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Gilles) <141.223.126.231> 날 짜 (Date): 2000년 6월 30일 금요일 오후 10시 43분 34초 제 목(Title): 교회의 기능. 저는 교회에 나가기 시작한지 얼마안되는 초짜 '기독교인'입니다. 하지만 [교회]가 우리 사회에서 하는 기능이 무얼까 조금 생각해본 적이 있어서, posting을 해볼까 합니다. ============================================================================== '마루야마 마사오'는 그의 저서 [일본의 사상]에서, 서구 사회의 양상을 [부채꼴], 일본 사회의 양상을 [낙지 단지]에 비유한 적이 있습니다. 길게 설명은 못 드리나 간략히 설명을 제시하면, 근대 이후 분화된 각 사회 영역들이 공통분모와 횡적으로 이어진 연결 채널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으면 [부채꼴]이며, 공통분모도 없고 채널도 없으면 [낙지 단지]라는 것이죠. 요인즉슨, 서구의 인텔리겐챠(혹은 파워 엘리트)들은 그들의 지성(知性)에 공통분모 [헬레니즘(그리스 철학), 헤브라이즘(기독교)]를 가지고 있고, 그들을 횡적으로 이어주는 channel [ 클럽, 살롱, 교회 ]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반면 일본(후발 근대화 국가)의 인텔리겐챠들은 지성(知性)에 공통분모도 없고 (자기 전공 밖에 모르며), 횡적으로 이어주는 channel 조차 없다는 것이죠. 결국 지성에 공통분모도 없고, 대화를 위한 channel 조차 없는 사회의 인텔리들은 1. 대화가 서로 안되며(자기 전공이 아니면 도무지 말귀를 못 알아 들으며) 2. 피해의식에만 사로 잡혀 있다는 것이죠. (자기 밥그릇에 대한 보호본능만으로 똘똘 뭉쳐 있다.) ============================================================================== 한데 한국에서의 양상은 조금 독특한 것이 [종교 단체]가 channel 역할이나마 해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불교든, 기독교든 ) 이것은 일면 긍정적인 면모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종교단체가 가져야 하는 본연의 모습은 아닐 것입니다. 파워엘리트들이 '같은 교회의 교인'이란 명분으로 당당하게(뻔뻔하게) 똘똘 뭉친 채, 밥그릇 사수를 위한 연대 전선을 펼치고 있는 모습들을 많이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암만 서로 말귀를 못 알아들어도, 밥그릇 사수를 위한 대화만은 가능한가 보더군요.- (가깝게는 선거에서 자기 교회 출신 후보 밀어주기 연설을 하는 목사 말씀이나, 조금 멀게는 옷로비 사건에서 벌어진 작태들이 이를 증거해줍니다.) 이런 양상은 대형 교회일수록 더욱 심화되리라 보여집니다.(다녀 본 적은 없지만) 더 많은 교인이 오면 더 많은 표가 몰려 오는 것이니, [정치 철새]들이 북적댈 것이고, 높으신 양반님네(파워 엘리트)들은 삐까 번쩍한 '큰 교회'에서 모여야 자기 체면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니 말입니다. 이렇게 반문하시는 분도 계시겠군요. "띠방탱아! 신앙도 얻고,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나고, 님도 보고 뽕도 따는 거 아냐?" '같은 교회의 교인'이란 명분으로, 이런 식으로 [파벌을 짓고], [돈을 모아] [권력에 접근해가는] 이런 작태를 방관(고무)하고 있는 '대형 교회'가 '하느님'의 것일까요? '가이사'의 것일까요? (staire 님의 [야쿠자론]에 공감이 가는 것도 이 부분 때문입니다.) 도무지 이해가 안가는 것이 '수십만명의 신도'가 모이는 교회에는, '수십만명 분의 성령이 그 자리에 임하시고' 십여명의 신도가 모이는 작은 교회에는 '십여명분의 성령'만이 그 자리에 임하시나요? 쪽수 많이 모으고, 헌금을 많이 내고, 건물이 으리으리해야 '하느님'의 영광이 지상에서 실현되는 것인가요? (종교개혁은 왜 한 것인지?? :) 이도 저도 아니면 '대형 교회'라는게 왜 존재해야 하나요? [야쿠자]들의 모임처럼, '돈'과 '권력'과 '한패거리 모으기'를 위한 것이 아니라면, 최소한 대형교회의 존재이유는 섣불리 납득을 하지 못하겠습니다. p.s * staire님의 [야쿠자론]의 이름을 빌렸는데, 저하고 같은 뜻에서 사용하신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단지 추측을 했을 뿐입니다. ** 제가 미처 깨닫지 못한 '대형교회'의 효용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르쳐 주시면 초보 '기독교인'의 걸음마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직 제 마음 곳곳에 남아 있는 교회에 대한 편견을 불식시킬 수가 있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