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t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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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mason (순간적으로)
날 짜 (Date): 2002년 3월 20일 수요일 오전 09시 30분 48초
제 목(Title): Re: [질문]심청이도흥부아찌도 못가는천국?



그게 그렇게 유치한 것만은 아니라는 거죠.

예를 들면 심청이나 흥부얘기는 백성을 교화하기 위해 유교적 도덕률에 
불교적 요소를 살짝 버무려서 미화했지만 그 처지를 보면 암담 그 자체입니다.
눈을 뜨고 싶다고 공양미 삼백석을 칭얼대는 아버지를 모시는 외동딸이나
장자상속이라는 제도 때문에 수많은 식구들을 이끌고 대책없이 살고 있는 
흥부나. 전설의 고향은 심청을 왕비로 만들고 흥부에게 보물박씨를 
안겨주지만, 사실 심청이 아버지를 버리고 도망가고 흥부가 자식들 몇을 
버린다던지 아니면 숫제 죽여버린다는 엔딩이 더 현실감이 있을 겁니다.
이렇게 기층 민중의 삶이란 건 끊임없이 선이 아닌 악을 택하도록 유혹받게 
조건지워져 있는데 이 사람들한테 '너 착하게 안 살았지.'하고죽어서까지�
지옥에 간다면 이게 먹히겠습니까. 영삼이가 예수를 믿었다는 이유만으로 
천국에 간다면 그게 불공평하고 유치한 것은 사실이겠지만 세상에는 
자신의 절박한 처지를 비추어 볼작시면  그 정도 불공평함 정도는 가볍게 참아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꽤 있을 겁니다. 사실 성경에는 이런 불공평함에 
불평하지 말라는 구절이 계속 나오죠.

이런 관점에서 보면 예수천국 불신지옥은 그래도 나은 겁니다. 카톨릭의 
지옥 안 가고 천국가기 매뉴얼을 보면 정말 혀를 내두를 정도로 복잡 다단한
조건들을 만족시켜야 합니다. 게다가 천국도 직행하는 것이 아니어서 절대 
다수의 인간들은 림보를 거치게 되어 있죠. 물론 이 림보에서 고통을 좀 적게 
받으려면 교회에 재물과 정성을 바쳐야 되고요. 그런데, 이것도 먹히는 구석은 
따로 있는지 제가 만난 한 중미에서 오신 신부님은 예수로부터 구원은 무조건 
공짜라는 것이 신약의 정신이다 라는 주장을 하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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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attractiveness or counterintuativeness of such methods become 
advantages, because they force one to accept new and better ways of 
thinking about the subject.          -- From W. Siegel, "Fiel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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