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exit) <cassandra-as49.l> 날 짜 (Date): 2002년 3월 26일 화요일 오후 09시 55분 10초 제 목(Title): 어느 입양아 이야기 내가 처음으로 종교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해 본 계기는 어떤 입양아 남자 아이를 알게되고 나서다. 그 아이는 입양아들 고국방문 프로그램이 있어서 여름방학기간 동안 한국을 방문중이었다. 매사에 긍정적이고 예의바른 그 아이를 보고서, 그 아이 양부모되는 사람들은 그 아이를 참 반듯하게 잘 키워놓았다고 생각을 했었다. 자기가 입양되었다는 사실을 알면 삐딱하게 될 법도 한데, 그아이는 전혀 그렇지가 않았었다. 미국에 살 때도 혼자서 한국인 교회에서 한글을 배우고, 미국의 자기 집 방안에는 커다란 태극기를 벽 한가운데 걸어 놓았다고 들었다. 그래서 웬만한 이민2세대 보다 한국말을 더 잘했었다. 그 아이는 그 짧은 한국 방문 기간 동안에 자기가 처음 맡겨졌던 곳을 찾아가 친부모가 살아 계신지 알아 보려고 했었다. 그때 친부모 소식을 알 수 있었는지 그건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에게 자기는 돌아가기 전에 한복을 한벌 해 입고 싶다고, 나보고 한복집에 데려다 달라고 부탁을 했었다. 그 한복을 사 두었다가 자기가 나중에 결혼할 때 입을 거라고 그랬었다. 그래서 어느 한 재래시장에 한복 만드는 가게에 데려다 주었었다. 그리고 그 아이는 심은하 팬이었다. 그러면서 심은하처럼 예쁜 한국여자 만나서 결혼하고 싶어 했었다. 이상한 소리 같지만 그 아이가 너무 티없이 밝은 모습이어서 그게 더 마음이 아팠었다. 고국 방문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을 방문해서, 그 짧은 기간 동안에 친부모에 관해 알아보려 했으니, 아무리 밝은 모습이어도 성장하면서 자신의 identity에 대해 많이 고민을 했을 거라고 짐작이 되었다. 내가 종교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했었던 이유는 물론 그 아이가 (예수천국 불신지옥 같은 소리 하지 않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여서도 그랬었겠지만, 그 아이를 삐뚤어지지 않고 밝게 성장하게 해 준 힘은 종교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 종교가 기독교가 되었던 천주교가 되었건 불교가 되었건 그건 중요하지가 않다. 다만 그 아이와 같은 상황에서 아무 죄 없이 받았을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는데 종교보다 더 좋은 약이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