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t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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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Gatsbi (궁금이)
날 짜 (Date): 2001년 11월 10일 토요일 오전 11시 28분 43초
제 목(Title): [p]박정희 : 히틀ㅓ



글쓴이  관리자 날짜  01/11/06 11:15 
첨부파일   조회수  12914 
제목 편지 50) 박정희를 쏜 방아쇠 


지난 편지(49. 서민은 박정희가 좋다?)에 일부 독자들이 반론을 보내주셨어요. 
새삼 소개드릴 만한 내용은 아닙니다. 박정희 찬양자들이 늘 그러하듯이 
경제치적을 내세운 주장들입니다. 가령 "박정희가 경제성장에 기여하지 
않았느냐"라거나, "박정희도 애국자이니 인정할 것은 인정하는 균형감각을 
언론인답게 지켜라" 등등이었습니다. 서민의 등을 따뜻하게 해주었다는 기막힌 
변호까지 있었어요.

벌써 노파심에 젖은 걸까요? 젊은 벗들 가운데도 그런 생각을 하시는 분이 제법 
있는 것 같아 다시 편지를 띄웁니다.

흔히 박정희의 경제업적을 말합니다. 심지어 김대중 대통령도 그렇게 말합니다. 
하지만 한 때 반짝였던 박정희 모델은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에 이은 
구제금융체제로 그 허구성이 드러났습니다. 바로 오늘 우리들의 삶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것도 박정희식 경제성장의 후유증입니다.

박정희의 '반짝 경제성장'으로 그를 높이 평가해야 한다면, 아돌프 히틀러도 
훌륭한 정치인이지요.
히틀러라고 나쁜 짓만 저지른 것은 아닙니다. "나는 독일과 결혼했다"며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 독일을 지독히 사랑했지요. 

독일에 고속도로도 닦고 베를린 올림픽도 유치했어요. 그뿐인가요. 피폐한 
독일경제를 부흥시켰어요. 인정할 것은 인정할까요? 전후에 독일에서도 극히 
일부이지만 '히틀러 향수'는 있었다고 하더군요.

박정희를 어떻게 히틀러와 비교할 수 있느냐고 따지고 싶은 분께는 냉철하게 
바라볼 것을 권합니다. 박정희와 비교한다면 외려 히틀러가 더 억울하겠지요. 
적어도 히틀러는 파시스트다웠어요. 적국 프랑스에 부역하는 짓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작은 파시스트 박정희는 친일의 행적이 뚜렷하지 않은가요? 
일제군복을 입었던 박정희가 과연 파시스트나 될까요? 아마도 수많은 파시스트 
원흉들이 모욕감을 느끼지 않을까요?

한 사람에 대한 평가는 종합적이어야 하고 역사적이어야 합니다.

독일의 언론은 히틀러 집권 시기에 철저히 히틀러에 복무했지요. 하지만 
히틀러가 죽은 뒤 지금 히틀러를 찬양하는 언론은 없어요. 한국은 아니지요. 
박정희 집권시기에 철저히 박정희에 복무한 한국언론은 지금도 전혀 변함이 
없어요. 심지어 21세기를 맞은 오늘도 군부에 추파를 던지는 언론인이 있어요. 

문제는 거듭 강조하지만 이 땅의 신문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언론들이 
예나제나 박정희 찬양에 앞장서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그 현상을 비판하는 
사람에게 어떤 이들은 말합니다. 의견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편향되지 말랍니다. 
글쎄요. 저는 그렇게, 어떤 사안에 대해서도 양시양비론에 서 있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 보아왔지요. 그 분들의 현실적 의미는 무엇일까요. 과연 그것이 
중립이고 객관일까요? 

마지막으로 혹 박정희는 그래도 히틀러처럼 조국을 파멸시키지는 않았다고 
생각하실 분들을 위해 말씀드리고 싶어요.

감히 말하지만 그 분은 아직 박정희를 모릅니다. 박정희가 누구인가요. 부산 
마산의 민주시민과 학생들을 탱크로 깔아 버리는 대학살을 준비하다가 비명에 
죽은 것일 뿐입니다. 그가 그렇게 죽지 않았다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되었을까 
한번 상상해보세요. 

결국 그에게 방아쇠를 당긴 것도 이 겨레의 젊은 벗들이었음을 새삼 당신께 
들려주고 싶습니다. 


여론매체부장 손석춘 s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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