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t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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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kimsh (신천옹)
날 짜 (Date): 1995년10월30일(월) 13시35분19초 KST
제 목(Title): 헤로디아...과연 미화가 가능할까?



스테어님의 이야기 정말 재미있군요.

최근에 제가 관심을 갖고 공부하는 부분이 바로 예수탄생시절의 이
야기들입니다. 아직 미천한 수준이라 내세울 것이 못되지만...

살로메의 이야기가 반드시 야사일까요? 과장되었을 가능성은 있지
만 그 사실자체가 거짓이라고 볼 수만을 없을 것 같은데요.

우선, 당시의 왕가풍속에 성대한 잔치를 열거나 중요한 손님들을
맞게 되었을 때에는 자신의 아내나 딸을 불러 춤을 추게 하는 관
습이 있었습니다. 이 것은 유태인 고유의 풍속은 아닙니다. 하지
만 당시의 귀족계급들은 집단간(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민족간)의
피가 자주 섞였고 또 서로간의 풍속등을 공유하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풍속도 자연스럽게 흘러들어오지 않았나 생각됩니
다.

헤롯왕때에 자신의 아내중 하나가 이러한 춤추기를 거절하자 화를
내어 처형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그리고, 스테어님의 글을 읽어보니 요세푸스의 기록을 많이 인용
하신 것 같은데 요세푸의 기록은 확실히 신비에 가득찬 유태인의
역사관에 비해 사실적인 면이 두드러집니다. 제가 직접 요세푸스
의 기록을 모두 접해보지는 못했지만 인용된 몇몇 문헌을 보면 성
경적인 사관이라기보다는 차라리 헤로도투스의 '역사'와 같은 느
낌마저 듭니다. 

그러나, 요세푸스의 기록도 반드시 믿을 것만은 못됩니다. 그 역시
헤로도투스처럼 근간의 소문이나 이야기들을 검증없이 써 놓은 경
우가 많으니까요. 오늘날 문헌고증에서 많이 욕을 먹고 있다고 들
었습니다(스테어님께 개인적인 질문입니다만 요세푸스의 기록은 어
디에서 보셨는지요? 저도 보고 싶어서요....:)

그리고, 헤로디아가 세례요한을 미워했을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성경에 의거하던 다른 문헌에 의거하던 헤로디아가 클레오파트라나
측천무후처럼 정치적인 센스가 있거나 야심을 가진 여성은 아니었던
것이 분명합니다. 그저 평범한 귀족이었을 따름이지요.

왕정하에서 직접적인 정치실권이 없는 여성들이 정략적으로 이용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그러나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오해 없
으시길.)

여하튼 모처럼 사랑다운 사랑에 빠져 잘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과
안티파스(로마식 이름이군요. 본래 히브리어 이름은 이게 아니었던 것
으로 아는데...)의 불륜을 들먹여 비판하는 세례요한이 좋게 보일 리
가 없었겠지요. 어떠한 형태로든 세례요한의 죽음 뒤에는 헤로디아의
분노가 자리잡고 있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살로메를 이용
해 요한의 모가지를 뎅겅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요. 헤로디아가 세
례요한을 죽인 이유는 정치적이라기 보다는 다분히 자신의 정욕 때문
이었던 것입니다. 안티파스는 정치적 파급효과를 우려해서 죽이려 하
였겠지만.

그리고 이러한 불륜은 헤로디아 자신에게는 좋았을 지 몰라도 정치적
으로는 매우 크게 마이너스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이미 말씀하신데로
 이러한 정략결혼의 맞물림이 헤로디아 대문에  끊어지자 결국 내
전이 벌어지게 되었구요.

 가뜩이나 인기 없는
사두개인들의 도덕성에 더욱 먹칠을 하고 말았죠. 안티파스의 선왕
헤롯이나 안티파스 모두 상당한 호색한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아니,
당시 귀족층의 분위기는 대게 이러하였을 것입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헤롯에 비해 안티파스는 단호한 정치적 결단력이 부족했 다는 것이죠.
정적을 단호하게 숙청하고 철저히 자신의 감정을 제어하는  능력이 그
에게는 결여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이것이 그를 앞가림없이 불륜의 로맨스에 빠지게 만들었고  당시의 복
잡한 정치적 역학관계를 이기지 못하고 종국에는자신을 비참하게 만들
었던 것입니다. 안토니우스도 비슷한 이유로 옥타비아누스에게
참패하고 죽었지요.

헤로디아의 사랑이 과연 숭고할까요? 제가 생각하기엔 그녀는 자신의
욕망에 빠져 의인들을 죽이고 나라를 망쳤을 뿐입니다. 정치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값어치 없는 사랑놀음에 의인들이 죽음을 당해야 했습니
다.

-같은 이야기를 놓고도 이렇게 관점이 달라지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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