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zuwhan (뭐묻은개) 날 짜 (Date): 1995년09월11일(월) 10시53분17초 KDT 제 목(Title): Re: 기독교와 전통문화 뒷북 퍼 온 글이라 다소 문맥에 안 맞는 지도 모르겠지만... 단오제에 관한 글입니다. -- '굿'이란 건 아주 오래 전부터 내려 오던 우리의 문화입니다. 토속종교에서 굿이 나온 건지, 굿에 종교가 들어 간 건지는 제가 아는 게 짧아 잘은 모르겠지만, 하여간, 굿과 종교 (토속 신앙) 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 만은 사실입니다. 굿은 그 시대 우리의 정서를 가장 잘 반영한 문화 행태인데, 크게 보면 거의 모든 우리네 공연 예술을 '굿'의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겁니다. 굿은 우리네 한을 풀기에 가장 적합한 마당이었습니다. 한을 푸는 데에 토속신앙이 빠질 수 없기 때문에, 굿은 '제사'의 형태도 띠고 있습니다. 강릉의 '단오제'라는 것도 (제가 본 적은 없지만)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는 축제일 것입니다. 아직까지도, 대부분의 어촌 사람들은 그들의 토속신앙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즉, 지금 대부분의 어촌에서 이어 내려오는 무슨무슨제라는 것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 신앙을 그대로 믿고 있다는 것입니다. 앞에서 어느 분이 '단오제'라는 데에서 '제사'를 지내긴 하지만, '제사'를 지내는 사람들이 아직까지도 종교적인 뜻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을 하셨는데... 제가 '단오제'에 참가해 보질 않았으니, 거기 주민들의 생각을 알 수 없겠지만, 아직도 '진정으로' 제사를 지내는 사람들이 꽤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만일, 그러한 믿음 없이 제사를 지낸다면, 그것은 내용이 없는 '죽은 문화'가 되는 겁니다. 즉, 과거에 치르던 의식에 대한 무의미한 - 적어도 매년 할 의미는 없는 - 복원인 것일 뿐입니다. 모든 문화 행위에는 '내용'이 있고, '형식'이 있습니다. 거의 모슨 '형식'이 그를 뒷바침하는 '내용'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내용이 없이 형식만 남은 형식은 죽은 형식입니다. 지금도 동짓날 체를 걸어 두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옛날에 그런 재미있는 얘기가 있었음을 매년 잊지 않고 싶음'이라는 의미나, 진짜로 무병장수를 바라는 신앙 또는 미신조차 없이 체를 걸어 둔다는 것은 할 일없는 짓입니다. '단오제'도 마찬가지인데, 누구의 말처럼 지금 그런 식의 신앙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없다면, 과감히 단오제에서 '제사'의 부분은 빼야 하고 (옛 문화의 '보존'의 차원에서 어쩌다 한번 쯤은 복원할 수도 있겠죠.) 단오제를 '시민 모두의 축제' 형식으로 치뤄야 '살아있는 단오제'가 되는 겁니다. 또, 그렇지 않고, 많은 강릉의 시민들이 그런 신앙을 간직하고 있다면, '단오제'라는 행사는 시의 차원에서 준비하되, 그 중 '제사'라는 부분은 민간 차원에서 기획하는 게 종교에 대한 형평을 잃지 않는 방법이겠죠. (뭐 사실 축제의 일환으로 시의 차원에서 그 행사를 준비할 수도 있을 지는 모르지만, 우리나라가 워낙 종교에 대해 평등하다기 보다는 '민감한' 나라니까 신경을 써야겠죠.) 시장이 시장이 아닌 한 시민의 입장으로 (김영삼이 교회에 다니듯이) 그 제사에 참석한다면 아무도 할 말이 없을 겁니다. --- 요지는... 그 토속 종교를 믿지 않으면서 제사를 지낸다는 건 단순한 전통문화의 복원 (보전이 아닌) 만을 의미하는 '죽은 문화'라는 것이고, 그 종교를 믿으면서 제사를 지낸다는 건 (시의 차원에서) 충분히 비방할 수도 있는 내용이란 거죠. 다음은 몇가지 말꼬투리... >그런데, 국교운운 하면서 기독교의 테두리를 넘어 개인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분명 무형의 폭력입니다. 기독교 내부에서 기독교 체계를 부정하는 행위가 제가 그 자리에 있지는 않았으니까 어떤 분위기였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분이 시장을 개인적으로 공격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냥 자신의 의견을 말했을 겁니다. 적어도 시장이 그런 자리에 나가는 데 대한 반대의견은 피력할 수 있는 거죠. 시의원으로서... >주민들이 전통되살리기를 위해 세워놓은 장승을 전기톱으로 잘라버린다던지 >우리나라에서도 모자라서 동남아시아까지 원정가서 그 나라의 국부급 문화재들을 >훼손시키는 등 사람 해치는 것만 빼고 온갖 폭력은 다 구사한다는 느낌입니다. 저도 거기에 대해서는 비슷한 의견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파괴행위는 분명히 폭력입니다. 하지만 '전통 되살리기'라는 이유로 일부의 의견을 무시한 채 장승을 세운다는 것 역시 일종의 폭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전통 되살리기'가 아니고 '전통 복원하기'라면 모를까...) >둘째로 기독교 신자분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은 비신자들이 거부감을 표시하는 >것이 단순히 "배타성"에 국한 된 문제는 아닌 것이라는 겁니다. 가장 큰 >문제는 여기에서 비롯되는 유형 무형의 "폭력"이라는 겁니다. 가장 가까운 >예로 "예수 믿어! 야! 너 예수믿어!" 하는 길거리 전도단을 들 수 있읍니다. >입에서 육두문자는 나오지 않지만 그 성량이나 반말 직직해대는 태도는 분명 >일종의 폭력입니다. 저도 여기에 대해선 충분히 공감합니다. '착각'은 별로 안한것 같고... :) (1943번 글에 써 놨습니다.) @ 말싸움 하자고 말꼬투리를 잡은 건 아니니, 기분 나빠하지는 마시길... --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에게 말했다 : "네 몸에 겨 묻어 있다." 겨 묻은 개가 몸에 묻은 걸 털면서 말했다 : "그러는 네 몸엔 똥이 묻었네..." 똥 묻은 개가 대답했다 : "그러니?"... "근데 잘 안 지워지네... 에잇! 안지워!" 겨 묻은 개가 말했다 : "맘대로 하렴. 어쨌든 말해 줘서 고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