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t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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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soulman (그림자)
날 짜 (Date): 2002년 11월  2일 토요일 오후 09시 16분 40초
제 목(Title): 결정론, 자유의지, 선악...


자유의지가 존재하는 것을 증명할 방법이 있읍니까???
 
여기에 계신 누구라도... 자유의지가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읍니까?

좀 오버를 해보면.. 이 세상이 진짜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습니까?
혹시 이 모든 것이 그냥 '꿈'은 아닐까요?

보통의 경우 스스로의 존재는 여간해서 의심하지 않죠. 인식주체이기 때문인데..
하지만 그게 자신이 존재한다는 결정적 증거가 될까요???
 
@사실... 우리가 확신할 수 있는 것이 단 한가지라도 있나요???
기독교를 포함한 여러 종교들이 여간해서 사라질 수 없는 것이,
이런 근본적인 인식능력의 한계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우리는 짧은 논리체계에는 비교적 강하지만, 공리 자체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은 없지요.. 우리가 그 공리 체계 안에 있는 한...
 
@@제가 느끼기에 RNB님이 특별히 비논리적이라거나 억지를 부린다거나 하는 걸로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냥 '불리한' 게임을 시작한 느낌이 드는군요. 그에 비해
 몇몇 분들은 말을 좀 '막' 하시는 게 아닌가 싶구요.  저는 비기독교인인데도
 기독교인들 몇몇의 불평과 짜증을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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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론을 믿고, 절대선을 안 믿어도, 여전히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고 죄에 대해 
벌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선악의 개념을 그냥 사회에서 사람들이 더불어 살기 위해 편의상 만들어낸 개념..
이라고 보면 되죠. 사회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개념이니까..
죄책감이라든가 기타 '마음속 깊이부터 자신을 제어하려 하는 그 힘'은 
어려서부터 사회속에서 (가정도 사회로 보고...) 교육받은 결과가 아닐까요?
조건반사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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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RNB님의 자유의지와 예정의 양립설을 지지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의 설명이 특별히 비난받을 정도로 유치하거나, 명백한 오류를 가지고도
이를 외면하는 억지라고 생각되지도 않습니다. (상대론에 대한 이해는 좀
잘못된 게 아닌가 싶기는 하지만요.. 제가 오해를 하는게 아니라면)
더구나 '실제로 이렇다'가 아니라 '이런 식으로 설명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일 수 있다'는 식의 제안이었으므로 더욱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어차피 설명할 필요조차 없는 영역입니다... 누구나 알지 않습니까? 신을
증명할 방법도, 부정할 방법도 없다는 것을... 실제로 초자연적인 능력을 가진
자가 스스로 신이라 칭하며 온갖 기적을 보여준다 해도 그것이 증거가 될 수 
없는 것처럼 (스타 트랙이 왜 생각날까.. ) 이 세상에 어떠한 신의 징후도
없다고 해도 마찬가지로 신을 부정할 증거는 되지 못합니다.

세상이 1시간에 두배씩 커진다는 이론으로 누군가 비유한 일이 있는데... 
이 세상 모든 것이 두배씩 커지므로, 실제로 이를 반증할 만한 증거라는 것은 
찾을 수가 없읍니다. 모든 물리상수들도 동시에 커지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걸 두고 두배씩 커지네, 두배씩 작아지네  하고 싸우는 것은 무의미하죠..

아마 이런 종류의 불필요한 논쟁을 멈추는 데에 오컴의 칼날이 사용되는 거
같습니다. 신이 증명될 수도, 부정될 수도 없는 존재라는 것은 그만큼 
irrelevant하다는 이야기니까... 조디 포스터가 어느 영화에서 떠든 것처럼
그렇다면 없다고 보는게 오컴의 칼날을 휘둘러 보면 맞는게 아니냐...

그런데 상대역의 신부(인지 목사인지)는 너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사랑하느냐.. 
그걸 증명할 수 있냐...고 하죠. 
무수한 개별적인 사실들을 들이댈 수는 있겟으나 그것을 논리적으로 '증명'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죠.. 

신을 믿는 자들은 자다가 문득 새벽에 깨어나서, 혹은 밥을 먹다가 문득 자신의 
국그릇을 쳐다보다가도 신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걸 증거라고
들이밀겠죠. 하지만 그것이 다른 사람을 설득할 논리적 증명은 되지 못하죠... 
물론 부정할 수 있는 반례도 아니구요..

논리적으로만 생각하면 신은 없어도 무방할 듯 한데, 불행히도 사람들은 나약하고,
절망에서 빠져 나오거나 삶의 허무를 극복하거나 기타 여러가지 자신의 삶에
driving force가 필요한 경우 종교가 많은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구요.

실제로 개개인의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것들은 대부분, 논리로 증명한다든지 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들이 아닌가 합니다..  전체 사회에 대해서라면 논리를 들이대
볼 수 있겠습니다만...

... 글을 쓰다 보니 이 글을 왜 쓰기 시작했는지 까먹었는데.. 
저는 기독교 교리의 논리적 측면이나 성서의 역사 보다도 기독교의 사회적 
기능이라는 면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이 더 '비기독교인'의 입장에서는 중요하고
유익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학문적인 호기심에서 성서에 관심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전혀 목소리를 높일 이유가 없는 것이고요. 기독교인이든, 비기독교인이든
언제나 안전하게 자신의 신념을 다치지 않으면서 대화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사족입니다만, 파스칼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죠. 신이 있다는 쪽에 내기를
걸면, 이길 경우 무한한 행복을 얻을 것이고, 져도 손해 보는 것은 없다.
그러나  신이 없다는 쪽에 내기를 걸면, 이길 경우  얻는 기쁨보다 질 경우 
잃는 것이 훨신 크다. 그러므로 신이 존재한다는 데에 내기를 걸어라.... 
맘에 드는 논리는 아닐지 몰라도 어쩌면 '사회를 걱정하지 않는' 개인이라면
당연히 신을 받아들여야 하는 건지도..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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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라든가 전능이라는 개념은 - 파스칼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
무한의 개념이지요... 유한한 논리와는 맞지 않지요..  시간여행에서와
마찬가지로 아마 반드시 논리적 오류에 봉착하게 될 겁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전지/전능을 가정조차 못하는 건 아니지 않을까요?
시간여행도 어떤 식으로든 가능하다고 가정하고 그 논리적 오류가 
어떤 식으로 해결될 수 있을지 상상해 보는 것도 재밌는 일이잖습니까..

전지전능한 자가 있다. 그런데 그가 하필 이렇게 생긴 세상을 만들었다.
내가 그의 피조물이 불과하고, 이토록 부족한 인간이라면.. 내가 그를
만났을 때 어떤 대화가 가능할까... 그를 신으로 인식하는 것이 가능한가...
절대선이 존재한다면, 그건 아마도 신이 결정할 것이다. 그렇다면 ...
우리가 사회 속에서 더불어 살며 좋은 것과 나쁜것으로 자연스럽게
형성해온 선악의 개념과 이 절대선은 어느 정도 일치할 수도 있지만
전혀 다를 수도 있다.. 
신의 의지가 인간의 보편적 정서로 인식할 때 '악'한 것이라고 판단된다면,
나는 신의 피조물이므로 신의 의지에 따라 그의 편에 서야 하는가,
아니면 인간의 논리로 판단하여 창조주에 맞서야 하는가...
(SF 만화등에 자주 나오는 소재이지만, 동시에  제 생각에는, 사이비 종교에
빠진 나약한 인간들이 황당한 자기희생이나 엽기적인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논리 방식이기도 하다고 봅니다... 그가 옳다...)
기타 등등.. 기타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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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다 보니 궁금해 졌읍니다.
강민형님이 '기독교의 멸절'을 원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그리고.. 기독교만의 멸절입니까 모든 종교의 멸절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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