희에 편승하고 있었습니다. [예루살렘]성은 그 나자렛 사람의 죽음을 시끄럽게 요구하는 소란한 군중들로 술렁이고 있었습니다. 제가 파견한 밀사(密使)는 성전의 금전이 군중들을 동원하는데 사용되고 있다고 전해 왔습니다. 위험은 점점 더 가중되었으며, 한 [로마]의 백부장은 멸시와 모욕을 당했습니다. 저는 [시리아]의 사령관에게 편지를 보내어 100명의 보병과 될 수 있는대로 많는 기병을 보내달라고 요청하였으나 그는 거절하였습니다. 저는 반역하는 성(城) 한 가운데서 얼마 되지도 않는 정병(精兵)들과 함께 외톨박이가 된 것 같았으며 폭동을 진압하기에 너무 약한 탓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너그럽게 대해주는 수 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들은 예수를 붙들고 있었으며 선동적인 폭도들은 총독청에 대하여는 조금도 두려움없이 그들의 상전(上典)의 명령만 믿고 있었으며 제가 그들의 요구가 무엇인지를 말해보라고 눈짓을 했을 때 그들은 "십자가에 못 박으소서! 십자가에 못 박으소서!"라고 고래고래 고함치기를 계속하였습니다. 그때는 세력있는 세 당이 예수를 대적하기 위하여 일심동체 (一心同體)가 되었습니다. 첫째로 [헤롯]당과 [사두가이파]로서 그들의 선동적인 행동은 두 가지의 동기-- 즉, 그들은 나자렛 사람을 미워하였으며 로마의 속박을 참을 수 없었읍니다--에서 나온 것 같았습니다. [로마]황제의 형상이 새겨진 기(旗)를 가지고 거룩한 성에 들어 왔다는 것 때문에 저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하였습니다. 비록 제가 어떤 치명적인 죄를 범하였다고 해도 신성모독죄(神聖冒瀆罪)보다는 덜 흉악하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불만의 씨가 그들의 가슴속에 사무쳐 있었습니다. 저는 성전의 금은(金銀)일부를 공공건물을 건축하는 데 사용하자고 제안하였습니다. 그러나 제 제안은 무시당하였습니다. [바리사이]인들은 공공연하게 예수의 대적임을 자처하고 다니는 자들입니다. 그들은 정부같은 것은 아랑곳하지 않는 자들로써 그 [나자렛] 사람이 지난 3년동안 그가 가는 곳마다 [바리사이]인들을 혹독하게 질책한 것에 대하여 끔찍한 원한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들만의 힘으로 행동하기에는 너무도 두렵고 약하다는 것을 알고 [헤롯]당과 [사두가이파]와의 불화를 이용하였던 것입니다. 이 들 세당 외에도 저는 언제나 소요에 끼어들기 잘하며 무질서와 혼란을 일으키는 데는 한 몫을 잘 담당하는 분별없고 야비한 군중들과 싸우지 않으면 않되었습니다. 예수는 대제사장 앞에 끌려와 정죄(定罪)되었습니다. 대제사장 [가아파]가 중재를 부탁해 온 때가 바로 그때였습니다. 그는 예수의 유죄판결을 확인한 후 처형해 줄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나는 그에게 예수는 [갈릴리] 사람이요, 그 사건은 [헤롯]의 관할지역에서 일어난 일이니 거기로 보내라고 명(命)을 내렸습니다. 교활한 그 영주는 겸양을 표시하는 척 하면서 [카이사르]의 대리자인 저의 명령을 거절하고 그 사람의 운명을 제 손에 위탁하였습니다(마태 27,15-26; 마르 15,1; 루가 23,1-25; 요한 18,39-19,16). 곧 저의 관저는 포위된 성처럼 되었고 매순간마다 불만에 가득찬 터질듯한 군중들은 그 수가 증가되었습니다. [예루살렘]은 [나자렛] 산지(山地)에서 몰려온 군중들로 넘쳤으며 전 유대인들이 모두 [예루살렘]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장래의 운명을 내다본다는 [까울]지방의 여자를 아내로 두고 있습니다. 아내는 제 발치에 엎드려 몸을 맡기고 울면서 말하였습니다(마태복음 27,19). "조심하십시오. 조심하십시오. 저 사람에게 손대지 마십시오. 그는 거룩하신 분입니다. 어젯밤, 저는 환상중에 그를 보았습니다. 그는 물위로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는 또 바람의 날개를 타고 날아다니고 있었습니다. 그가 폭풍과 호수의 물고기에게 말하였는데 그 모든 것들이 그 말에 복종하였습니다. 보세요. [키드론] 골짜기는 피로 물들어 붉게 흐르고 있었고, [카이사르]의 조상 (彫像)은 대량학살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중간 기둥들은 퇴락하였고 태양은 무덤속의 재녀(齋女)처럼 슬픔속에 면사포로 가리고 있었습니다. 오 빌라도여, 악(惡)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만일 당신이 당신의 아내인 제 애원을 듣지 않으신다면, [로마]중의원이 받을 저주가 두렵고 [카이사르]가 당할 괴로움이 두렵습니다." 이 때는 이미 몰려 온 군중들의 무게로 층층대의 대리석 계단이 삐걱거렸습니다. 그들은 그 [나자렛] 사람을 다시 저에게 데리고 왔습니다. 저는 위병들의 호위를 받으며 재판하는 장소로 나아가서 엄격한 어조로 그들의 요구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그 나자렛 사람의 죽음이요"하고 그들은 대답하였습니다. "무슨 죄 때문인가?" "그는 참람한 말을 하였습니다. 하나님을 모독하고 성전의 황폐(荒廢)를 예언하였으며 그 자신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하면서 유대인의 왕 [메시아]라고 주장하였습니다." "로마의 법은" 하고 저는 말했습니다. "그러한 죄는 사형에 처하지 않는다." "그를 십자가에 못박으시오! 그를 십자가에 못박으시오!" 냉혹한 챁폭도들이 소리질렀습니다. 분노한 폭도들의 고함소리는 관저의 기초까지 흔들어 놓았습니다. 군중속에는 오직 한 사람만이 조용히 서 있었습니다. 그 [나자렛] 사람이었습니다. 무자비한 핍박자들로부터 예수를 보호하려고 여러 번 시도하였으나, 헛수고로 돌아가고 저는 마침내 그 순간 예수의 생명을 구원할 수 있는 유일한 것으로 생각된 방법을 취하기로 하였습니다. 즉 이러한 명절에는 죄수 한 사람을 놓아주는 것이 그들의 관례였으므로, 저는 예수를 자유롭게 놓아 소위 그들이 일컫는 [속죄양]으로 삼자고 제안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아야 한다고 고집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형사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내리기 위하여서는 하루를 온전히 금식하지 않고서는 판결을 내릴 수 없다는 그들 자신의 법을 들어, 앞뒤가 맞지 않는 그들 주장의 모순성을 지적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유죄선고는 [산헤드린]의 동의를 얻어 의장의 서명을 받아야 하며 또 어떠한 범죄자일지라도 형의 확정선고를 받은 당일에는 그 형의 집행을 할 수 없으며 다음날에 집행한다 할지라도, 집행전에 [산헤드린]이 전 경과를 검토해 보아야 하며, 또 그들의 법에 따라서 한 사람이 기(旗)를 가지고 재판정 문에 서 있는 동안 다른 사람은 말을 타고 좀 떨어진 곳에서 범죄자의 이름과 죄명과 증인의 이름을 소리 높여 외쳐, 혹시 누가 그를 변호할 사람이 있는지의 여부를 알아봐야 하며, 형 집행 도중 범인이 세 번 뒤를 돌아보아서 새로운 사실을 자신에게 유리한 변호를 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그들에게 깨우쳐 주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구실을 말해줌으로써 그들이 두려운 마음으로 복종하기를 바랐으나 여전히 그들은 "그를 십자가에 못박으시오. 그를 십자가에 못박으시오"라고 소리질렀습니다. 저는 그들의 마음을 충족시켜줄 생각에서 예수를 채찍질 하라고 명령하였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군중의 분노를 증가시켰을 뿐이었습니다. 저는 대야를 가져오라고 하여 소란스러운 군중 앞에서 제 손을 씻음으로써 [나자렛] 예수를 죽음에 내어주는 데 대해서는 아무런 책임도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만, 그것도 허사였습니다. 이 철면피 같은 군중들이 갈구하는 것은 바로 예수의 생명이었던 것입니다(마태 27,1-26; 마르 15,1-15; 루가 23,1-25; 요한 18,28-19,16). 저는 가끔 시민폭동에서 노도한 군중을 목격하여 왔으나 이번처럼 격렬한 폭동은 본 적이 없었습니다. 마치 지옥의 모든 유령들이 [예루살렘]으로 모여든 것과 같았다고 밖에는 표현할 수가 없었습니다. 군중들은 걸어다닌다기 보다는 갑자기 땅에서 불쑥불쑥 솟아나는 것 같았으며, 총독 청사의 입구에서부터 [시온]산까지 이르는 군중들은 넘실거리는 파도를 따라 움직이는 소용돌이처럼 보였고, [판노니아]의 공회소의 소동이나 폭동에서도 결코 들어 볼 수 없는 가지가지의 해괴한 소리를 지르며 모여들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