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t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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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joys (조영순)
날 짜 (Date): 1995년03월14일(화) 16시13분51초 KST
제 목(Title): 제사와 효도...



앞의 자유의지님의 글을 잘 읽었습니다.
개신교에서도 이런 논의가 좀 더 일찍 있었더라면 
나처럼, 제사나 종교적인 문제로 갈등하는 많은 사람들이 
좀 덜 고생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제사가 좋다, 나쁘다...아직까지는 "이것이 정답이다.."고 누구도 말할 수
없다는게 저의 생각입니다.
어떤 명철한 신학자가, 명쾌한 정의를 내렸더라도 
그것이 정말 하나님의 뜻에 합한건지도 알 수 없구요...

저의 경우는, 그래서 제 믿음의 양심대로 
행동하려 했던 것 뿐입니다.
제 글로 인해서, 제사를 지내는 분들을 비난하거나 나쁘다고 
몰아붙이려는 의도는 없었습니다.

그럼 저는 왜 제사때 절하지 않기로 결심했는지에 대해서만 
조금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흔히들 제사를 지내는 것은 "효행"이고, 거부하는 것은 
불효라는 등식으로 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는 "효도"와 "제사"는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부모님께 효도하는 것은 살아계셨을 때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살아계실 때,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리고자 애쓰는 것이 
진정한 효도이지 돌아가신 후에 상을 차려놓고 
절하는 것은 부모님을 위한다기 보다는 
살아있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닐까 생각되는군요.

둘째, 그리고 제사의 형식은 추모의 의미를 넘어 
종교형식에 가깝습니다.
나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을 살아있는 사람들이 나누는 자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조상님은 우리 살아있는 사람들과 같은 유한한 존재가 
아니라,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조상신"으로,
추모가 아닌 "섬김"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래서 제사를 모시는 이유도,
"이 음식을 잡숫고, 우리 집안에 복을 내려 주십시요"라고 
비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집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경험한 바로는 분명히 그랬습니다.

저의 결정에  바리새인적인 면이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저는 제 의를 자랑하기 위해서 
절을 거부한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고민이 있었습니다.
특히, 구약성서에서 하나님이 그렇게도 싫어하신 
우상 숭배와 어떻게 다른건지, 다른점을 전혀 발견할 수 없더군요.

"제사를 지내야 한다"는 사람들 중에는 
미풍양속이기 때문이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요즘의 미풍양속은 왜 
"살아있는 부모에게는 무관심하면서, 조상님을 섬기는 데는 
그렇게 맹목적이어야 하는 걸까요?"


그 이후로 저는, 부모님들께 진정한 효도가 어떤건지 
항상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사라는 형식에 안주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에,
더 잘 해드려야 겠다는 각오도 하고 있습니다.

조금 두서없는 글이 되어버렸는데, 
조금 더 생각이 정리되면 다시 올리기로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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